어디서 길을 잘못 잡았을까? 

북한산을 잘 아는 친구한테 길을 물어 구파발역 2번출구를 확인하였는데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박석고개에서 산길을 잡았으나 은평경찰서로 내려와버리고 길 건너 다시 산으로 붙었으나 다시 도로로.. 허 참..

세번만에야 선림공원지킴터라는 곳에 당도하였다. 

지도를 뒤적거려보니 아무래도 구파발역이 아니라 불광역이었던 모양이다. 

잘못 말했거나, 잘못 알아들었거나..



그리 오래지 않아 능선에 당도하였고 향로봉을 올랐는지 지나쳤는지 모르게 걷다가 바위 그늘에 앉았다. 

여기가 어디메쯤일까? 멀리 백운대, 눈 앞에 비봉, 능선이 장쾌하다.

쓰린 속이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몇겹의 산자락 너머 남산이 아스라하다. 

해가 있는 방향은 시야가 썩 좋지 못하다. 

골짝 골짝 파고든 건물들, 서울은 거대한 콘크리트 숲, 건물의 바다.

 



비봉, 작년 9월 그냥 지나쳤던 비봉에 올랐다. 

하! 여기를 그냥 지나쳤다니.. 헛걸음했던거로군.  

약간의 담력과 주의를 요하는 암봉, 신라 진흥왕이 세운 순수비의 복제품이 진품이 지켜온 천년 세월을 넘겨받아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다. 

비석 뒷면의 패인 자국은 한국전쟁 당시 총알세례를 받은 것이라는데 누가 어디에서 쏜 것일까?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제대로된 고증이 없나?  



성큼 다가선 주봉을 당겨잡았다. 백운대의 기상이 늠름하다. 

백운대 뒤로 인수봉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었다. 

백운대는 단 한번 올라본 적이 있지만 이렇다 할 기억이 별로 없다.




문수봉 바위 오름길에서 지나온 길을 더듬어본다. 꽤 걸었다. 



아슬아슬한 문수봉 막바지 오름길



문수봉 두꺼비 바위와 그 앞의 이름모를 바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서울을 굽어본다.  



어느덧 대남문이 코 앞, 대남문에서 북한산 주릉으로 이어지는 정비된 성곽과 보현봉. 그 너머 사람의 바다. 



다음번에는 백운대로 가야겠다. 오늘처럼 평일날 올라서 여기까지 오는걸로..



대남문 추녀 끝 거북이 대가리가 용맹스러워 보인다.  

대남문 성문을 지나 구기동으로 하산, 쉬지 않고 내려오니 대략 30여분만에 구기탐방지원센터 도착. 

대략 4시간 가량을 산에 머물렀다. 북한산 참 좋다. 

산을 벗어나 택시를 잡아타고 가까운 3호선 역을 주문하니 구기터널을 지나 불광역에 내려준다. 





산행경로 : 선림공원지킴터(12:50) - 향로봉 - 비봉(14:50) - 사모바위(15:05) - 승가봉 - 문수봉(16:00) - 대남문(16:25) - 구기탐방지원센터(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