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6(금) 3분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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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 했습니다.  
, , 바람, 햇빛 등 자연계의 순환과 날씨의 변화가 농사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표현한 말입니다. 하여 농민들은 비가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 추워도 걱정, 더워도 걱정, 날씨의 변화에 따른 걱정 보따리를 숙명처럼 짊어지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농민들이 서 있습니다. 올봄 전국에 걸친 냉해피해가 과수 농가를 덮쳤습니다. 이른 봄 더운 날씨에 일찍 핀 꽃들이 뒤이은 돌풍과 추위에 시들어버린 것입니다. 봄철 냉해는 이제 그 폭과 깊이를 더해가며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북과 충북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연일 우박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밤톨만 한 우박이 쏟아져 삽시간에 농작물을 절단 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비칩니다. 열대우림지역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강한 소나기는 이제 신기한 일도 아닙니다. 심각한 것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결국 피해 농가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거나 농사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 지역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난 5 28~29일 익산 북부권에 내린 호우로 익산시 용동면 일대 농지가 침수돼 출하를 앞둔 수박하우스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습니다.  농민들은 호우 특보가 예고되자 28일 오후부터 인근 하천(대조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사전 대처하지 않으면 비닐하우스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수문 개방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수문 개방 시 하류의 침수 피해가 예상된다며 수문을 개방하지 않았고 하천의 수위 관리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200mm에 달하는 집중 호우가 내려 비닐하우스는 물에 잠겼고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말았습니다. 이번 용동면 침수 피해는 천재지변에 의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막을 수 있었던 피해였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재입니다. 또한 이 지역의 호우 피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농어촌공사 익산 지사장은 농민과의 면담 과정에서 호우 가능성이 예견되었으나 기상청 예보가 늘 맞는 것도 아니고, 배수뿐만 아니라 용수도 염두에 둬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5월에 비가 오면 얼마나 오겠는가 하는 안일함과, 그들은 매뉴얼이라 말하는 수십 년 묵은 관행에 따라 농민의 수문개방 요구를 묵살한 복지부동이 농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기게 된 것입니다.  

농어촌공사는 여전히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농민들은 바쁜 농번기 일손을 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면밀한 피해조사와 실질적 보상이 따라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올여름 긴긴 장마언제 닥칠지 모르는 또 다른 기상재해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겠습니까? 농민들은 불안해서 어찌 농사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치산치수’는 국가경영의 근본덕목이며 농어촌공사는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입니다. 책임회피와 발뺌으로 제 살 궁리만 할 것이 아니라 농민들과 더불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