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1(월) 3분 칼럼 - 이대종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라북도연맹 의장

 

www.jbcbs.co.kr

입만 열면 ‘농도전북’ ‘농도전북’, 농도전북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 농부의 자식이 되기도 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농민을 위해 애쓰는지 강조해마지 않습니다. 도지사와 시장, 군수,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등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도청 등 행정 기관에 몸담고 있는 공직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김관영 도지사는 전라북도를 ‘농생명 산업 수도’로 만들겠다 공언하고 폭죽을 터뜨리며 무슨 선포식까지 거행했습니다. 

하지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예산을 다루는 사람은 예산으로, 법을 다루는 사람을 법으로, 정책을 다루는 사람은 정책으로 자신의 말을 입증해야 합니다. 농민을 위해 애쓴다 하면서 농민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는데 인색하거나, 농민관련 법안과 조례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외면한다면 그 사람이 뭐라 말하건 우리는 그를 가리켜 거짓말쟁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지사가 그러합니다. 상당수 의원들이 그러합니다. 도청의 농정 당국자들은 이들의 눈치나 살필 뿐 누구 하나 책임 있게 나서지 않습니다. 

농민수당을 확대, 증액하겠다는 것은 김관영 지사의 선거공약이었습니다. 하지만 임기 2년이 지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예산 한 푼 증액하지 않고 마치 큰 시혜라도 베푸는 양 얄팍한 꼼수를 내놨다가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진보당 오은미 의원이 발의한 필수농자재 지원조례에 대해서는 밑도 끝도 없는 예산타령으로 도의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조례가 만들어지더라도 다시 싸우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관절 도지사가 말하는 ‘농생명 산업 수도’는 무엇일까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농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과연 누구와 함께 무엇을 위한 농정을 펼친다는 것일까요?  
농생명 산업 수도가 추구하는 바 안심하고 농업하는 경영안정, 누구나 살고 싶은 활력농촌은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일까요? 농가평균 농업소득이 천만원대 이하로 떨어져버린 현실에서 농가 경영안정은 대체 무엇으로 담보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산을 주무르는 사람은 예산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예산은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현실 농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가장 먼저 투여되어야 합니다. 

민생 예산과 직접 관련된 윤석열 정부의 불법적인 지방교부세 삭감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대규모 토건 예산인 새만금 예산만 붙들고 관제데모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과연 온당한 정치행위인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돌아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