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벼려온 나로도행, 함께 한 나로도 출신 돌총은 섬 구석구석을 누비며 침을 튀긴다.  
나로도에 얼킨 어린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그네의 눈에 나로도는 그저 평범한 남해의 한 섬일 뿐이다.
날은 차고 바람이 심하다.
섬 구경을 마치고 나로도항 어판장에 가서 횟감을 고른다.
나로도에 왔으니 삼치회를 먹어야 한단다.


꽤 크다. 약 3kg, 3만원이다. 나로도에서나 가능한 가격이라고 강조해마지 않는다.
고급 호텔 주방으로 다 간다나 어쩐다나..


익숙한 칼솜씨로 즉석에서 각을 뜬다.
양이 많아 반은 바로 먹울 수 있게, 나머지 반은 잘 포장하였다.


삼치의 육질은 눈으로 보기에도 달라보인다.
고등어회와 유사하면서도 좀 더 찰지다.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간장에도 찍어먹고, 고추냉이에도 찍어먹고..


이렇게 저렇게 먹어보았으나 이렇게 싸먹는것이 가장 좋았다.
김과 묵은김치와 삼치회, 묵은김치의 토속적인 맛이 혀를 휘감고 삼치는 그냥 녹아 목구멍 저 너머로 사라진다.
봄볕에 눈 녹듯이..


탕이 나오면 살짝 익혀 먹는 회맛이 또 일품이다.
이른바 샤브샤브.
국물맛이 매우 시원하다.


남겨가려 했던 것 마저 먹어버리고 밥까지 한공기 때려넣으니 배가 불씬하다.
세상에 남부러울 것 없는 포만감과 얼근한 술기운이 먼길 달려온 여독을 개운하게 몰아낸다.
적당한 나른함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