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 곳곳에 민들레가 나서 자란다.  

길 가상 민들레를 삽으로 질러 옮겨놓은지가 10여년은 족히 된 듯하다.

이제야 좀 '많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

노란색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이미 지고 없고 흰민들레는 아직 꽃이 남아 있다. 


흰민들레만이 토종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사실과 다르다. 

흰민들레는 토종 뿐이지만 노란꽃을 피우는 민들레 중에는 토종과 서양 것이 섞여 있다. 

꽃잎과 꽃술의 풍성함과 성김 등의 차이로도 알 수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꽃받침 아래 총포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양 민들레는 아래로 발라당 제껴져 있는 반면 토종 민들레는 꽃받침을 조신하게 감싸안고 있다. 


서양 민들레가 갈수록 많아지는데는 흔히 말하는 것처럼 공해로 인한 토양의 산성화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서양민들레가 번식력 면에서 토종보다 한수 위에 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최근의 느낌만으로 보면 흰민들레는 예전에 비해 눈에 많이 띄는 반면 노란색 토종 민들레는 매우 드물게 보인다. 

나머지는 죄다 서양민들레..



민들레는 여러해살이 숙근초, 줄기만 뜯어내면 생존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쌉싸름한 맛을 기대하며 민들레 잎사귀를 반주먹 남짓 뜯었다. 



민들레 반주먹에 참나물 반주먹이면 한끼 버물러먹기 적당하겠다. 

민들레 잎에서 향긋한 사과향이 난다.  정말이다. 

맛과 향이 이렇게 다르다 싶다. 



참나물은 아삭거리는 줄기만, 민들레는 잎파리 전체를 가위로 큼직하게 싹둑싹둑 잘랐다. 

냉장고를 뒤져 갈아놓은 검은깨 가루를 뿌린다. 



귀찮기도 하거니와 있지도 않은 양념류 생략하고 고추장에 약간의 된장과 산야초 효소 넣어 만든 초고추장을 얹고 잘 버무리는 것으로 끝이다. 

참기름 한방을 쳤다. 

지금 생각하니 식초를 넣어 신맛을 추가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절반가량은 참나물 줄기, 아삭한 참나물 줄기가 민들레의 강한 쓴맛을 감해주지만 여전히 쌈싸름하다. 

어지간하면 한번에 다 먹어버리는 성미를 가진 사람이지만 다 먹지 못하고 저녁까지 한끼를 더 먹었다. 



때를 맞춰 밥이 다 되었다. 

술은 늘 따르기 마련인 것이고 이만하면 훌륭한 밥상이로다. 

민들레의 효능에 관해 간에 좋다는 글들이 많이 검색된다. 

나같이 술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먹으면 안되겠다. 

간이 좋아지면 술을 더 먹고자 할 것이고 그 술값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여름으로 가는 길목 민들레 반찬으로 입맛 한번 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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