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의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고 전진한다.


- 쌀 목표가격 188,000원 인상법안 본회의 가결을 규탄한다 -


 

올 한해 농업계를 뜨겁게 달군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투쟁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농민들의 요구는 생산비가 보장되는 목표가격 23만원이었다.

정부는 철저히 외면하였고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였다.

민주당은 일면 농민의 요구를 수용하고 정부에 맞서 싸웠으나 끝내 자신의 당론조차 관철하지 못하고 정부여당에 굴복하고 말았다.

통합진보당만이 마지막까지 농민들과 함께 하였으나 거악을 제압하기에는 힘이 부족하였다.


그 결과는 목표가격 188,000원 인상으로 귀결되었다. 이는 생산비 보장이라는 농민 요구의 근본 취지와는 동떨어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야합의 산물이다.

쌀 목표가격 제도를 생산비 보장이라는 농민의 요구에 부합하게 보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은 완전한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다. 쌀 목표가격은 쌀값보장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무의미한 제도가 되었다.


한편 목표가격 23만원을 걸고 투쟁의 포문을 열었던 쌀 전업농과, 사태를 관망하던 한농연이 투쟁의 결정적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와 한통속이 되어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들이 끼친 해악은 중대하고 엄중하였다. 권력의 하수인이 된 언론들이 즉각 반응하여 농민들의 열망을 왜곡해 나서고 새누리당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들을 들먹이며 야당을 압박하였다.

정권의 치마폭으로 기어들어 관제화된 농민단체의 농민배신행위는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


반면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를 위한 투쟁의 길에서 한치의 물러섬 없이 투쟁하였다. 시군청 벼 야적투쟁과 전국농민대회, 한달이 넘는 국회 앞 노숙농성과 청와대 진격투쟁, 전국농민 대표자대회와 의원회관 점거농성 등을 이어오는 가운데 한강다리를 막아서기도 하고 도심을 점령하는가 하면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하였다. “지난 8년간 단 한푼도 오르지 않은 쌀값” “생산비 보장”이라는 농민들의 호소는 도시민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전농이야말로 투쟁하는 농민의 진정한 대표조직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또한 가을부터 계속된 농민들의 투쟁은 박근혜가 추진하는 사대매국적이며 살인적인 농업정책의 본질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후보 시절의 농정공약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농민을 사지로 내모는 박근혜 정권, 쌀 목표가격에 대한 농민의 요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배경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참여하기 위해 쌀시장을 전면개방하지 않을 수 없는 속사정이 숨어있음이 드러났다.

박근혜 정권에게 농업농민의 미래는 물론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음이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이제 우리들의 투쟁은 한 단계 전진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투쟁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없이 한국농업의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양곡제도의 전면 개혁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쟁취투쟁으로, 쌀시장 전면개방을 획책하는 정권에 맞선 민족농업 사수 투쟁으로, 부정선거로 당선된 불법정권에 맞선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으로 전면화될 것이다.

농민들의 투쟁은 중단 없이 계속된다.

 

2014년 1월 1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