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가을, 날이 깨지더니 비가 오락가락..
주릉에는 눈이 내렸다네. 
겨울 채비 단단히 하고 오라는 전갈에 가슴이 뛴다. 

살래에서도 한참을 들어왔으니..
저 아랫동네가 음정인갑다.
입구를 틀어막고 선 것은 아마도 바래봉..

어둠이 내리고서야 대피소에 도착. 
그리고.. 잘 잤다.
이른 새벽 대피소 마당에서 구름을 벗어난 달을 보았다. 
음.. 일출이 기대된다. 

명선봉에서 해를 기다린다. 
천왕봉은 구름 속에 들었다.
문 일 날 것 같은 이런 하늘 참으로 좋다. 

명선봉 상고대, 대략 1,500미터를 경계로 상고대가 피어난 듯..
이쁘기도 하다. 

해가 올라온다.
저 멀리 세석고원, 남부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해가 올라왔다.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

무슨 말을 할까? 그저 장엄하여라.

구름 장막 사이 열린 하늘에서 빛이 내려온다.
따스한 햇살이 천지간에 충만하다. 
그란디.. 마음은 따스해지는데 몸은 언다.  
으.. 춥다 추와.. 나는 아무래도 유물론자다.

삼각고지, 형제봉, 남부능선

왕시루봉

천왕봉

쩌기 멀리 삼신봉

부는 바람, 퍼지는 햇살에 상고대가 부서져 내린다. 

토끼봉 가는 길목에서 반야봉을 본다. 
반야봉도 구름 속에 들었다. 
천왕봉에 꿇리지 않는 반야봉의 억센 기상을 본다. 

음.. 천왕봉은 이제 구름을 이고 있군..

반야봉, 묘향대가 보인다.

반야봉 너머 만복대, 산을 넘는 정령치

겨울이 스러지고..

다시 가을이 왔다.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 속으로..

쑥부쟁이

토끼봉 아래 헬기장, 노고단이 보인다. 

이 어딘가에..

불무장등, 저 아래 통꼭봉. 
전남과 경남의 도경계, 그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사는 농평 사람들의 벨시란 사투리가 생각난다. 
92년 대선 직후 2박3일 술 마시고 기어서 산을 내려갔던.. 
만주 형은 가고 없는데 세월은 잘도 흘렀다.  
능선 너머 피아골, 그 너머 왕시루봉.
쩌그 강 건너 백운산.

누가 갖다 놨을까? 아마도 새란 놈이겠지..
주머니에 담아왔다. 놓고 올것인디..

눈 앞의 능선을 따르면 칠불사가 나오겠다.
통꼭봉 지나 다시 솟은 산은 황장산이라네. 
지리산 발치에서 독자적인 제 이름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워라. 

왕시루봉, 불무장등, 노고단

왜 한숨이..

뱀사골

단심폭포

부디 건강하시라. 오래 오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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