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땅콩을 심은지 일주일이 되어가지만 땅콩은 아직 딸싹도 않고 있다.
내내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케도 밤사이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이런 비를 어른들은 '약비'라 한다.
이 비 맞고 나면 땅콩들 싹을 팍팍 올릴 것이다. 

어제 아침 순찰나간 땅콩밭, 경계하던 까치는 보이지 않고 다른 녀석이 앉아 있다.
청설모 한마리 들통난줄도 모르고 맛나게도 먹어댄다.
아조 삼매경에 빠져 있다.
한참을 지켜보고 있자니 농약발라 뿌려놓은 땅콩을 주워먹고 있다.
심어놓은 땅콩 캐먹는 것이 아니니 내 상관할 바 아니다만 너 탈 날까 걱정된다. 
냄새나 색깔만 고약하게 만든 것이라 하지만 농약은 농약이다.


"네 이놈" 하고 소리를 지르자 그때서야 부리나케 달아난다.
뒤뚱거리며 달아나는 뒷태가 여간 우습지 않다.
나무 위에서나 날랍지 땅에서는 영판 굼뜬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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