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자생란아름다운 우리 자생란 - 10점

이경서 지음/신구문화사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 땅에 자생하는 100여종의 난초들이 깔끔한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책.
사진뿐만 아니라 각각의 자생란이 지니는 특성과 꽃피는 시기 등이 일목요연하게 잘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자생란의 2/3이 분포한다는 제주 출신인 저자는 백두산까지 수시로 오가며 북녘의 자생란까지도 조사 연구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자생란'은 배낭에 넣고 다니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작고 두껍지 않은 책이다.

'난' 하면 꽃의 변이, 줄무늬의 변이 등으로 호사가들의 입맛을 돋구어 수백만원, 수천만원씩 거래된다는 보춘화가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고창지방은 값비싼 변이종의 주요산지로 꽤 오랜 기간 남채의 대상지가 되어왔다.
그 바람이 얼마나 거세었으면 어지간한 농사꾼 치고 돈벼락 맞을 꿈을 꾸며 부질없이 낭깥 속을 뒤적여보거나 뒤적거릴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
지금도 이따금 수십명씩 삯꾼을 사서 온 산을 빗질하듯 토벌해버리는 남채꾼들이 있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난을 싹쓸이한 다음 돈이 될만한 것만을 챙긴 채 나머지는 모두 쏟아버리고 사라진다.
그래서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지간한 봉분 크기의 보춘화 무덤이 생겨난다.

이런 도적놈들이 있는가 하면 사라져가는 '이름다운 우리 자생란'을 알리고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쳐 애쓰시는 분들도 계신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런 분이라 생각된다.
이제 전국 각처에 아름다운 우리 자생란들이 저마다의 유려한 자태를 뽐내며 피어오를 것이다.
이들은 흔하면 흔한대로 귀하면 귀한대로 모두가 아름답고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요사이 산길 걸을 때 발아래 길섶을 눈여겨보시라.
직고 앙증맍은 꼬마은난초를 밟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