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한중 FTA 저지! 

투쟁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민해방, 민중승리의 길로 힘차게 달려가자! 



국정조사가 방약무도한 권력집단의 파렴치한 난동을 제압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진상규명에 실패하였다. 

하지만 이는 분노의 민심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불무질에 불과하다. 권력의 심장부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 거대야당 민주당이 갈팡질팡하고, 투쟁의 경로와 전망을 제시해야 할 시국회의가 주춤거린다. 촛불 민심의 본질을 바로 보지 못하고, 촛불에 농축된 거대한 힘을 믿지 못하는 어리석은 망설임이 투쟁에 나서는 민중의 발목을 부여잡는다. 

촛불 투쟁이 기로에 서 있다. 광장에 갇혀 질식하고 말 것인가, 성난 민심의 바다를 격동시켜 거대한 해일로 몰아칠 것인가?


농민들이 나서야 할 때가 왔다. 하반기 투쟁의 힘찬 포문을 열고 민중투쟁의 본격적 진출에 시동을 걸자. 우리 농민들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한우, 고추를 비롯한 농축산물 생산비 보장, 한중 FTA 추진 중단 등 미룰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우리 농민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의 기치를 중심에 걸고 투쟁해왔다. 진실을 은폐하고 온 나라를 암흑천지로 만들려는 거악의 총본산을 그대로 둔 채 우리 농민들에게만 광명이 비추이기를 희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거악을 뿌리뽑기 위한 투쟁에 함께 나서자. 


오늘 우리는 농업 회생과 농민 생존을 위한 중대한 결의를 밝힌다. 

우리 농민들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을 위한 투쟁에 매진할 것이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는 분별없는 개방농정과 농산물값 파괴정책으로 죽음으로 내몰리는 농민을 구하고 외국 농산물에 점령당한 민족의 밥상을 지켜내어 나라의 식량주권을 확립하기 위한 유일한 현실적 방안이다.  

농민에게 가격결정권을! 국민에게 식생활 기본권을! 나라와 민족에 식량주권을!

이것이 우리의 슬로건이다. 


쌀과 한우를 지키자. 

쌀과 한우는 우리 민족사와 운명을 같이 해온 생명과 같은 존재들이다.   

미국산 쌀과 중국산 쌀,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 잠식으로 국내 생산기반이 급격히 무너지고 농민의 생존이 경각에 달해 있다.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송아지 생산안정제 복원, FTA 피해직불금 현실화는 우리 농민의 당면한 생존과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각종 농산물의 가격폭락에 직면한 우리 농민들은 생존의 기로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마늘, 양파에 이어 고추값이 폭락하였다. 농산물값 폭락의 이면에는 ‘값싼 외국농산물 수입을 통한 물가관리’라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농산물값 파괴정책이 도사리고 있다.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는 농산물값으로 농민들은 생존의 기로에서 위험천만한 줄타기를 하고 있고 도시서민의 얄팍한 살림살이에도 크나큰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수입 농산물이 아닌 국내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수급조절을 기본으로 정부 정책이 새롭게 세워져야 한다. 저율관세할당(TRQ)에 의한 농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폭락한 농산물, 고추에 대한 생산비를 보장하는 정부수매를 실시해야 한다. 수매를 실시함에 있어 반드시 생산농민 대표가 참여하는 ‘수매위원회’를 구성하여 수매가와 수매량을 함께 결정해야 한다. 

고추투쟁을 중심으로 생산비 보장과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근본대책 수립과 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자.  


한국농업을 파멸로 이끌 한중 FTA 협상을 당장 중단하라. 

박근혜 정부 들어 급속 추진되는 한중 FTA 협상의 이면에 농업부문에 대한 대폭적 양보와 희생, 한국농민의 생존이 거래되고 있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협상내용을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조차 무시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농업을 송두리째 내주는 조건으로 수출 대기업, 재벌의 이익을 옹호하는 박근혜 정부의 한중 FTA 추진은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중앙위원회는 이상의 결의에 기초하여 9월 3일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하반기 투쟁의 포문을 열 것이며, 전국의 3백만 농민과 함께 농민의 생존권을 수호하고 식량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중단 없이 벌여나갈 것이다. 

또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완전한 진실규명과 그에 따르는 책임자 처벌 등 우리 사회의 거악을 뿌리뽑고 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범국민 투쟁에 매진할 것이다. 

패배와 좌절은 일시적이며, 승리는 투쟁하는 농민, 민중의 것이다. 



2013년 8월 2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중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