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이 길어지고 투쟁이 격화되면서 갖가지 언론보도가 줄을 잇는다.
그중에 하나 농성장에서 술 먹고 음식 해 먹는다고 꼬집는 기사가 있더라.

맞다. 그러하다.
농성장 전기를 차단한 도청의 치졸한 행위에 맞서 솥단지 걸고 불 지펴 밥 해 먹고 술 마시며 농성장 추위를 이겨냈다.
우리는 앞으로도 당당하고 의연히 불 지피고 술 마셔가며 농성장의 밤을 우리 방식대로 향유할 것이다.

화재 위험 운운하더라.
농민들 가슴속 이글거리는 불덩이는 보지 못하고 하찮은 장작불에 몸서리치는 허튼수작이라 생각하지만 말 대접으로 소화기를 갖다 놨다.

 

 

농성장에 어둠이 내리면..

 

이런저런 손님들이 농성장을 찾는다.
격려와 지지, 뭐 이런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이다.

손에 뭐라도 한 가지씩은 다들 들고 오시더라.
이런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없다.
이건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이자 인지상정이다.

 

장작 뽀개 불 지펴 안주거리와 음식을 장만한다. 그때그때 음식은 다양하다.
오늘 당번 고창은 서해안 뻘에서 잡아온 자연산 굴을 가져왔다.

 이렇게 준비된 음식을 술과 함께 나누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 때마침 생일이라 케이크도 자른다.
우리는 농성장의 밤을 이렇게 보낸다.

훈훈한 인정과 넘치는 동지애로 겨울밤 추위를 누른다.


딴지 걸라문 걸어라.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이럴 것이다.

당당하고 꿋꿋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