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2009.03.01처음으로 야생화 꽃밭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해 노루귀는 이미 지고 없었다. 1년을 기다려 찾아나섰지만 역시 만나지 못하였다. 때도 잘 맞추지 못했지만 노루귀의 크기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던 탓이다. 접사한 사진으로만 눈을 익혀온 터라 최소한 애기 주먹만한 크기는 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3년을 기다려서야 노루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로부터 매년 노루귀를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때를 잘 맞춘적은 없었던 듯 하다. 발디딜 틈 없이 노루귀가 깔린 꽃밭에 들어서면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난감하였다. 아자씨 안녕~!! 노루 귀가 쫑긋. 고놈들 뒷태도 이뿌다. 꽃밭에는 꽃들이.. 앗! 사람이 온다. 망 보는 노루귀. 꽃밭에서 놀고 나오다 한마디. 아 이제 청노루귀를 보고 잡다.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2009.02.24고창에도 변산바람꽃 있다. 밭 가상에 자리잡은 내변산의 자생지와는 달리 발품을 한참 팔아야 하는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기를 가늠하지 못해 세번째 걸음을 해서야 대면하였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색감의 바람꽃이 한결 청초해보인다. 아직은 약간 이른 감이 있다. 볼이 발그레 달아오른 호기심 많은 수줍은 아가씨를 보는 듯 하다. 단아한 기품이 의젓한 우리 큰딸을 닮았다. 세상구경 나선 산골소녀. 재잘대며 학교가는 여중생들. 한놈은 해찰하고 있다. 저만치 떨어진 노루귀가 애잔하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2009.02.20고창의 변산바람꽃 자생지를 두어차례 찾았으나 아직 일러 바람만 맞고 왔다. 내변산의 자생지는 접근이 용이하고 크게 알려진 탓에 워낙 많은 탐방객들이 다니는 터라 훼손이 심각하다. 꽃대를 피워올릴 겨를도 없이 너무 일찍부터 발길이 이어지는 탓일 것이다. 하여 어지간하면 거기는 가지 않겠노라 다짐하였으나 밤사이 내린 눈이 기어이 발길을 잡아 끌고야 말았다. 하지만 부안에 접어드니 의외로 눈이 없다. 고창, 부안보다는 정읍 쪽이 눈이 많았던 모양이다. 할매는 어디 가셨는지 보이지 않고 주렁막대기에서 부지깽이가 되어버린 청아장만 헛간 담벼락에 세워져 있다. 자생지 밭 두둑을 따라 하얗게 깔려있는 건상한 군락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훼손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꽃대가 한두개 올라올 무렵부터 이어지는 사람들 발길..
중앙저수지 큰고니 큰기러기.
중앙저수지 큰고니 큰기러기.
2009.02.19갑자기 추워진 날 아침 속살까지 파고드는 저수지 바람을 맞으며 삽질 한바탕 좋게 하고 돌아오던 길. 물가에 내려앉은 기러기와 고니 무리에 이끌려 차를 세우고 다가가보았다. 기러기들은 열심히 흙바닥을 뒤적이며 무언가를 찾고 있고 고니들은 제 몸에 목을 박고 쉬고 있다. 인기척을 느낀 기러기떼 물을 박차고 일순 날아오른다. 고니들도 날아가고.. 고니들은 한번 날아오르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하는데.. 이럴때는 많이 미안하다. 좀 더 큰 렌즈로 멀리서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생각만. 고니 한마리 무슨 일인지 안날아갔다. 정확히는 큰고니가 맞을 것이다. 이런 녀석들이 하나씩 있다. 우리동네 말로 '해찰'하느라 정신이 빠진 모양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사진기에 꽉 찬다. 새들은..
댕기흰죽지
댕기흰죽지
2009.02.19차들이 쌩쌩 달리는 길가 자그마한 방죽에 오리들이 앉아 있다. 흰뺨검둥오리가 꽤 큰 무리를 이뤄 몰려다니고 있는 한 켠에 아직 본 적이 없는 오리 한쌍이 다정스레 유유자적하고 있다. '오리'로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더니 머리 뒷꽁지에 길게 삐져나온 깃이 있어 '댕기'로 찾아보니 나온다. 가슴과 배 부위의 흰색과 꽁지머리, 노란 눈이 골고루 매력적이다. 댕기흰죽지 기러기목(―目 Anseriformes) 오리과(―科 Anatidae)의 한 종(種). 겨울철새로서 한국 전역의 호수·하천·해안, 특히 강원도의 청초호와 경남의 낙동강 하구 등지에 많이 도래하여 월동한다. 중형종(中型種)으로서 유라시아 대륙의 아한대 지역에서 널리 번식한다.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 생활하며, 잠수하여 채식하는 경우도 있다. 연체동물, ..
가창오리의 습격
가창오리의 습격
2009.02.05가창오리들이 쉬어가는 동네 앞 저수지. 요즘 많이들 오고 있다.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가늠하기 힘들어 짐작만 할 뿐 그것이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도 그저 팔자려니 해야 한다. 그런데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지난 2일의 일이다. 빨갛게 지던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버려 석양도 없는 상황, 때가 되어 날아오른 녀석들이 저수지 상공을 선회하며 회전반경을 넓혀가며 저공비행으로 머리 위를 휘몰아치기를 여러차례. 그것은 습격이었다. 마음만 고쳐먹는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섬멸해버릴 것 같은 섬뜩한 공포감마저 들게 하는 새들의 습격. 수면에는 물결이 일렁이고, 녀석들의 날개짓이 만든 바람은 폭풍을 연상케 했고 몸에서 쏟아지는 물방울은 그 폭풍을 폭풍우로 완성시켰다. 환호성을 질러대던 딸래미들이 무섭다며 차 속으로 달아나..
저수지의 새들
저수지의 새들
2009.01.27고창의 성내면과 흥덕면에 걸쳐 있는 동림 저수지는 일제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오래되고 규모있는 저수지이다. 저수지 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넓직하고 겨울이면 많은 철새들로 시끌벅적하게 붐빈다. 이미 2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황새가 이따금 날아와 방송을 타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많은 가창오리떼가 찾아와 겨울을 난다. 그 외 각종 오리, 고니, 기러기, 물닭 등이 뒤섞이기도 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무리지어 노닐기도 한다. 노랑부리저어새 무리도 이따금 눈에 뜨인다.
자리다툼하는 오목눈이
자리다툼하는 오목눈이
2009.01.27수십마리가 떼지어 이동하는 오목눈이가 우리집을 스쳐 지나간다. 오목눈이 두마리가 한 가지에 붙어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눈 속에 새가 있다.
눈 속에 새가 있다.
2009.01.25배가 고파서일까? 눈이 내리면 새들은 경계를 게을리 한다. 사람 입장에서는 새에게 접근하기 좋은 때다. 눈이 무섭게 쏟아지다가도 햇볕이 반짝 나기도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새들은 어찌 하고 있을까? 무리를 지어 빠르게 이동하는 븕은머리오목눈이가 가시덤불이나 수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은 거의 찰라에 가깝다. 때문에 사진기에 눈을 들이대면 이미 그 자리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녀석이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어대도 한참을 이러고 있다. 역시 눈의 조화인 듯 하다. 물빠진 방죽 바닥을 긴 부리로 열심히 훑고 다니는 꺅도요. 역시 사람이 옆에 가거나 말거나 정신이 없다. 눈에 관계 없이 까칠한 왜가리가 멀찌감치 달아나 앉더니 엉거주춤한 자세로 똥을 갈겨대고 있다. 자세만 잘 잡으면 연하장 모델이..
뜀뛰기하는 딱새
뜀뛰기하는 딱새
2009.01.16눈 속의 새들. 평소에 비해 경계가 심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먹이찾기에 열중한 탓이 아닌가 싶다. 추워보이기도 하고 배고파보이기도 하는 다른 새들과 달리 유독 신이 난 듯한 딱새랑 재미난 시간을 보내었다.
각종 새가 왔어요.
각종 새가 왔어요.
2009.01.11고독을 씹고 있는 꼬마물떼새 쇠오리. 우리동네에서는 쥐오리라 부른다. 얘들이 알면 대단히 기분나빠하겠다. 탱자 울타리 속의 부지런한 붉은머리오목눈이. 우리 동네에서는 비비새라 부른다. 까치도 아닌것이.. 눈알 나올라. 선운사 직박구리 콩만한 사람을 콩새라 부르는데 실제 콩새는 작지 않다. 물건너 시집간 딸을 기다리시나? 알락할미새 쑥새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2009.01.09무심히 보기에 가창오리는 낮동안 저수지에서 물고기 잡아먹고 황혼이면 쉬러 가는걸로 보이지만 그 반대다. 낮동안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물 한복판에 모여 쉬다 황혼이 짙어지면 비로소 먹이활동을 하러 들녘으로 날아간다. 황혼이 깃든 하늘에서 펼치는 군무를 감상하고 사진에 담기 위해 사람들은 또 물가로 모여든다. 동네 앞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숫자는 예년에 비해 아직 많지 않지만 가창오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