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 작은 낭깥, 솔밭이 있다. 

몇 차례 태풍으로 많이 망가지고 사람 손이 가지 않아 대밭이 되다시피 했지만 여전히 소나무가 주인이다. 

그리고 솔밭 가상 쭉나무(참죽나무) 몇 그루 집을 옹위하듯 푸르르고..

많은 텃새와 철새들이 이 작은 숲에서 은밀하게 혹은 보란 듯이 살아가고 있다. 

 

 

물까치, 개체 수가 많다. 

조폭이라 이름난 까치도 당해내지 못하는 집단적 힘을 과시하는 녀석, 

개사료도 다 퍼먹어버리는..

한창 새끼들을 달고 다니더니 다 컸는지 좀 조용해졌다. 

 

 

파랑새는 여름 철새다. 

도착하자마자 창공을 휘저으며 주인 행세를 하더니 요즘은 기척이 없다. 

아마도 포란 중인 듯..

육추가 끝나면 불어난 새끼들까지 해서 이 녀석들로 다시 소란스러워질 것이다.

 

 

 

장서방 어딜 가시나..

일상에서 꿩을 자주 보지만 뭐 그저 그러려니 한다. 

지금은 번식기, 어디선가 알을 품거나 알에서 깨어난 꺼병이들 데리고 고생하고 있을 때다. 

 

 

꾀꼬리가 둥지를 튼 쭉나무 옆 소나무 꼭대기에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고 한창 새끼를 키우고 있다. 

이따금 어미가 먹이를 물고 올 때면 새끼들 소리가 요란하다. 

꾀꼬리 둥지와 인접한 탓에 서로 다투는 것을 몇 차례 보았다. 

 

 

포란 중인 꾀꼬리.

한 녀석은 엉뚱한 곳에서 낭자하게 울고 있다. 

일종의 성동격서..

눈에 띄지 않을 절묘한 곳에 고추밭 끈까지 가져다가 튼튼한 둥지를 틀었다. 

 

 

 

 

독립이 임박한 딱새 새끼. 

딱새 일가족이 텃밭 곳곳에서 소란을 피운다. 

어미새가 따온 오두개를 한 입에 삼키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젊잖은 비둘기 부인, 혹은 서방일 수도..

이른 봄 쏙 캐는 처녀들의 마음을 애달프게 했다는 쑥국새가 바로 비둘기다. 

비장하게 구구 거리는 비둘기 소리가 쑥국~ 쑥국~ 하는 소리로 들렸던 것이다. 

지금도 들린다. 

 

 

 

찬조출연, 무수한 들고양이들..

 

 

꾀꼬리 둥지 아래 쭉나무 밑에서 소스라쳐 달아나던 고라니.

나는 화들짝 놀랐다. 

새끼를 쳤나 했더니 그저 은신처였던 모양이다. 

 

이 외에도 솔부엉이, 소쩍새, 호랑지빠귀 등의 여름철새들이 어딘가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거나 새끼를 키우고 있거나..

은밀한 녀석들..

 

2016/05/30 - - 솔부엉이 내외

2015/04/22 - - 소쩍새가 운다.

2011/09/30 - - 호랑지빠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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