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11월 성내면 옥제리 406번지에서 출생
1970년 성내 초등학교 졸업
1976년 정읍 농고 졸업
1993년 귀농 후 현재까지 농업 종사
2002년 농민운동 시작
2006년~ 성내면 농민회 회장
2009년~ 고창군농민회 수석부회장
2010년 11월 6일 별세


故 고재원 동지 추도사

아~! 고재원 동지 이것이 정녕 무슨 일이란 말인가?
아닌 밤중의 날벼락도 유분수지 세상에 이럴 수는 없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별 일 아니라는 듯 가볍게 털고 일어날 듯한 그 호방한 너털웃음 어디다 두고
연기처럼 바람처럼 이리도 쉽게 훌쩍 떠나버렸단 말인가?
배추밭을 적시는 스프링쿨러, 짓다 만 하우스..
동지의 손길을 기다리는 그 숱한 일거리들이 어찌 잊혀 바짓가랭이 묻은 먼지 툴툴 털어내듯
이처럼 홀연히 단숨에 떠나버렸단 말인가?
아~! 고재원 동지, 동지와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사람들을 통해 전해 들었네.
가슴이 답답하고 자꾸만 조여들고 아프다 하면서도 어찌 제 몸은 그다지도 돌아보지 않으셨는가?
그저 세상이 답답하니 내 가슴도 답답한 것이려니.
농민들의 가슴이 미어터지니 내 가슴도 미어지는 것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는가?
썩을 놈의 세상, 복장 터지는 농사꾼 살림살이가 동지를 데려가버렸다는 사실이 살아있는 우리를 분노케 하네.
중국에서 돌아오던 그날 그 시각, 국회에서 싸우고 있을 동지들과 함께 하고 싶어했다는 그 마음.
통일쌀 한가마니씩 모으기로 한 약속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를 염려하고 고민했었다는 가슴 사무치는 이야기.
아~! 그 모든 것이 이제 부질없는 일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하지만 그렇지 않네.
동지가 하고자 했던 그 많은 일, 마지막까지 염려했던 못다 한 사업.
이제는 우리 것이라네.
세상 일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내가 못다 한 일 동지들이 있어 마음 편하고, 우리 대에 이루지 못한 소원 대를 이어가며 싸우고 성취해가는 것.
이것이 세상 일이고 우리네 역사이고 순리가 아니겠는가?
아둥바둥하며 싸우고 농사짓던 동지의 그 한평생이 어찌 헛될 수 있겠는가?
농사꾼이 활짝 웃는 해방세상. 보다 나은 미래는 동지가 일궈놓은 그만큼의 토대 위에서
이제는 우리가 동지의 몫까지 더하여 싸우고 땀흘릴 것이네.
아~! 고재원 동지 얼마나 쉬고 싶었으면,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한소금 자고 싶다"는 말을 생애의 마지막 말로 남기셨는가?
남겨진 일들일랑 우리에게 넘겨주고 모든 짐 훌훌 벗고 이제 편히 쉬시게.
동지여 먼저 가시게 해방의 나라, 안식의 나라로 먼저 가시게
우리 죽창 되어 뒤따를 것이니 뒤돌아보지 말고 편히 가게나.

2010년 11월 8일

성내면 농민회 황동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