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에 묵은지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이게 궁합이 맞나? 

꽤 오래된 의문이었다.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것이 될 것 같아 시도해보지 못했다. 

장마가 시작된 날, 잔디밭 맨다고 호미 들고 덤성거리다 비에 살짝 젖은 몸으로 집에 들어오니 만사가 귀찮다. 

밥은 먹어야 되겠고..


이럴 때는 된장찌개가 제격이다.

된장찌개는 아무렇게나 끓여도 항상 맛있다. 

어찌하면 된장찌개를 맛없게 끓일 수 있는지 그 또한 재주라고 생각하며 산다. 

여느때처럼 된장찌개를 끓이는데 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보새기가 눈에 들어온다. 

또 냉장고에 넣는 걸 잊어버렸군..

저 보새기 속 묵은지는 이래저래 찬밥 덩어리만도 못한 신세로 풍미를 잃어가고 있다. 

애라 모르겄다. 반보새기나마 되는 묵은지를 그대로 끓고 있는 된장찌개에 투여했다. 


아.. 그런데 이것 참 별맛이로군!

우려와 달리 결과가 좋다. 

이도 저도 아닌것이 아니라 된장과 묵은지가 서로가 지닌 풍미를 조화롭게 상승시켰다. 

새콤하면서도 구수한 김치된장찌개가 되었다.



된장 적당량, 양파 반쪽, 대파 적당량, 청양고추 3개, 다진마늘 적당량, 묵은지 반보새기

별도의 간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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