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겨울을 나는 시베리아흰두루미
홀로 겨울을 나는 시베리아흰두루미
2013.02.09제주에서 겨울을 나는 시베리아흰두루미는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았다. "왔으니 보고 가쇼!" 하듯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옆에서 태연자약하게 갈대인지, 줄인지 풀뿌리를 캐먹고 있다 .진흙 속 깊이 부리를 박고 한참을 실갱이해서 캐낸 뿌리를 몇번이고 물에 흔들어 깨끗이 흙을 씻어내고 먹는다. 인기척만 느껴져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날아가버리던 녀석들과는 사뭇 다르다. 새들도 자신이 선택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듯 하다. 하지만 유유자적하는 녀석의 몸짓에도 불구하고 짙게 묻어나는 외로움은 어쩔 수 없다. 동료 없이 홀로 서성이는 모습이 짠하기 그지 없다. 극히 적은 개체만이 어렵사리 생존을 이어가는 멸종 위기에 빠진 녀석들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우리나라에 오는 녀석들은 길 잃은 미조로 취급하니.. 무슨..
흑로
흑로
2008.09.25술기운이 도도하게 올라 어스름 바닷가에 게슴츠레 앉아 있는데 시커먼 새 한마리 눈 앞에 오락가락합니다. 저거이 '흑로'인가보다 하였더니 맞네요 흑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녀석인 줄 알았으면 좀 더 성의껏 박아둘 걸 그랬습니다. 하긴 앉은 자리에서 찍고 말기를 잘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님 술기운에 코가 깨졌을 수도.. 코는 괜찮은데 사진기가 깨졌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