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 저수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내가 아는 가장 큰 저수지인 우리동네 동림 저수지의 약 3배 정도가 되니 커도 몹시 크다. 

이름 그대로 예산과 당진, 예당평야의 젖줄이 된다. 

그냥 바라만 봐도 붕어, 잉어 등 펄떡거리는 물고기들이 가득해 보인다. 




군데군데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우리들이 무리를 이루어 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야생오리들이다. 

저수지물이 발치에서 찰랑거리는 솜씨 좋은 음식점에서 붕어찜과 어죽으로 점심을 먹는다. 



붕어찜은 일반적인 맛이다. 

우리동네 아짐들이 끓이는 전라도 붕어찜에 비해 다소 쳐진다.  

토막내지 않은 묵은지에 두툼하게 썬 무를 넣고 고추장 듬뿍 풀어 지진 붕어찜이 내가 아는 최고의 붕어찜이다. 

제대로된 묵은지가 여의치 않다면 질 좋은 실가리가 2번 타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뭐 먹을만 하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내(회금내)도 적당히 나고 무엇보다 쫄깃한 육질이 살아 있어 좋다. 

배 따서 냉동실에 오래 둔 것은 살이 퍼걱거려 먹기가 사납다. 

붕어는 실상 까시 볼라내는 것이 일이다. 



어죽이 나왔다. 붕어탕보다 어죽이 일품이다. 

피라미 등 잡고기로 끓였을 것이다. 

작년 여름 금강 지류 보청천에서 옥천사람이 끓여준 어죽에 버금간다. 

무주 금강식당 어죽과도 견줄만하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가며 부른 배를 문질러가며 기어코 그릇의 바닥을 보게 하는 그런 맛이다. 

예산에 가시거든 예당 저수지에 들러 어죽을 맛보시라. 

후회하지 않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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