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죽은 바닷조개다. 
보통은 00조개, **조개 하는 이름이 붙는데 그 이름이 좀 특이하다. 
그리 말하고 나니 바지락, 가리비, 가무락..
특이한 이름이 도처에 깔렸네.
헌데 바지락, 가리비는 귀에 익숙한 데 반해 동죽은 다소 생소하다. 
동죽은 고창 갯벌에서 많이 난다. 
고창 바닷가 사람들은 갯벌을 '갱번이'라 부르는데 갱번이 농사짓는 사람들이 캐내는 수산물이자 농산물이다.  
나는 동죽에 반했다. 

해감장에서 전져낸 출하 직전의 동죽

이렇게 생겼다.
겉은 희고 통통하며, 알맹이는 토실토실하고 탱글탱글하다. 
동죽의 식감? 바지락도, 가리비도, 그 어떤 조개도 따라올 수 없는 상큼함이 있다. 
물총조개라고도 부른다는 데 우리 동네에서 부르는 이름은 아니다. 
거의 완벽하게 해감되어 출하되니 다시 해감할 필요가 없다. 
깔끔한 걸 좋아한다면 찬물에 여러 번 헹궈주면 된다. 
있을 수 있는 이물질을 털어낸다 생각하시고..


동죽을 먹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삶아먹거나 구워먹는 것이다. 
구워 먹으려면 숯불이 있어야 하니 삶아먹는 것이 좀 더 간편하다 하겠다. 

굳이 이름 짓자면 동죽탕이 되겠다. 
아무런 가미를 하지 않고 물만 부어 삶아도 절로 간이 맞는다. 
동죽이 입을 벌리면 다 끓여진 것이다.
다진 마늘과 대파, 청양고추 정도를 기호에 맞게 썰어 넣으면 좀 더 맛이 있어질 수 있다. 


 

 
 

나는 구워 먹는 것을 선호한다. 
불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불 위에 올려놓고 입을 벌리면 바로 집어먹거나, 좀 더 익은 연후에 집어먹거나, 바싹 구워진 후에 먹거나..
입맛 따라 삼천리다. 
뜨거운 조개껍질에 입술 살짝 데어가며 먹는 맛이 좋다. 
데인 입술은 술잔에 살짝 담가주면 시원하다. 


내 요리 좀 한다 싶으면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아래 사진 순서대로 하면 된다. 
올리브유 아까라 말고 듬뿍 뿌려가며 하면 되더라. 
들깨가루와 양송이를 추가로 넣었으니 들깨 양송이 동죽 파스타가 되겠다. 
매우 쉽다. 하물며 나 같은 사람도 하는데..

마늘, 고추 먼저 볶다가 깨끗이 씻은 동죽을 넣는다. 별도 간은 필요 없다. 동죽이 맞추니..
동죽이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삷아놓은 면을 넣는다.  면 삶은 물을 붓고 들깻가루도 넣는다. 
이게 포도주하고 어울리더란 말이지..

 


마지막으로 동죽 술찜이다.
이건 파스타 할 때처럼 마늘, 청양고추, 동죽 넣고 볶다가 동죽이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정종을 양껏 부어 삷으면 된다. 
파슬리도 좀 찌클고 대파도 썰어넣고 하면 끝.

 

아.. 이건 반주가 따로 필요 없다. 
국물을 떠먹는 것으로 반주가 된다. 
정종 뜨끈하게 데워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뱃속 훈훈해진다. 

이외에도 동죽 칼국수가 있겠는데 그건 언제 식당 가서 사 먹는 것으로 가름하려 한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동죽은 무지 싸다. 
바지락의 반값도 안 되지 아마..
고창 심원, 부안면 갯벌에서 많이 잡힌다. 
아직은 종패조차 뿌리지 않고 자연산 만으로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한다. 

아래 조개 잡는 아빠 이용하시라. 
고창군 농민회 안선홍 정책실장 동생이 하고 있다. 
지금이 제철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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