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가창오리
가창오리
2008.12.29한 열흘 꼴도 안보이던 가창오리들이 며칠 전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하였다 . 막걸리 한잔 하자는 전화 받고 나가는 길에 코도배기에 가보았다. 광주에서 오신 두분이 삼각대를 받쳐놓고 오리떼가 날아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 사진기 챙길 여유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오리들이 날아오른다. 한동안 멋진 군무를 펼치며 머리 위를 두번이나 스쳤음에도 버벅거리느라 제대로 된 사진을 담지 못하고 말았다.
까마귀떼.
까마귀떼.
2008.12.26까마귀떼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별나게 눈을 좋아했던 나는 초겨울, 아니 늦가을부터 눈을 기다렸고 어머니는 까마귀떼가 남쪽으로 가야 눈이 온다는 말씀을 하셨다. 까마귀가 높이 떼지어 어디론가 날고 나면 틀림없이 첫눈이 내렸다. 내 기억 속에는 그렇게 간인되어 있다. 그런 나에게 까마귀만한 반가운 새가 없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까치보다 까마귀가 좋다. 12월초 김제농민회 주점에 들렀다가 찹쌀 동동주에 얼근해져 돌아오던 길 서해안 고속도로상에서 떼지어 나는 까마귀떼를 만났다. 까마귀가 귀해진 요즘(우리동네에는 까마귀가 영 오지 않는다.) 부안-김제 어간에는 이상스럽게 까마귀가 많다. 술김에도 반가웠던지 사진기를 꺼내들고 난사를 날렸던 모양이다.
물 위를 달리는 새들
물 위를 달리는 새들
2008.12.25사람이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앉아있다 부리나케 달아나는 새들의 뒷모습. 걸음아 날 살려라. 일명 '다다다'
가창오리
가창오리
2008.12.13가창오리에 대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학습하였다. 러시아에서 지내는 여름 번식기에는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다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에 오면서 대군집을 형성한다는 사실. 우리나라에 오는 가창오리가 전 세계 가창오리의 95% 이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가창오리 군무를 관찰할 수 있는 나라는 오로지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가창오리가 국내외에서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하나가 나의 기존 생각을 뒤엎는 사실들이다. 겨울이면 늘 날아와 저수지를 채우고 굉음을 내며 하늘을 뒤덮는 그 많은 가창오리가 이리 귀한 몸일 줄은 몰랐다. 저수지 주변 너른 습지가 논으로 개답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수가 찾아왔었다. 한 번 날면 하늘을 가리고 전파가 교란되어 테레비가 나오지 않았다. 지나간 자리는..
가창오리 군무
가창오리 군무
2008.12.11며칠 보이지 않던 가창오리들이 저수지에 그득하다. 오후 3시가 지나면서 서쪽 하늘이 발개지는 것이 노을도 좋을 듯하다. 저녁노을과 함께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저수지에 나가보았다. 10만 군중은 모여있는 듯한 소음에 귀가 먹먹할 지경이다. 이동을 앞두고 대열을 정비하는걸까? 여기저시서 날아오르며 한데로 모여드는 듯 하다. 연한 노을에 비낀 새들의 날개짓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노을이 짙어지기 시작할 무렵 코도배기로 이동하였다. 군중들의 웅성거림같은 소음만 들려올 뿐 오리떼는 고요히 물 위에 떠 있다. 이쯤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할터인데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해는 이미 떨어지고 얼마나 지났을까? 오늘은 여기서 그냥 자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
오늘 아침 만난 새
오늘 아침 만난 새
2008.12.09시험보는날 아침 늦잠자버린 딸래미들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동림저수지 코도배기에 가보았다. 코도배기는 동림저수지 한쪽 길쭉하게 튀어나온 곳으로 코처럼 튀어나왔다고 그렇게 부르는 듯 하다. 인근 초등학교, 중학교 소풍의 명소였던 곳이 지금은 나무깥을 없애고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짓고 있다. 3면이 저수지에 둘러싸인 관계로 저수지에 날아드는 철새들 구경하기는 그만이다. 잡초 우거진 복분자밭에서 고라니 두마리 튀어나가 풀숲에 숨어 내 동태를 살핀다. 가창오리는 다 어디로 갔는지 저수지 한복판 소규모 무리만이 모여 있고 저수지 가상으로 물닭과 여러종류의 오리들이 듬성듬성 꽥꽥거린다. 백로도 아니고 고니도 아닌 새가 있어 확인해보니 노랑부리저어새이다. 처음 본다. 아마도 쉬어가는 모양이다. 군데군데 3~40마리는 ..
갈곡천에 눈이 내린다.
갈곡천에 눈이 내린다.
2008.12.08갈곡천은 고창 방장산 물이 신림 저수지에 모였다가 신림, 흥덕, 부안 들판을 적시며 흐르다 흥덕, 줄포 경계에서 곰소만으로 들어가는 그다지 크지 않은 하천이다. 선운사 앞을 지나 바다로 흘러드는 인천강과 함께 황새, 노랑부리백로 등이 찾아드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학계의 보고가 있었다. 지난 5일 아침 내리기 시작한 눈이 삽시간에 산과 들에 쌓이기 시작할 즈음 갈곡천 하류를 트럭으로 더듬었다. 내리는 눈을 맞으며 사진을 찍기는 처음 일이다. 사진들이 마치 그림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림저수지에 들러 가창오리떼를 보고 갈곡천으로 향한다. 차소리에 놀란 오리 떼들이 연방 날아오르며 도무지 곁을 주지 않는다. 오리떼들 날아간 자리 꺅도요와 꼬마물떼새가 하천 바닥을 열심히 더듬고 있다. 하류로 좀 더 ..
눈 쌓인 들판, 그 속에 새가 있다.
눈 쌓인 들판, 그 속에 새가 있다.
2008.12.07눈길의 강자! 4륜구동 세레스를 끌고 동림 저수지 아래 들판에 나가보았다. 그 많던 가창오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눈 쌓인 들판 살짝 드러난 흙 사이사이 쑥새들이 붙어있고.. 붉은머리오목눈이, 노란턱맷새 억새밭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날이 추워서인가? 전봇대 위에 잘 앉는 황조롱이 짚벼눌만 골라가며 내려앉는다. 눈 쌓인 동림들판에 인적은 없고.. 평지돌출 두승산은 오늘도 말이 없는데.. 삐딱한 짚벼눌이 따스해보인다. 고향에 온 기분일까? 그놈 신났다. 집에 돌아오니 딱새가 반긴다.
들꽃 사진으로 달력을 만든다면..
들꽃 사진으로 달력을 만든다면..
2008.11.29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길 잃은 새 검은바람까마귀를 보다.
길 잃은 새 검은바람까마귀를 보다.
2008.11.21못 보던 새가 전깃줄에 앉아 있다. 언뜻 보니 직박구리 비슷한데 몸이 검고 자세히 보니 자태가 영 다르다. 새 전문가들이 많이 계신 사이트에 문의하니 '검은바람까마귀'라 한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녀석을 제외하고는 본래 우리나라에 올 새가 아닌지라 길 잃은 새, '미조'로 분류한다 한다. 주로 홍도 등지에서 드물게 관찰되던 것이 요즘은 점차 그 관찰 범위가 북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녀석임을 알고 나니 못보던 새 반갑다는 생각보다는 날이 갈수록 따뜻해지는 날씨 변화가 심난스럽게 다가온다.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 했다. 일기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이다. 음력을 위주로 하면서도 태양력을 채용하여 농사일을 가늠하던 절기가 갈수록 잘 맞지 않는다. 어른들은 씨 뿌리는 시기를 혼란..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2008.11.21초등학교 시절 우리는 '애국조회'라는 이름으로 월요일마다 운동장에 도열하여 교장 선생님의 일장훈시를 들어야 했다. 절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무료함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늘 우리 머리 위를 맴돌던 새가 있었으니 바로 '방달이'다. 우리는 늘 하늘의 방달이를 보며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귓전에 흘려보냈다. 애국조회를 생각하면 바로 연상되는 그 방달이..지금 하늘에 떠 있는 이 녀석(말똥가리)들이 그 방달이일까? 어디선가 새매 한마리 날아와 다투는 듯, 싸우는 듯 함께 선회한다. 고창 옛 어른들 어린아이 어르는 말에도 방달이가 나온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비행기 태우듯 위로 쳐들고 흔들어대며 노래 부르듯 얼러대는 소리.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쇠청다리도요
쇠청다리도요
2008.11.04여름내 자주 들르던 방죽에 오랫만에 가보았다. 오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방죽을 부지런히 더듬는 새들이 눈에 띈다. 청다리도요인지. 쇠청다리도요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리 저리 비교한 결과 쇠청다리도요쪽에 가까와보여 제목을 그렇게 붙여보았다. 혹 동정요결을 아시는 분이 지적해주신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정정하거나 확정할 수 있을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