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저수지의 새들
저수지의 새들
2009.01.27고창의 성내면과 흥덕면에 걸쳐 있는 동림 저수지는 일제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오래되고 규모있는 저수지이다. 저수지 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넓직하고 겨울이면 많은 철새들로 시끌벅적하게 붐빈다. 이미 2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황새가 이따금 날아와 방송을 타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많은 가창오리떼가 찾아와 겨울을 난다. 그 외 각종 오리, 고니, 기러기, 물닭 등이 뒤섞이기도 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무리지어 노닐기도 한다. 노랑부리저어새 무리도 이따금 눈에 뜨인다.
자리다툼하는 오목눈이
자리다툼하는 오목눈이
2009.01.27수십마리가 떼지어 이동하는 오목눈이가 우리집을 스쳐 지나간다. 오목눈이 두마리가 한 가지에 붙어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눈 속에 새가 있다.
눈 속에 새가 있다.
2009.01.25배가 고파서일까? 눈이 내리면 새들은 경계를 게을리 한다. 사람 입장에서는 새에게 접근하기 좋은 때다. 눈이 무섭게 쏟아지다가도 햇볕이 반짝 나기도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새들은 어찌 하고 있을까? 무리를 지어 빠르게 이동하는 븕은머리오목눈이가 가시덤불이나 수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은 거의 찰라에 가깝다. 때문에 사진기에 눈을 들이대면 이미 그 자리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녀석이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어대도 한참을 이러고 있다. 역시 눈의 조화인 듯 하다. 물빠진 방죽 바닥을 긴 부리로 열심히 훑고 다니는 꺅도요. 역시 사람이 옆에 가거나 말거나 정신이 없다. 눈에 관계 없이 까칠한 왜가리가 멀찌감치 달아나 앉더니 엉거주춤한 자세로 똥을 갈겨대고 있다. 자세만 잘 잡으면 연하장 모델이..
뜀뛰기하는 딱새
뜀뛰기하는 딱새
2009.01.16눈 속의 새들. 평소에 비해 경계가 심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먹이찾기에 열중한 탓이 아닌가 싶다. 추워보이기도 하고 배고파보이기도 하는 다른 새들과 달리 유독 신이 난 듯한 딱새랑 재미난 시간을 보내었다.
각종 새가 왔어요.
각종 새가 왔어요.
2009.01.11고독을 씹고 있는 꼬마물떼새 쇠오리. 우리동네에서는 쥐오리라 부른다. 얘들이 알면 대단히 기분나빠하겠다. 탱자 울타리 속의 부지런한 붉은머리오목눈이. 우리 동네에서는 비비새라 부른다. 까치도 아닌것이.. 눈알 나올라. 선운사 직박구리 콩만한 사람을 콩새라 부르는데 실제 콩새는 작지 않다. 물건너 시집간 딸을 기다리시나? 알락할미새 쑥새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2009.01.09무심히 보기에 가창오리는 낮동안 저수지에서 물고기 잡아먹고 황혼이면 쉬러 가는걸로 보이지만 그 반대다. 낮동안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물 한복판에 모여 쉬다 황혼이 짙어지면 비로소 먹이활동을 하러 들녘으로 날아간다. 황혼이 깃든 하늘에서 펼치는 군무를 감상하고 사진에 담기 위해 사람들은 또 물가로 모여든다. 동네 앞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숫자는 예년에 비해 아직 많지 않지만 가창오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가창오리
가창오리
2008.12.29한 열흘 꼴도 안보이던 가창오리들이 며칠 전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하였다 . 막걸리 한잔 하자는 전화 받고 나가는 길에 코도배기에 가보았다. 광주에서 오신 두분이 삼각대를 받쳐놓고 오리떼가 날아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 사진기 챙길 여유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오리들이 날아오른다. 한동안 멋진 군무를 펼치며 머리 위를 두번이나 스쳤음에도 버벅거리느라 제대로 된 사진을 담지 못하고 말았다.
까마귀떼.
까마귀떼.
2008.12.26까마귀떼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별나게 눈을 좋아했던 나는 초겨울, 아니 늦가을부터 눈을 기다렸고 어머니는 까마귀떼가 남쪽으로 가야 눈이 온다는 말씀을 하셨다. 까마귀가 높이 떼지어 어디론가 날고 나면 틀림없이 첫눈이 내렸다. 내 기억 속에는 그렇게 간인되어 있다. 그런 나에게 까마귀만한 반가운 새가 없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까치보다 까마귀가 좋다. 12월초 김제농민회 주점에 들렀다가 찹쌀 동동주에 얼근해져 돌아오던 길 서해안 고속도로상에서 떼지어 나는 까마귀떼를 만났다. 까마귀가 귀해진 요즘(우리동네에는 까마귀가 영 오지 않는다.) 부안-김제 어간에는 이상스럽게 까마귀가 많다. 술김에도 반가웠던지 사진기를 꺼내들고 난사를 날렸던 모양이다.
물 위를 달리는 새들
물 위를 달리는 새들
2008.12.25사람이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앉아있다 부리나케 달아나는 새들의 뒷모습. 걸음아 날 살려라. 일명 '다다다'
가창오리
가창오리
2008.12.13가창오리에 대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학습하였다. 러시아에서 지내는 여름 번식기에는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다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에 오면서 대군집을 형성한다는 사실. 우리나라에 오는 가창오리가 전 세계 가창오리의 95% 이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가창오리 군무를 관찰할 수 있는 나라는 오로지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가창오리가 국내외에서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하나가 나의 기존 생각을 뒤엎는 사실들이다. 겨울이면 늘 날아와 저수지를 채우고 굉음을 내며 하늘을 뒤덮는 그 많은 가창오리가 이리 귀한 몸일 줄은 몰랐다. 저수지 주변 너른 습지가 논으로 개답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수가 찾아왔었다. 한 번 날면 하늘을 가리고 전파가 교란되어 테레비가 나오지 않았다. 지나간 자리는..
가창오리 군무
가창오리 군무
2008.12.11며칠 보이지 않던 가창오리들이 저수지에 그득하다. 오후 3시가 지나면서 서쪽 하늘이 발개지는 것이 노을도 좋을 듯하다. 저녁노을과 함께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저수지에 나가보았다. 10만 군중은 모여있는 듯한 소음에 귀가 먹먹할 지경이다. 이동을 앞두고 대열을 정비하는걸까? 여기저시서 날아오르며 한데로 모여드는 듯 하다. 연한 노을에 비낀 새들의 날개짓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노을이 짙어지기 시작할 무렵 코도배기로 이동하였다. 군중들의 웅성거림같은 소음만 들려올 뿐 오리떼는 고요히 물 위에 떠 있다. 이쯤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할터인데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해는 이미 떨어지고 얼마나 지났을까? 오늘은 여기서 그냥 자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
오늘 아침 만난 새
오늘 아침 만난 새
2008.12.09시험보는날 아침 늦잠자버린 딸래미들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동림저수지 코도배기에 가보았다. 코도배기는 동림저수지 한쪽 길쭉하게 튀어나온 곳으로 코처럼 튀어나왔다고 그렇게 부르는 듯 하다. 인근 초등학교, 중학교 소풍의 명소였던 곳이 지금은 나무깥을 없애고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짓고 있다. 3면이 저수지에 둘러싸인 관계로 저수지에 날아드는 철새들 구경하기는 그만이다. 잡초 우거진 복분자밭에서 고라니 두마리 튀어나가 풀숲에 숨어 내 동태를 살핀다. 가창오리는 다 어디로 갔는지 저수지 한복판 소규모 무리만이 모여 있고 저수지 가상으로 물닭과 여러종류의 오리들이 듬성듬성 꽥꽥거린다. 백로도 아니고 고니도 아닌 새가 있어 확인해보니 노랑부리저어새이다. 처음 본다. 아마도 쉬어가는 모양이다. 군데군데 3~40마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