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오래 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구입하지 않은 책이 있다.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이래저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난 연말 4.3과 강정을 다시 마주했다. 
묘하게도 제주에 가기 전 순천에서 여순항쟁의 발자취를 더듬었고, 제주에서 돌아와서는 동학농민혁명 답사자들을 맞아 정읍과 고창을 돌았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역사에 어떤 자욱을 새기고 있는가?



4.3 기념관의 백비, "언젠가 이 비에 이름을 새기리라.."
그때가 언제인가? 우리는 언제까지 이처럼 모호하게 우리의 현대사를 마주할 것인가?



우리는 이제 추모와 기억을 넘어 4.3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야 한다.  

학살의 원흉과 배후를 명백히 밝히고 항쟁의 동력과 주체를 똑똑히 새겨넣어야 한다. 
원흉과 배후는 하나다. 그것은 미국,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꼭두각시들이 있었다. 꼭두각시의 꼭두각시, 꼭두각시의 꼭두각시의 꼭두각시..



4.3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강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강정에 들어온 미군이 강정과 제주도민을 어떻게 유린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들어 있던 책을 비로소 구입하기 시작했다. 

우선 '까마귀의 죽음'을 읽고, 그러고 나서 '화산도'를 읽을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꺼마귀의 죽음을 읽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불편함, 비몽사몽의 몽롱함이 답답했다. 

하여 화산도를 우선 두권만 주문했다. 

방금 1권을 읽었다. 그리고 마음 먹었다. 

아무래도 머지 않은 장래에 12권 전체를 읽게 되겠다. 

호흡이 긴 대하소설이니 어쩌면 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 

다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겠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장담하건데 제주와 4.3에 대해 보다 깊숙히, 보다 진중하게 새기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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