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은 호사비오리, 너를 처음 만난 건 12년 전이었어.
영산강 지류, 화순 지석강이었다.
다소 아쉬운 만남이었지만 "봤으니 되얐다" 하고 내내 잊고 살았더랬다.
그러기를 10년, 함양과 산청의 경계 지리산 자락 엄천강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다.
그리고 얼마 전 세 번째 만남, 

지석강, 2010년 12월 19일
지석강, 2010년 12월 19일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그런데 2020년도 녀석은 왜 짝퉁이랑 놀고 있을까?
미안하다 그냥 비오리, 아무리 들여다봐도 너는 그냥 비오리다.

2022년 2월 15일, 엄천강
2022년 2월 15일, 엄천강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비오리

이렇게 암수 서로 정다워야지.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미안하다 그냥 비오리, 호사비오리는 워낙 귀하신 몸이란다.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호사비오리는 잠수성 오리다.
잠수해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2년 2월 15일, 엄천강

암수 서로 정다운 녀석들..

2022년 2월 15일,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0년 2월 20일, 엄천강
2022년 2월 15일, 엄천강

힘차게 날아라 호사비오리,
오래오래 살아남아라.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아무르강, 우수리강 유역, 백두산 등지 등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 번식한다. 중국 남부와 중부, 한국,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번식지에서 발생하는 불법 사냥으로 목숨을 잃거나, 어망에 걸려 익사하거나 오가는 보트 때문에 서식 환경이 교란되거나, 산림 벌목으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개체수가 자꾸 감소해 매우 희귀해진 새다. 우리나라에는 100마리 이하가 10월 하순에 찾아와 3월 중순까지 머문다. 춘천 인근 북한강 일대, 경남 산청, 진주 일대 남강, 전남 화순 지석천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경계심이 강해 사람 간섭이 적은 조약돌이 깔린 맑고 옅은 하천 여울, 강 상류, 호수 등지에서 지낸다. 무리를 지어 잠수해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옆구리에서 위꼬리덮깃까지 검은 비늘무늬가 흩어져 있다. 몸길이는 57cm이다.
멸종위기 새 사전(박종길 지음)

 

'새, 나비, 풀, 꽃 > 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상하는 도요물떼새  (0) 2022.04.20
D500 + 500mm 5.6 pf 탐조  (0) 2022.04.17
검은이마직박구리  (0) 2022.02.18
설날 새 보기 2, 흑두루미  (0) 2022.02.02
설날 새 보기 1, 노랑부리저어새  (0) 202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