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은 농민값, 농민이 살아야 농업을 지킨다!

8년간 동결한 쌀값 4천 원 인상 웬 말이냐? 쌀 목표 가격 23만 원 보장하라!

농민들은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새로운 농성을 시작한다. 

 

박근혜 정부는 전기세, 수도세, 가스요금 다 올리고 있다. 이때다 싶게 과자값, 빵값 다 따라 오르는데 우리 농산물 가격만 폭락한다. 

고추, 마늘, 양파, 감자, 무, 배추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농산물값이 반토막 나고 말았다. 

쌀값은 8년째 단 한 푼 오르지 않고 동결되었다. 단돈 4천 원 올려줄 테니 앞으로 5년 잠자코 살라고 하는 것이 지금 박근혜 정권의 추접스러운 작태다. 

대체 어찌 살라는 것인가? 이쯤 되면 농민들이 난리를 일으킨다 한들 그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농민들 끓는 속을 누가 안단 말인가?

 

‘쌀값은 농민값!’이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쌀이 무엇인가? 5천 년 유구한 우리 민족사를 통틀어 ‘쌀’만큼 함축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쌀은 곧 민족이요 생명’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하물며 그 쌀을 직접 가꾸고 생산하는 우리 농민들은 오죽하겠는가?

우리 농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무리 낮아졌다 한들, 우리 국민들 쌀 소비량이 제아무리 줄어들었다 한들, 우리 농업, 우리 민족 쌀 빼면 시체 아니겠는가?

 

지금 쌀값이 상징하는 우리 농업의 현실은 무엇인가?

쌀이 대접받지 못하고 쌀값이 개사료값보다 만만하게 취급되는 이런 세상에서 우리 농업의 미래, 농민의 운명을 말할 수 없다. 

쌀 목표 가격 23만 원 보장하라는 우리 농민의 요구는 비단 농민만의 요구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농업을 구하고 농민을 살리는 길에 이 나라 전체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준엄한 역사의 요구가 함축되어 있다. 

자신의 식량조차 지키지 못하는 나라가 온전한 나라일 수 없다. 

정부는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는 오뉴월 개꿈 같은 수작 당장 걷어치우고 목표 가격 23만 원 보장을 시작으로 정부 농업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혁신으로 준엄한 역사의 요구에 답해야 할 때다. 

 

▲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를 위한 전농 대표자 농성돌입 기자회견이 28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들이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단식농성 현장을 지지방문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규 의원이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후송되고 오병윤 의원과 김선동 의원의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가 댓글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불법부정선거였음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벌였던 내란음모 사건이 희대의 코미디가 되어 세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박근혜는 유신독재 부활로 정권의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땅의 모든 진보세력을 말살해버리고 말겠다는 민주주의 압살 책동이 극심해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소동에 이어 사퇴를 요구한 천주교 신부들까지 종북으로 몰고 있다. 정부 여당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종북으로 몰 기세다. 

우리는 지금 수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독재냐 민주냐’ 하는 준엄한 물음 앞에 다시 섰다. “민주 없이 민생 없다”는 말이 실감 나는 세상이 되었다.  

역사상 그 어떤 독재정권도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따뜻하게 보살핀 예가 없다. 민주주의가 사라지면 농민,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도 사라지게 된다. 

우리 농민들이 박근혜 정권의 유신독재 부활 책동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에 하나같이 떨쳐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쌀을 지키는 투쟁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은 하나다. 

쌀이 곧 민주주의다. 

 

▲ 천막은 커녕 비닐도 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경찰과 몇시간을 싸워 설치한 비닐집

 

농성장의 밤이 깊어간다. 

박근혜는 농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경찰을 앞세워 최소한의 방한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게 방해하고 또 방해하였다. 

하지만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말처럼 우리 농민들이 겪고 있는 작금의 고통은 그만큼 농민 승리의 날이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음을 반증하는 징표이기도 하다. 

고난과 역경을 넘어 우리 농민들은 투쟁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쌀에 대한 태도는 곧 우리 농업과 농민에 대한 태도를 가름하는 시금석과 같다.

농민의 목숨줄과 다름없는 쌀값을 놓고 벌이는 박근혜 정부의 수작과 국회 안의 쟁투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며,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목표 가격 23만 원을 반드시 쟁취하고 농업의 활로를 열어젖히고야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