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집을 3채나 가진 제비가 산다.
우리집 제비한테는 여기가 강남인지도 모르겠다.
봄부터 이 집 저 집 둘러보다가, 새로 지을려고 하다가 결국 마루 안쪽에 있는 제비집을 수리하더니 늦은 새끼를 깠다.
예년같으면 이미 한배쯤 키워 내보낼 때가 된 듯 한데 많이 늦었다.
요즘 제비 내오간 요놈들 먹여 살리느라 날개에 불이 날 지경이다.
새끼는 새끼대로 먹이 경쟁에 조뎅이에 불이 난다. 
낯바닥에 조뎅이 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녀석들 어미 오는 기척은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자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조뎅이를 있는대로 벌리고 나부터 달라고 재재거린다.

새끼 키우는 제비를 볼 때마다 "니가 무신 영화를 볼라고 그리 지극정성인가 모르겄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앗! 엄마다"


"에구 귀여운 내 새끼"


목 빠질라.


"누구 차례더라?!"


"아나 너 먹어라"


"음, 이 맛이야"


"엄마"


"우리도 좀 쉬자구"


"아자씨 뭐여.. 못생겨가지고.."


"이쁘게 좀 찍어봐요, 얼짱 각도로다가.."


"엄마 밥 어딨어"


"아자씨 알라뷰"


"알라뷰랑게~"


"우아! 잠자리다"

 

"꾸울꺽"
"엄마 나도 잠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