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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 가상 풀섶에서 개구리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숨 넘어가는 소리, 그간 경험에 따르면 틀림없이 뱀에게 먹히는 중일 것이다.
막대기 하나 들고 풀을 헤쳐보니 아니나 다를까 꽃뱀이 참개구리를 자시고 계신 중이다.
꽃뱀이나 참개구리나 참 친근한 녀석들인데..
어릴 적 학교 다닐때는 보이는 족족 잡아서 가지고 놀다시피 했다. 여학생들 놀래키는 데는 꽃뱀만한 게 없었고 참개구리 뒷다리는 별난 간식거리였다.
그런데 꽃뱀 이 녀석 무시무시한 맹독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알았다.
그나 개구리는 머리부터 들어간 듯 한데 잘 구분이 안된다. 비명소리는 계속되고..
이걸 어찌해야 하나 망설이다 뱀 대가리를 한대 툭 치니 순식간에 개구리가 탈출하고 뱀도 온데간데가 없다.
눈을 깜짝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약한 짐승에 대한 동정심이 일어 한 일이긴 하지만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공연스레 간섭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어찌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자체가 생태계에 대한 무수한 간섭과 파괴를 동반하는 일이긴 하다.
이 또한 지구 생태계의 일부이기도 할 것이고..
생태계에서 사람이 누리는 지위와 권리, 오만과 독선, 그 파괴적 영향 등에 대해 두서 없이 생각해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개구리 비명소리가 들린다.
다시 가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