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한라산 산굴뚝나비
한라산 산굴뚝나비
2022.07.26우리나라에서 산굴뚝나비는 오직 한 곳,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다. 함경도, 양강도 등 북부 고산지대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 지금 우리 형편에서 이 나비를 볼 수 있는 곳은 한라산이 유일한 것이다. 이 나비가 이리 된 데에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크다. 빙하기 이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제주가 섬으로 되고 한랭한 지역에 살던 산굴뚝나비는 한라산과 북부 고지대의 산봉우리에 갇히게 됐다. 분단이 이 시대 우리 겨레의 삶을 갈라놓은 것처럼.. 하여 더 보고 싶었다, 산굴뚝나비. [꿀벌 기획② 나비가 아무도 모르게 산을 오른다] 한라산 산굴뚝나비, 더위에 삶터 잃어…해발 17 2022년 겨울, 전국적으로 발생한 꿀벌 실종 사건은 ‘미스터리’가 아닌 악재에 악재가 겹친 복... www.khan.co.kr 날로 가속화되는..
제주꼬마팔랑나비
제주꼬마팔랑나비
2022.07.24제주에 가면 흔하게 보이는 나비도 허투루 보지 않게 된다. 아직 보지 못한 나비가 허다한 나로서는 새로운 나비를 보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인 탓이다. 가파도는 처음이었다. 돌아보면 식중독 증상으로 몸에 신호가 오던 참에 담아놓은 나비, 돌아와 확인하니 제주꼬마팔랑나비였던 것이다. 이름과 달리 제주에만 있는 나비는 아니다. 남해서부 일대에 분포한다. 먹이식물은 참억새, 바랭이, 잔디, 5~8월 연 2회 발생한다. 다시 찾은 제주도, 이번에는 눈을 밝혀 제주꼬마팔랑나비를 찾았다. 하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으니 그리 보기 어려운 나비는 아닌 것이다.
남방남색부전나비
남방남색부전나비
2022.07.24우리 땅에서 단 한 곳,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다는 나비. 그런 나비가 여럿 있더라. 과거에는 넓게 분포했으나 여러 요인으로 그리 된 나비가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그랬던 나비도 있는 모양이다. 그중의 하나 남방남색부전나비는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오히려 사람의 간섭으로 분포 지역이 넓어진 경우, 하여 최근에는 동백동산 말고도 안덕 계곡 등지에서도 볼 수 있다 한다(. 민속자연사박물관 학술보고서). 딱 예상했던 바 종가시나무가 있는 숲 사이 하늘이 열리고 햇빛이 풍부하게 내리쬐는 곳에서 녀석을 만났다. 나무 위에서 활발하게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간혹 눈에 띄지만 눈으로만 확인할 따름이다. 키 낮은 나무, 혹은 땅바닥에 내려앉은 녀석들이 있어 꽁무니를 쫒는다. 높은 곳에서 노는 건 수컷, 낮은 곳에 강림한 ..
홍줄나비
홍줄나비
2022.07.24이 나비를 보겠다고 먼 길 달리기 네 번째, 보겠다고 맘먹은 지 6년. 잣나무 숲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시간은 대개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라 했다. 장마통 고르지 않은 날씨 오늘은 다행히 햇살이 맑고 하늘은 푸르다. 먼저 와 사방을 순찰하며 나비를 기다리던 이 바삐 손짓하며 나를 부른다. 여기는 오대산, 드디어 본다. 열 시 반 무렵이었다. 절 기둥에 내려앉은 단 한 마리 홍줄나비, 날개를 열었다 닫았다 무척이나 여유롭다. "나 오늘 한가해요". 햇빛을 쬐는 걸까? 사진기에 담기는 걸 즐기기라도 하는 양 초면에 허둥대는 나를 도리어 다독인다. 날아갈세라, 일단 거리 유지하고 '나도 봤다'는 증거를 남긴다. 살금살금 거리를 좁혀가는데 이 녀석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제 대놓고 활개 치며 사진기를 ..
집강소, 조선의 새 하늘을 열다.
집강소, 조선의 새 하늘을 열다.
2022.07.18폐정개혁 12개 조 △도인과 정부는 묵은 감정을 버리고 서정에 협력할 것 △탐관오리의 죄목을 조사하여 하나하나 엄징할 것 △횡포한 부호들을 엄징할 것 △불량한 유림과 양반들을 징벌할 것 △노비문서는 불태울 것 △칠반천인의 대우를 개선하고 백정의 평양립을 벗길 것 △청춘 과부의 개가를 허용할 것 △무명잡세를 폐지할 것 △지벌을 타파하고 인재 위주로 관리를 채용할 것 △외적과 내통한 자는 엄징할 것 △공사채를 막론하고 지나간 것은 모두 무효로 할 것 △토지는 평균으로 분작하게 할 것 전주화약 이후 전라도 각 고을에 집강소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전주성에서 물러났으되 무장을 풀지 않은 농민군이 주체가 되어 폐정을 개혁하는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집강소의 폐정개혁 12개 조항은 백성들에게 천지가 개벽하는 것과 같..
지리산팔랑나비
지리산팔랑나비
2022.07.16왜 지리산팔랑나비일까? 1936년 이 나비를 처음 기록한 석주명 선생이 지리산 표본을 사용했으며, 그의 나비 이름 유래기에서 "조선에서는 필자가 지리산에서 몇 나리 잡은 것밖에 없는 형편으로 그 산지를 따서 명명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허나 지리산팔랑나비는 지리산에만 있지 않다. 내륙을 중심으로 남한 각지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하여 강원도 산골짝에서도 만났던 것이다. 나비란 것이 때를 잘 맞추면 생각보다 쉬 만날 수 있게 되더라. 이름만큼이나 위풍당당하다. 내 이래 보여도 지리산이여!! 산지와 주변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 산다. 풀밭 사이를 날아다니며 엉겅퀴, 꿀풀, 큰까치수영 등의 꽃에서 꿀을 빤다. 수컷은 물기 있는 땅바닥에 잘 앉으며, 나무 끝에 앉아 텃세를 부린다. 암컷은 먹이식물(참억새, 큰..
바둑돌부전나비
바둑돌부전나비
2022.07.11얼마 만인가? 이 녀석을 보는 것은.. 3년 만이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군. 녀석을 처음 본 것은 8년 전이었다. 집에서 예초기 돌리다 녀석을 만난 후 신상털이에 나섰다. 남부지방 신우대에 기생하는 일본납작진딧물을 먹이 삼아 생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뒷낭깥 신우대밭에 가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이 나풀나풀 날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녀석은 육식성 나비다. 일본납작진딧물과는 기생이나 공생 이런 것이 아니고 먹고 먹히는 관계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댓잎에 앉아 있는 녀석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못 맹수의 기품이 느껴진다. 몸집에 비해 두툼하고 튼실한 네 다리, 금방이라도 내달릴 듯한 기세.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 중이다. 그러니 댓잎에 붙어있는 것들은 일본납작진딧물인 게다. 애벌레는 이 진딧물을..
번개오색나비
번개오색나비
2022.07.04지리산이 만복대, 정령치 지나 고리봉에 이르면 백두대간은 한껏 몸을 낮춰 사람 사는 마을로 내려간다. 반면 대간보다 훨씬 굵직하게 산줄기 하나 뻗어가니 바래봉으로 나가는 지리산 서북능선이다. 몸을 낮췄다 하나 대간은 대간, 대간과 서북능선이 품은 고원지대에 고을이 있으니 운봉이다. 운봉 산덕 마을에서 바래봉, 팔랑치 등으로 오를 수 있는 임도가 있다. 산덕 임도라 한다. 그 길에서 만났다. 국내에는 지리산 이북의 동북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수컷은 습기 있는 땅바닥과 오물에 잘 앉으며, 오후에는 산 능선에서 활발하게 점유 행동을 한다. 암수 모두 참나무 등의 수액에 모여 영양을 취한다. 먹이식물은 호랑버들, 버드나무, 애벌레로 월동한다. 6월 하순에서 8월 연 1회 발생한다. 나와의 거리를 좁혀오..
모시나비
모시나비
2022.07.02하늘하늘 한들거리는 모시옷이 양반들의 것이었다면 성글성글 투박한 삼베옷은 상민들의 것이었을까? 모시등그리, 쇠코잠뱅이 하는 말들을 듣고는 자랐으나 잘 구분하지 못한다. 어릴 적 어머니가 지어주셨던 것은 주로 삼베옷이었다. 삼베 빤쓰, 삼베 이불.. 한여름밤 무더위를 가셔주던 삼베의 거친 감촉과 어머니의 부채질을 잊을 수는 없겠다. 다 커서 장가 든 후에 모시로 삼은 옷을 입기도 했는데 그거이 모시등그리인 게다. 찾아보면 지금도 어느 구석엔가 있을 법도 하다. 모시나비를 보는 순간 그 옷이 생각났던 것이다. 바람이 통하지는 않겠으나 반나마 투명한 날개와 가지런한 시맥 하며 영락 없는 장인의 솜씨다. 낮술에 취해 몽롱하던 차에 허실 삼아 찾아들어간 숲 속 묵은 밭에서 너를 만났다. 다소곳하고 얌전하며 사람을..
각시멧노랑나비
각시멧노랑나비
2022.07.02멧노랑나비일까? 각시멧노랑나비일까? 매우 유사한 두 나비의 결정적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이 녀석은 각시멧노랑나비일 것으로 판단한다. 아닐 수도 있겠는데.. 뒷날개 복판 검붉은 점의 크기가 다르다 하는데 나로서는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무래도 뒷날개 아랫부분 굴곡의 차이(각시멧노랑나비는 굴곡이 두 번)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결정적이지 않겠는가 싶다. 멧노랑나비를 언제고 한 번 봐애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생길 수 읶겠다. 그 날을 고대하며.. 개망초에 앉았던 녀석 숲 속 그늘로 숨어 들어간다. 때마침 해가 나오고.. 멧노랑나비보다 2주 정도 빨리 나오고 한 달 정도 활동하다가 여름잠을 자며, 8월 말쯤 다시 활동하기 시작하여 어른 벌레로 겨울을 난다. 겨울을 나고 너덜너덜해진 날개로 힘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