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농 이광석 의장이 연대사를 낭독하고 있다.



민주주의 파괴중단! 노동탄압 분쇄! 전태일 정신계승! 

2013년 전국노동자대회에 함께 하신 동지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투쟁하는 전농, 승리하는 전농,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입니다.


동지여러분!

박근혜 정권은 민중들을 향해 서슬퍼런 유신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마음 놓고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유신독재가 부활한 숨 막히는 11월입니다.  


올 가을, 우리 농민들은 “민주없이 민생없다”는 말이 가슴팍을 칩니다. 

박근혜 정권은 우리 농민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있습니다.

2005년 추곡수매제가 폐지된 후 결정된 쌀 목표가격은 8년 동안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시중 쌀값은 20년 전 쌀값으로 매년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런데 올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게 고작 4천원 인상입니다. 

지난 8년 동안 물가는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종자값도 오르고, 농약값도 오르고, 기계값, 기름값 모두 올랐는데 

고작 4천원 인상해 놓고 농사를 지으라는 건 농사를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월급이 8년 동안 동결되었다면 살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5년 동안 고작 4천원을 올려준다고 하면 그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정부는 마치 올해가 풍년인냥 쌀 걱정이 없다지만 현장의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쌀 생산량이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쌀 자급률은 지난 2년 동안 80%대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쌀 부족국가로 전락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내년이 지나면 쌀시장마저 완전히 개방한다고 합니다. 한미FTA, 한중FTA로 나라 경제 다 팔아먹고 이제 쌀마저 몽땅 내준다면 우리나라 식량주권은 송두리째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쌀값은 농민값입니다. 

쌀값이 보장되어야 농민이 살고, 농민이 살아야 우리나라 농업도, 식량주권도 지킬 수 있습니다. 

쌀값을 후려잡고, 농민과 농업을 경시한다면 국민의 먹거리는 없습니다. 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우리 300만 농민들은 올 겨울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을 위해 박근혜 독재에 맞서 굳건히 싸울 것입니다.

이미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전국 각지의 도청, 시군청 앞에 분노의 나락 적재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천막농성장이 세워지고 그 곳에서 농민들과 지역 민중들의 연대투쟁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11월 22일, 이 곳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전국농민대회로 힘차게 모아낼 것입니다.   


노동자 동지여러분! 

지금 우리들은 민주주의 파괴, 유신독재 부활의 순간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부정관권선거로 탄생한 부정한 정권, 박근혜 정권은 그의 아버지를 따라 유신 독재를 부활시키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하였습니다.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습니다. 

공무원노조를 탄압하고 서버까지 침탈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KTX 민영화를 추진하며 공공시장까지 모두 외국 자본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엄중한 시기입니다. 

그야말로 조국과 민중의 운명이, 이 땅의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한걸음도 뒤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탄압받고 소외받을수록 더 손을 내밀어 힘껏 잡아줍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유신독재의 칼날, 혼자가 아니라 동지들과 함께 라면 기꺼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저들의 ‘종북몰이’, ‘내란음모’가 두렵지 않습니다. 

몇 십 년 농촌현장에서 빨갱이 소리 들어가며 농민운동을 지켜온 전농이 있습니다. 

군부독재 시절 노동조합 하나 만들려고 구속과 죽음을 각오하며 민주노조를 건설해 왔던 민주노총 동지들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노동자, 농민이 연대하여 굳세게 투쟁합시다. 

유신독재 박근혜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냅시다. 

진보당 해산 음모를 막아내고 노동탄압, 공안탄압을 분쇄합시다.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고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자주, 민주, 통일의 새 세상을 건설합시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동지들의 체온만큼 따뜻하고 든든한 난로가 어디 있겠습니까? 더욱 연대하고 더욱 굳세게 투쟁합시다. 감사합니다.



2013년 11월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