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6.15를 맞으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통일하자! ■


오늘은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2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시절, 7천만 겨레는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민족자주와 대단결을 실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때로는 갈등과 오해로 수많은 난관이 조성되고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지만, 매 순간 6.15 정신으로 남과 북은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해 전진하여 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5년, 남북관계는 파탄 나고 6.15공동선언은 전면 부정되었다.
대북적대정책을 일관하며 전쟁 직전의 막말들이 오가고 있다. 남북 당국 간의 대화는 실종되고,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교류협력마저 중단되었다. 대북 쌀 지원과 금강산 길이 가로막히고,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불빛이 꺼져가고 있다.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욱이 비례후보 경선 문제로 불거진 통합진보당 사태를 빌미로 수구보수 세력들은 보수언론을 앞세워 종북 논쟁과 마녀사냥에 시뻘겋게 눈을 밝히고 있다. 전방위적인 신공안정국 조성으로 진보정당을 말살하고 야권연대를 파괴하여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발악하고 있다. 심지어 진보정당인 통합진보당 내부에서조차 종북이니 지하세력이니 운운하며 수구보수 세력들의 장단에 맞장구를 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이는 본질에서 6.15 공동선언의 근본정신을 훼손하려는 수구보수 세력의 의도에 맞닿는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6.15공동선언의 근본기치가 7천만 겨레의 가슴 속에 의연히 고동치고 있는 한 이명박 정권과 수구보수 세력들의 시대착오적인 공안놀음은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확신한다. 돌이켜 보면 동서고금의 그 어떤 권력도 역사발전의 합법칙성을 외면하고 민심의 도도한 흐름에 역행하면 살아남지 못하였음을 역사는 입증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나라의 민주화, 민족의 자주화, 조국의 평화통일 실현, 민족자존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통일농업 실현을 기치로 투쟁하여 왔다.
통일문제는 민족적 문제이자, 농민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열쇠가 된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농업이 실현될 때 우리 농업과 농민을 옥죄고 있는 무수한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0여 년 간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고 통일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남과 북 농민들간의 연대연합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다. 한편 전국방방골골에서 통일쌀 보내기 운동, 북녘 못자리 비닐보내기 등을 통해 통일의 열기를 높여내고 남북교류협력을 고양시키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데 기여하였다.

지금 극심한 봄 가뭄 속에서도 전국의 들녘은 막바지 모를 심는 농민들의 손길로 분주하다.
이렇듯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가뭄을 뚫고 모를 키워내는 심정으로 통일쌀 보내기 운동을 300만 농민들과 함께 힘차게 전개하고, 올 가을 북녘 동포들과 통일쌀을 나누며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길에 앞장 서고자 한다.
만약 이 성스러운 길을 이명박 정권이 가로막는다면 우리 농민들은 통일쌀을 이고 지고 메고서라도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리가 되어 끝끝내 북녘 동포들에게 전달하고야 말 것이다. 대중적인 통일쌀 보내기 운동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신공안정국을 분쇄하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다.

6.15공동선언 발표 12주년을 맞이하며 조국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길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300만 농민들과 함께 중단 없이 투쟁할 것임을 천명한다.



2012년 6월 1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