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부쳐준다더니 진짜로 보냈다. 
어찌 알아낸 주소인지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사흘 밤을 자고서야 내 손에 들어왔다. 
제법 묵근해서 이걸 언제 다 먹지 했는데 가지 말고도 책 두 권, 풋고추, 애호박까지..
이건 종합 선물 꾸러미, 복 받을지어다. 
가지를 이리 가차이에서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두어 개 날로 삼켜버리고 옛 기억 더듬어 가지너물을 무쳐본다는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찜솥에 넣고 10여 분 짐이 폭폭 들게 쪄 식어라 하고 둔다. 

손으로 쪽쪽 찢어 물켜지지 않게 물기를 살째기 짠다.  

찬지름 아까라 말고 담뿍 치고 조선간장, 마늘, 고춧가루, 청양고추, 깨소금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뒀다 먹을 놈 따로 담아두고..

한 상 차려 맛나게 먹는다. 
세상 간편하고 맛난 가지너물무침이다. 
저녁은 애호박찌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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