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풀,꽃이야기
[고창의 자연] 봄을 여는 야생화, 복수초
[고창의 자연] 봄을 여는 야생화, 복수초
2011.04.02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 맨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무엇일까? 꽃소식이 간절해지는 요즘 매화는 물론 산수유도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다. 우리꽃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터, 봄을 알리는 전령 복수초를 찾아 떠나볼 일이다. 불을 밝힌 듯 환한 노란색에 탐스런 꽃망울, 복수초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 아름다움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그것도 설마 벌써 꽃이 피었을까 하는 이른 시기에 꽃대를 피워올리는 그 부지런함이라니… 추운 겨울 얼어붙은 땅 밑에서 부지런히 봄을 준비하여 가장 먼저 밝은 꽃망울을 터뜨려 봄소식을 전하는 장한 꽃 복수초. 복수초는 한자로 福壽草, ‘복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 ..
물질경이
물질경이
2009.10.06스쳐 지나갈 뻔한 길 가 물웅덩이, 백로 두마리 노닐고 있다. 차를 멈추니 백로는 날아가버리고 깃털같은 하얀 꽃무더기만 남았다. 깃털인가 싶었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것이 꽃임을 알았다. 아하~ 물질경이! 처음 보는 꽃도 이제는 대강 짐작이 간다. 이미 한달이 지난 9월 초순의 일이다. 잎이며 줄기가 영락없이 질경이를 닮았다. 이름 그대로 물 속에 든 질경이다. 연분홍 꽃잎이 아련하고 곱다. 멀리서 보면 새 깃털같다. 백로가 날아간 자리, 백로 깃털인줄 알았다. 물질경이 자라풀과의 1년생 초본, 논의 소택지변 또는 도랑 등의 물속에 자생하는 수생식물이다. 질경이와 잎이 닮아 물질경이라 하였으며 8~9월에 백색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익는다.
논에 피는 꽃 - 사마귀풀, 물달개비.
논에 피는 꽃 - 사마귀풀, 물달개비.
2009.09.15고창군 농민회 통일쌀 벼베기를 하던 날. 말 그대로의 가을날,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서늘하였다. 이 나락은 통일쌀로 북에 보내져 통일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부 대북지원 재개를 압박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콤바인이 지나간 자리 키 낮은 물달개비가 콤바인 칼날을 피해 용케 살아남았다. 논두렁에서 벼포기를 타고 올라가 꽃을 피운 사마귀풀 꽃이 곱다. 땅에 꽂아놓은 조선낫 뒤로 장화 신은 농민이 지나간다. 나락베는 논에 누가 조선낫을 들고 왔을까? Korea, NO! WTO 인근 논에서는 중만생종 벼가 탐스럽게 익어간다.
노랑어리연, 가는 여름이 아쉽다.
노랑어리연, 가는 여름이 아쉽다.
2009.09.13냇갈 가득 노란빛이다. 늘상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차를 몰고 스치듯 지나치는 번잡한 곳이기에 '다음번에.. 다음번에..' 하다 여름을 다 보내고 가을의 문턱에서야 가까스로 차를 세웠다. 꽃들이 아우성치는 듯 했다. "아자씨. 오늘 지나면 내년에나 봐야 돼야.. 요리 와봐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어리연의 '어리'는 작고 어리다는 뜻, 어리굴젓, 어린이 등이 내나 같은 어원이라 한다. 노랑어리연은 흰 꽃이 피는 그냥 어리연에 비해 꽃이 크다. 꽃이 피고 나면 물 속으로 가라앉고 새로운 꽃대가 올라와 다시 꽃을 피워 모내기 끝날 무렵부터 여름 내내 꽃을 피운다. 장마 기간에는 큰물에 휩쓸려 사라진 듯 했다가도 이내 다시 꽃을 피우고 또 췹쓸리고를 반복하였다. 이 녀석들도 이제 거의 막바지가 아니겠나 싶다...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2009.09.09지나는 길에 얼른 가봤더니,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피었고 숲 속은 지금 한창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만개할 듯..
그리운 섬처녀, 위도상사화
그리운 섬처녀, 위도상사화
2009.09.02세상에 단 한군데 위도에만 피는 꽃이 있다. 위도상사화를 처음 안 것은 핵폐기장 반대투쟁이 한창 벌어지던 때, 핵폐기장이 위도에 들어서서는 안되는 이유중의 하나로 꼽은 것이 위도상사화였다. 헥폐기장이 들어서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위도상사화 자생지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것. 부안군민의 치열한 투쟁 끝에 핵폐기장은 결국 들어오지 못하고 자생지는 이렇듯 살아남았다. 고구마가 심어진 밭가상에 줄을 지어 피어 있다. 위도상사화는 꽃이 피고 이삼일이면 곧 시들어버린다고 한다. 다만 개체마다 꽃피는 시기가 달라 피고지기를 반복한다. 위도해수욕장 언덕에 바다를 바라보며 피어 있다. 본래 자생지가 아닌 곳에 위도 면사무소에서 심은 것이다. 위도 사람들은 이 꽃을 '몸모릿대'(몸몰이대?)라고 부른다. 듣는 귀가 좋지 않..
뻐꾹나리, 영아자, 맥문동, 이질풀, 은꿩의다리
뻐꾹나리, 영아자, 맥문동, 이질풀, 은꿩의다리
2009.08.26상사화를 보러 갔다가 같이 담아온 녀석들. 꽃은 저마다 독특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질풀, 대충 대고 담아도 사진빨 잘 받는 이쁜 녀석이다. 맥문동 이파리에서 난과 같은 기품이 느껴진다. 꽃은 꽃대로 이쁘고.. 은꿩의다리, 꿩의다리도 중류가 많다. 영아자, 처자 이름같은 꽃이름. 뻐꾹나리, 왜 뻐꾹나리일까? 암만 들여다봐도 모를 일이다.
은은한 빛 노랑상사화 vs 단아한 자태 백양꽃
은은한 빛 노랑상사화 vs 단아한 자태 백양꽃
2009.08.25얼마만의 꽃걸음인가? 상사화가 그리워 날짜만 곱씹고 있다가 근처에 간 길에 얼른 얼굴도장만 찍고 왔다. 그리고 이튿날 ,, 한번 내딛은 걸음이 이웃 동네까지 이어졌다. 고창산 노랑상사화, 개상사화라고도 부른다. 흔히들 상사화라고 하는 꽃무릇은 꽃이 너무 요란스러워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 단아하면서도 은은한 빛을 내는 우리 꽃이 좋다. 아직 꽃대를 올리지 않는 녀석도 있고 이미 지는 녀석도 있으니 언제가 전성기일지 그 시기가 묘연하다. 빛이 부족하여 진노랑상사화에 가깝게 보이지만 역시 개상사화이다. 하필 왜 개상사화라 했는지.. 참.. 모를 일이다. 정읍산 백양꽃, 아직 전성기에 이르지 못한 것이 확실하다.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꽤 많은 개체가 곷대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년을 벼르다가 비로소 ..
5월 해변, 모래언덕에 피는 꽃.
5월 해변, 모래언덕에 피는 꽃.
2009.05.305월 23일, 고창의 바닷가 심원 만돌 갯벌에서 해리 명사십리 해변까지 더듬고 다녔다. 물이 들어오니 바다 같다. 만돌 갯벌, 모래지치 너머로 갯벌과 죽도가 보인다. 물이 쪽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다. 무슨 팔자를 타고났을까? 척박한 모래땅에서 잘도 자란다. 갯씀바귀, 몸의 대부분을 모래에 파묻고 꽃을 피웠다.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해안에 자생한다고 한다. 왜 울릉도는 빼먹었을까? 줄기만 보아 오다 때 맞춰 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잎모양만 다를 뿐 꽃은 메꽃과 다를 바 없다. 척박한 환경에서 물을 많이 간직하기 위함인지 바닷가 모래 언덕의 식물들은 잎이 다들 두툼하다. 역시 모래에 대부분 묻혀버렸다. '해애애당화 피고 지이이는~' 지금도 섬마을에 총각 선생이 있을까? 있다 해도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없..
'아름다운 주머니' 금낭화.
'아름다운 주머니' 금낭화.
2009.05.03이런 꽃이 산야에 자생한다는 것이 믿기 어려워서였을까? 금낭화는 한때 중국에서 들어와 사찰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생각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아름답고 귀해보이는 금낭화도 자생지에 가니 발에 밟힌다. 길 복판에까지 자리를 잡고 꽃을 피워 생명력 강한 자생식물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자생지의 금낭화를 처음 보았던 몇해 전 5월 1일, 그 날짜만 기억한 탓이었을까? 좀 늦었다. 무수히 무리지어 있는 꽃들 사이에서 싱싱한 개체를 찾기가 힘들다. 그래도 워낙 사진발을 잘 받는 녀석들인지라 찍어놓고 보니 그럴듯 하다.
발그레한 새악시 볼테기, 남방바람꽃.
발그레한 새악시 볼테기, 남방바람꽃.
2009.04.24새로운 꽃을 보고자 하는 부푼 마음으로 새벽길을 달려 가본 자생지의 꽃들이 아침햇살을 받고 있다. 꽃들은 이제 막 꽃대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좀 이른 시기에 왔다. 생각해보면 사진은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개중에 이쁜 놈을 골라 꽃만을 부각시켜놓으니 그럴듯해보이지만 자생지의 형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수선하다. 잘 알려진 자생지인 탓에 이미 많은 분들이 걸음을 하였고 일찍 꽃대를 올린 개체를 찍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은 아직 준비되지 못한 다른 개체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자생지의 훼손이 심각해보인다. 나 또한 훼손의 행렬에 동참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꽃들이 만개할 때까지 출입을 자제한다면 자생지의 훼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직 꽃이 ..
선운족도리풀을 아시나요?
선운족도리풀을 아시나요?
2009.04.20다양한 무늬와 색의 잎사귀와 꽃색깔을 가진 족도리풀이 한데 엉켜 큰 군락을 이룬 골짜기가 있었다. 이 중 노란 꽃을 피우는 족도리풀을 야생화 동호회 사이트에 게재하였고 이를 계기로 두차례 탐사 안내를 하게 되었다. 두번째는 식물학자 이영노 박사를 안내하였고 이 분이 선운족도리풀이라 이름붙였다. 그 후로 입소문을 타 탐사객들 발길이 이어져 자생지가 몸살을 다소 앓았다. 지어 이듬해에 가서 보니 노란색 꽃이 피는 개체를 누군가가 싹 훑어가버렸다. 아마도 내가 안내했거나 나중에 다녀간 사람 중에 불순분자가 잠입했던 모양이다.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져 사람들 발길이 뜸한 모양이다. 많은 개체가 건강하게 자리를 잡고 꽃을 피웠다. 다만 선운족도리라 이름붙은 녀석들은 이제 대단히 귀하신 몸이 되어버렸다. 단 두개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