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입암산성에서 녹두장군의 발자취를 더듬다.
입암산성에서 녹두장군의 발자취를 더듬다.
2014.11.24우금티 전투에서 패한 전봉준 장군과 농민군은 태인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르고 군대를 해산했다. 갑오년이 저물어가던 11월 27일의 일이다. 그 후 전봉준 장군은 입암산성, 백양사 등을 거쳐 12월 2일 순창 피노리에서 피체되었다. 불과 닷새동안의 짧은 기간 장군 일행의 행적은 12월 1일 하루를 제하고는 대개 밝혀져 있다. 그 중 온전히 산길만을 걸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입암산성에서 백양사(청류암)에 이르는 길을 밟아보고 싶었다. 꽤 오래된 숙원사업같은 것이었다. 박홍규 화백의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판화전 '피노리 가는 길'에 함께 하면서 그 욕구는 더욱 강해졌다. 갑오년 2갑자, 게다가 11월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었다. 문제는 어떤 경로로 입암산성에 들었을까를 가늠하고 그 길을 따르는 것이다. 먼..
전두환이 정화한 황토현에 친일작가가 세운 녹두장군이 서 있다.
전두환이 정화한 황토현에 친일작가가 세운 녹두장군이 서 있다.
2009.03.05'갑오농민전쟁의 숨결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전북도연맹 농업과학원 현장기행을 다녀왔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 탓에 인원이 반토막 나고 말았다. 소설 녹두장군의 저자 송기숙 선생은 농민군과 관군 사이에 맺어진 '전주화약'의 수수께끼에 대해 모내기철을 코 앞에 둔 농민군들의 발싸심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술회하였다. 몸은 전쟁터에 있으되 마음은 이미 고향의 논밭으로 달려가던 농민군들을 더 이상 전장에 붙들어둘 수 없었던 전봉준 장군 등 농민전쟁 지도부의 고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하물며 전쟁을 하러 가는 것도 아닌 역사기행인 바에야 제끼지 못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비도 오신다는데.. 황토현 기념관 주차장에 모인 답사단은 전두환 5공 시절 세운 구 기념관부터 둘러보았다. 해설과 길안내는 정읍..
판화 '녹두장군' - '89 박소래
판화 '녹두장군' - '89 박소래
2009.02.24홍규형의 판화 '녹두장군' 1989년 작품이다. 내가 농사를 짓겠다고 고창에 내려온 1989년 바로 그 해이다. 그새 20년이 지났다. 1991년쯤이었을 것이다. 당시 농민회 재정사업으로 홍규형 판화를 판매하고 남아 책상 서랍속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발견하고 거금 5만원을 들여 표구하였다. 그날로부터 오늘까지 녹두장군은 항시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 형형한 눈빛으로...
선운사 도솔암 마애석불
선운사 도솔암 마애석불
2009.02.11홍규형으로부터 최근 창작한 판화를 선물 받았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 미륵불의 배꼽에서 비결을 꺼내는 동학도들의 이야기를 판화로 형상화하였다. 소나무판에 그림을 새기고 찍어낸 첫 번째 작품을 나에게 주는 거라 했다. 이렇게 영광스러울 데가 없다. 마애석불을 바라보는 인간군상의 태도와 표정이 다양하다. 그중에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구성진 해설이 있다. 각자 상상해보시라. 선운사 도솔암 마애석불은 거금 삼천 년 전 검단선사의 진상이라고 하며 그 석불의 배꼽 속에는 신기한 비결이 들어 있어 그 비결이 나오는 날은 한양이 다 된다는 말이 자자하였다. 임진년 8월 무장 대접주 손화중이 교도들을 동원해 청죽 수백 개와 마른 동아줄 수천 발을 구하여 부계를 만들어 석불의 전면에 ..
개남아 개남아 김개남아!
개남아 개남아 김개남아!
2008.11.30"개남아 개남아 김개남아! 수천 군사 어데 두고 짚둥시가 웬 말이냐 개남아 개남아 진개남아! 수천 군사 거느리더니 끌려가다니 웬 말이냐" 붙잡혀 끌려가던 김개남 장군을 두고 불렀다는 민중들의 한 서린 노랫가락이다. 자장가로 구전되고 있다 하나 지금도 남아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읍 산외를 바쁜 걸음으로 지나쳐 오는 길. 김개남 장군 묘역이라는 팻말에 이끌려 들어간 지금실 마을에는 시신조차 수습할 수 없었던 김개남 장군의 가묘와 집터가 남아 있었다. 김개남 장군은 체포되어 전주로 이송되자마자 참수되어 머리는 서울과 전주에 효수되고 시신은 내장이 분리되고 고깃덩이로 나뉘어 양반 놈들에게 능욕당하였다 한다. 묘역과 집터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먹장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뒤덮고 비바람이 몰아친다. 갑오농민전쟁이 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