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산길에서 토끼를 만났다. 
숲이 너무 짙어져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는 산토끼, 제대로 된 이름은 '멧토끼'다. 
한반도에는 단 한 종의 멧토끼(Lepus coreanus)가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산토끼는 산속에서도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다 한다. 어쩌다 마주친다 해도 순식간에 달아나버리기 일쑤인데 이번엔 몹시 어리숙한 녀석을 만났다. 
잠이 덜 깼을까?
이 녀석은 바로 토끼지 않고 보다 못한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야 마지못한 듯 풀숲으로 사라졌다. 

멧토끼 2023.06.06 가리왕산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

이 녀석 별주부를 만났다면 간이고 뭐고 다 털렸겄다.
자세히 보니 귀에 진드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피를 빨고 있다.
피를 너무 빨려 어리숙해 보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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