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면 냉이.
순창 사람 둘이 의견이 충돌한다.
순창에서도 험한 산중 쌍치 사람 '나숭개'라 하고, 순창에서도 가장 너른 들판을 끼고 사는 대가리 사람 '아숭개'라 한다.
고창 사람이 결론을 내린다.
냉이를 먹으면 뭣이고 잘 낫응게 '나숭개',  아무리 들판이라도 숭악한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던 시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아숭 게 먹어서 '아숭개'로 불렀다는..
뭐 믿그나 말그나..

 

누가 캐다 줬을까? 깨끗하게 손질된 냉이가 밥상 위에 한웅큼 있다.
어떻게 먹어야 쓰까?

 

 

바로 이렇게..

맛있는 고추장 듬뿍 얹어 벌겋게 비벼먹는 거다.
쌩 냉이 그대로 이렇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약간 질긴 듯 하지만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그야말로 봄을 느끼기에는 최상이다.

 

냉이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성은 없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고 비타민 A가 많아 춘곤증 예방에도 그만인데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기운을 나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변도 잘 나오게 하며 출혈을 멎게 하는데 좋은 효력이 있다. 그 외에도 몸의 열을 내리는 해열 , 변비, 간장병 ,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 
그 밖의  단백질, 비타민, 회분, 섬유질, 탄수화물, 칼슘, 인 등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는데 특히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 있어 봄나물 중 으뜸으로 친다. 
줄기와 뿌리는 달려서 차 마시듯이 오래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눈병에 걸리지 않는다. 
본초강목에서는 냉이가 오장을 이롭게 하며 노화를 억제해 준다고 쓰여 있다.

 

뭐 이 정도면 아쉬워서 먹는 아숭개가 아니라 뭐든 다 낫게 하는 '나숭개'라 부르는 것이 합당하겠다. 

못쓰는 칼 하나 들고 들녘에 나가보시라.
봄기운이 충만하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병이 사라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