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의 돼지고기 맛에 취해, 표선 바닷바람의 상쾌함에 취해 밤늦도록 마신 술로 늦잠을 자고 말았다.
지미오름에 올라 성산포와 우도의 미명을 보겠다는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늦었지만 간다.
제주도의 땅 꼬랑지를 아니 밟을 수 없다.

종달리와 지미오름
올 초 우도 가는 배에서 본 제주 땅끝, 지미오름

우도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지미오름은 땅끝이라는 이름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무릇
으아리
야고

잘 다듬어진 등산로에는 갖가지 꽃이 피어 있다.
꽃을 찍어가며 오르니 꽤 가파른 등산로를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쉬엄쉬엄..

오름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우도와 성산일출봉, 그리고 종달리 들판과 민가의 지붕을 바라보는 맛이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서로를 향해 달려가 상봉 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도, 소의 형상은 알아볼 수 없다.
산뜻한 지붕의 채색과 들판, 성산일출봉이 눈을 사로잡는다.

지미오름은 새벽 미명에 오를 일이다.
그랬어야 했다.
새벽 미명의 불빛과 뿌옇게 밝아오는 동녘, 그리고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다음 기회에..

 

'탐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억새천국 따라비오름의 가을  (0) 2009.11.27
올레길 1코스, 말미오름(두산봉)  (4) 2009.09.08
따라비오름  (0) 2009.09.07
이중섭 미술관, 섶섬이 보이는 풍경  (2) 2009.09.02
외돌개에서 바라본 범섬  (0) 2009.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