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이다.

가을이 한층, 아니 이제는 겨울로 간다.

때마침 입동이라네.

이번에도 늦잠, 지난밤 혼술이 과했다.

 

07시 10분, 마이산 북부 주차장에 차를 두고 단풍 흐드러진 계단길을 오른다. 

 

숫마이봉과 암마이봉 사이에서 숫마이봉 한 번 쳐다보고 암마이봉으로 향해 정맥을 이어간다. 

그나 숫마이봉은 참 뭣같이 생겼다. 

 

 

진안읍 방면, 새벽을 지나 아침으로..

 

 
08시

암마이봉 오름길은 잘 단장되어 있어 아무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오래전 한 번 올랐었는데 통 기억이 없다. 

보기와 달리 흙도 있고 나무도 있다. 

암마이봉의 조망은 이 짝 저쪽 거침이 없다. 

 

비룡대, 금당사 방면, 마치 물 빠진 다도해 분위기..

 

외약짝 멀리 내동산

 

비룡대 너머 진안고원이 잠에서 깨어난다. 

 

백운면 방면

 

암마이봉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정맥 길을 간다. 

산길은 암마이봉을 끼고 돌아간다. 

간밤의 과음으로 인한 가슴 복판과 식도에 타는 듯한 통증이 쉬 가시질 않는다. 

산행을 중단해야 하나 고심하며 한참을 쉬었다 출발하니 비로소 몸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09시 45분, 봉두봉에서..

봉두봉에서 조망이 터진다. 

암마이봉은 흡사 거대한 코끼리, 혹은 매머드..

 

비룡대, 여기도 코끼리 한 마리..

엄마 코끼리, 아기 코끼리

 

10시 40분, 삿갓봉

삿갓같이 안생겼고만 삿갓봉이라네.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거대한 송이 같다. 

 

저 너머 부귀산, 삿갓봉을 지나고 나면 부귀산에 이르기까지 조망 터지지 않는 산길이 길고 지루하게 이어진다. 

 

사시사철 마이산만 찍는 사진작가가 나무 위에 망루를 지어놨다. 

오늘 나를 산행 원점에 실어다 줄 사람, 이 친구 나무 위에 집 짓는 선수다. 

 

망루 위에 올라 보았다. 

밑에서 보는 것보다 좀 낫다. 

 

11시 35분, 강경골재

생태 통로 설치된 강경골재를 지난다. 

 

부귀산 오름길, 반쯤 왔나? 딱 한 번 조망이 터진다. 

 

부귀산 정상부, 능선을 까뭉개고 임도가 깔렸다. 

 

과거 산양삼이 재배되었다는, 그리하여 출입을 금지한다는 가시철망. 

시절이 바뀌어 임도가 깔리고 철망만 흉물스럽게 남아 방치되어 있다. 

산림조합에서 책임지고 철거해야 할 일이다. 

 

13시 45분, 부귀산

정상을 살짝 벗어난 지점에 훌륭한 조망처가 있다. 

짙은 연무로 시야가 매우 좋지 않다. 

 

마이산이 가물가물..

 

정맥 진행방향

 

지나는 사람마다 이 사진은 다들 찍더라. 

 

단풍 고운 낙엽송

 

산길은 낙엽 천지, 내리막길 낙엽은 눈길 못지않게 미끄럽다. 

적설량으로 치면 15cm 정도 되겠다. 

낙엽 헤치는 소리에 귀가 너덜너덜해질 지경이다. 

 

해가 기운다. 

부귀산 이후로 단 한 번도 시원한 조망이 열리지 않는다. 
그저 쉼 없이 꾸준히 산길을 축낸다. 

산길에는 에누리가 없다. 

 

16시 45분

산길이 곤두박질쳐 정맥 길이 잡목 무성한 야산지대로 변모한다. 

 

 
17시 20분

가죽재, 생태통로에서 내려다본 진안방향 26번 국도

 

오늘은 여기까지, 주화산 지나 모래재까지 가야 하나 초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마이산 부근에서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오늘은 진안 사는 갑장이 연결되어 정확히 시간 맞춰 마중 나왔다. 

태워다 주고 밥 사주고.. 갑장이 좋다. 

삼천리 방방 골골 농민의 깃발이여!

 

20201107마이산-가죽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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