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농민, 농사
토지는 밭갈이하는 농민에게!!
토지는 밭갈이하는 농민에게!!
2021.03.11봄이다. 천지간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간만에 일을 맡었다. 재 너머 사래 긴 밭, 쟁기질하러 간다. 밭이 꽤 크다. 심어놨던 호두나무 죄다 뽑아내고 잔디를 심는다 한다. 물론 임대한 밭이다. 땅주인은 따로 있다. 저만치 쬐깐한 밭뙈기 하나, 꼬부랑 할아버지, 경운기 털털거리며 밭을 갈고 있다.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 누구여? 저 만각동 대종이요~ 오~ 대종이.. 내가 눈이 잘 안븨여 그나 자네 일도 바쁠거인디 욕 보네 트랙타가 심 쓰는디요 문.. 아이고메 그나 어찌고 경운기로.. 여가 길이 없네이, 기계가 못 들와 글고 이게 투기꾼 것인디 나보고 안 벌어먹으락 헌가.. 멫 년 묵었던 밭이여. 그리서 뭇 숭구실라고요? 들깬나, 뭇나.. 春來不似春, 봄은 봄이되 봄이 아니다. 토지는 밭갈이하는 농민에게!! ..
전라북도 농림수산발전기금에 대하여..
전라북도 농림수산발전기금에 대하여..
2021.02.27삼락농정 운영소위에서 이 기금 운용과 관련된 보고가 있었다. 농림수산발전기금, 그 이름만으로는 구체적인 쓰임새를 알 수 없던 차에 귀 기울여 들었다. 기금 조성액은 333억 원인데 운용 가능액은 2,000억 원대인 것으로 미뤄볼 때 융자에 대한 이자보전으로 농어민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전북도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농림어업의 대내외 경쟁력 강화로 돈 버는 농어업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농림수산 분야 생산․유통․가공업에 종사하는 농어업인(농업법인 포함) 경영안정에 도움을 주고자" 융자금 지원 신청을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농어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는 설명이 눈에 띈다. '돈 버는 농어업 실현', 그 목적 참으로 깔끔하고 명료하다. 이 기금이 실제로 어떤 농어민들에게 무슨 도움..
기고만장 송하진 연하장
기고만장 송하진 연하장
2021.01.05도지사 송하진 씨가 연하장을 보냈다. 영정치원寧靜致遠, 본인이 직접 썼다는 한자가 크게 쓰여 있고 친절하게 풀이까지 달아 놓았다. 도청에 가 보니 대형 현수막으로 내걸었더라. 평안하고 안정되어야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를 두고 "2021년에는 코로나 19와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안정되고 평안한 도정을 만들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생태문명으로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도내 주요 일간지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도청이 던져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썼을 터이니 이는 도청이 내세운 신년 도정의 지표라 보면 되겠다. 송하진 지사가 말하는 안정과 평안은 과연 누구를 위한 누구의 것일까? 그의 안중에 도민의 근간을 이루는 농민과 노동자가 있기는 한 것일까? 어제 전농 전북도연맹은 도청 앞 농성장을..
농업포기, 농민무시, 불통행정의 사망을 선포한다!
농업포기, 농민무시, 불통행정의 사망을 선포한다!
2020.12.11흰옷 입은 여성농민들이 도청광장을 행진한다. 선창자의 구호에 맞춰 곡을 하는 여성농민들, 그들은 오늘 한국농정의 사망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농업예산 삭감 · 농업포기 문재인 농정, 농민 무시 전라북도 불통 농정에 사망을 선포한다! 일 년 내 자연재해와 맞서 싸우며 이 땅을 지켜온 여성농민들, 뜨끈한 방구들에 허리 지지고 누워 있어도 시원찮을 차가운 겨울날 누가 이들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몸을 부리게 하는가? 입만 열면 농도 전북이요, 삼락농정이요 떠들어대면서도 농민의 요구는 귓등으로도 안 듣고 독선과 아집으로 농민 위에 군림하는 송하진 지사와 농정 관료들을 규탄한다. 농업포기 농민말살 문재인 농정 규탄한다! 아이고~ 아이고~~ 농민무시 불통행정 송하진을 규탄한다! 아이고~ 아이고~~ 농업예산 ..
전라북도 ‘삼락농정’에 대하여..
전라북도 ‘삼락농정’에 대하여..
2020.12.10‘삼락농정’에 관한 전북도연맹의 입장 - 농민 여론조사 결과(문서 첨부)를 바탕으로 전농 전북도연맹과 전여농 전북연합이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전라북도청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 지 50일이 넘어가고 있다. 우리는 왜 싸우고 있으며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1.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하라! 우리는 지난해 3만여 전북도민의 서명으로 발의한 농민수당 주민청구 조례안의 내용과 취지를 전북도청과 도의회가 받아안고 농민수당 조례 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또 요구해 왔다. 하지만 도청 당국자와 도의회는 앵무새처럼 “지사의 의사가 중요하다” “지사가 결심할 일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여 우리는 도시자와의 면담과 담판을 요구하고 있다. 2. 농업재해 지원금을 지급하라! 코로나와 기후위기는 우리 농민..
불통, 꼴통 송하진 도지사 규탄 전북 민중대회
불통, 꼴통 송하진 도지사 규탄 전북 민중대회
2020.11.2811월 26일 전북도청 앞에서 송하진 도지사의 불통행정을 규탄하는 전북 민중대회가 열렸다. 이 날 대회에서 농민을 대표하여 발언한 내용이다. 농성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우리 요구는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하라는 것이고 이걸 도지사와 직접 만나서 담판 짓겠다는 것입니다. 이 싸움의 시작은 작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락농정위원회에서 농민수당 지급 방안을 놓고 협의하던 중 도청이 농민들을 배제하고 시군 단체장들과 공모하여 농민수당 지급액을 일방적으로 결정, 발표했습니다. 이에 맞서 주민 조례 청구운동으로 3만여 도민의 서명을 첨부한 조례안이 도청에 제출되었고 이 조례안은 도지사의 심의를 거쳐 도의회로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도의회는 도청과 협잡하여 경찰력으로 도의회를 봉쇄한 가운데 도청..
농민수당 조례개정, 농업재해지원금 쟁취 전북농민대회 대회사
농민수당 조례개정, 농업재해지원금 쟁취 전북농민대회 대회사
2020.11.20농민 기본법 제정! 농민수당 조례 개정! 농업 재해 지원금 지급! 도청 앞에 농성장을 열고 투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우리 투쟁의 출발은 농민수당 조례 개정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3만여 도민의 구슬땀으로 발의한 농민수당 주민조례안이 도 의회에서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을 목도해야 했으며,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하라”는 모든 농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구천을 떠도는 영혼처럼 허공에 메아리치고 있는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있어 본 적 없는 초유의 기후위기와 이에 따른 대규모 흉작으로 악전고투하는 농민들의 고통을 헤아리기는커녕 애써 외면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도지사와 농정 당국자들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어쩌면 이토록 한심할 수 있을까 하는 측은지심이 들 지경입니다...
전북도청 앞 농성장의 밤
전북도청 앞 농성장의 밤
2020.11.19농성이 길어지고 투쟁이 격화되면서 갖가지 언론보도가 줄을 잇는다. 그중에 하나 농성장에서 술 먹고 음식 해 먹는다고 꼬집는 기사가 있더라. 맞다. 그러하다. 농성장 전기를 차단한 도청의 치졸한 행위에 맞서 솥단지 걸고 불 지펴 밥 해 먹고 술 마시며 농성장 추위를 이겨냈다. 우리는 앞으로도 당당하고 의연히 불 지피고 술 마셔가며 농성장의 밤을 우리 방식대로 향유할 것이다. 화재 위험 운운하더라. 농민들 가슴속 이글거리는 불덩이는 보지 못하고 하찮은 장작불에 몸서리치는 허튼수작이라 생각하지만 말 대접으로 소화기를 갖다 놨다. 농성장에 어둠이 내리면.. 이런저런 손님들이 농성장을 찾는다. 격려와 지지, 뭐 이런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이다. 손에 뭐라도 한 가지씩은 다들 들고 오시더라. 이런 손님들을 그냥 돌려..
44억짜리 전북도청 잔디 농사
44억짜리 전북도청 잔디 농사
2020.11.17도청광장이 잔디광장으로 바뀌었다. 44억이 들었다 한다. 기존 시설 들어내고 새로 잔디 깔고 기타 조경에 그리 들었다는 것이겠다. 저짝에 보이는 정자가 3억짜리라던가, 4억짜리라던가.. 44억이면 잔디 말고 그냥 돈으로 깔아도 푹신하게 깔았겄다. 좌우튼 그리 들었다 하니 그렇다 치자.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도청 앞 농민대회를 앞두고 냄시 나는 가축분 퇴비를 잔디광장 전면에 살포했다. 내 비록 심혈을 기울이지 못했다 하더라도 잔디 농사 20년이 넘었는데 이 시기에 이런 거름을 준 적도, 이렇게 농사짓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잔디가 휴면 상태로 들어간 지금, 그것도 이미 광장 전면에 고루 뿌리를 내린 조건에서 유기질 퇴비를 뿌리다니.. 내 그동안 농사를 잘못 지었단 말인가? 하여 장성 삼서면에서 농사짓는..
태풍이 지나가고..
태풍이 지나가고..
2020.09.03밤새 강한 비바람 머릿속은 온통 나락밭 젓담어지는 흉흉한 상상 잠들기 어려웠으나 잠이 들었다. 아침이 밝고 태풍 지나가고 비 그치고 들판은 무탈하신지.. 동구 밖 바람 흔적, 쓰러진 나무 없다. 된바람은 불지 않았다. 음.. 시달렸구나. 쓸~름 장하다 나락, 잘 버텼다. 뚝방 아래 들판은 무탈하다. 저 멀리 두승산, 갑오년 농민군 배웅한 투쟁의 활화산 굽어 살피신 덕인가 하노라. 동림 저수지 철썩철썩 파도치는..
탱자 울타리
탱자 울타리
2020.08.29태풍이 큰 탈 없이 지나가고 산들바람이 불었다. 여유로운 마음에 탱자 울타리에 손을 댄다. 나는 늘 일을 키워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후의 순간에 처리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내년에는 새순 올라오는 족족 낫으로 살살살살.. 꼭~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어깨 빠질락 한다. 고생스러우니 없애버리라 하지만 나 죽드락은 그럴 수 없다. 동네가 환해졌다. 내 마음도 환해진다. 그나 잔디를 떠내야 내 사람 구실 하겠는데.. 호랑나비 나풀나풀 탱자 울타리 위를 난다. 탱자나무는 호랑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
오래된 담화문
오래된 담화문
2019.10.30오래된 벽장 속 케케묵은 것들을 치우다 발견한 고이 접힌 벽보. 1962년 정읍군수 담화문, 5.16 쿠데타 이듬해다. 농민들 보라고 붙여놓았겠는데 무지하게 장문이다. 글씨는 거의 깨알.. 장담컨대 끝까지 읽어본 사람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시대를 몇차례 뛰어 건너 쉰일곱 해 만에 내가 읽었다. 끝까지.. 요지는 이렇다. 1. 추심경 실시로 지력을 증진시켜 미곡 증산을 기하도록 총궐기하자. 추수기를 맞이하여 노고가 많으시다. 우리나라는 8할이 농민인 농본 국가로서 농민이 잘 살아야 나라가 부강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은 빈곤과 기아선상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농민 자신의 구태의연한 영농으로 인한 낮은 생산성에 있다. 지금 혁명정부가 강력한 중농정책 아래 농산물 가격 유지법을 시행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