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착한 물때까치(Chinese Great Grey Shrike)를 만나다.
착한 물때까치(Chinese Great Grey Shrike)를 만나다.
2014.10.19이러저러한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새만금 지구, 만경강 하구 부근.좀처럼 거리를 주지 않아 먼발치에서 아쉽게 보아오던 물때까치를 꽤 오랫만에 만났다. 두개체, 한놈은 까칠한데 한 녀석은 착하다. 말쑥한 녀석, 잘 차려입은 신사복같은 깃털을 지녔다. 뭔가 사냥감이 있었을까?착한 녀석이 눈 앞에서 한참동안 정지비행을 보여준다. 착하고 멋진 녀석. 물때까치 아주 원없이 봤다. 우수리, 몽골,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 우리나라에는 매우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철새이며 나그네새. 9월 초순부터 도래하여 통과하거나 월동. 습지, 하천, 넓은 초지, 평지 등지에서 단독 생활한다. 작은 나무, 전깃줄 등에 앉아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며 작은 조류, 설치류 등을 노린다. 먹이를 나뭇가지나 철조망에 꽂아두는 습성이 있다. - 야생..
도요물떼새의 휴식
도요물떼새의 휴식
2014.10.13요사이 좋은 물때에 맞춰 이동중에 휴식을 취하며 영양보충중인 도요물떼새와 잦은 시간을 가졌다. 민물도요, 좀도요, 왕눈물떼새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송곳부리도요, 넓적부리도요 등이 드물게 섞여 있다. 덩치 큰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큰뒷부리도요 등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그 속에 붉은어깨도요가 몇마리 함께 하고 있다. 갈매기들 사이에는 검은머리물떼새들이 무리를 이루어 자리하고 있다. 시간을 잘 맞추면 이 녀석들을 근거리에서, 그리고 한 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물이 차오르는 가운데 자잘한 녀석들이 휴식을 위해 무리를 이뤄 아직 물이 차지 않은 모래톱을 찾는다. 민물도요, 좀도요, 왕눈물떼새, 흰물떼새 등이 다수다. 이 가운데 가장 귀한 녀석들은 단연 넓적부리도요. 무리를 이룬 녀석들을 찍어놓은 사진..
넓적부리도요(Spoon-billed Sandpiper)와 친숙해지기
넓적부리도요(Spoon-billed Sandpiper)와 친숙해지기
2014.10.09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이제 넓적부리도요는 있기만 하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겠다. 만조가 되었을 때 도요새들이 무리 지어 쉬는 공간에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들어간다.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녀석들도 크게 개의치 않고 쉬게 된다. 녀석들과 눈높이를 맞추면 더욱 좋다. 앉아서, 기어서 슬금슬금 접근하면 녀석들도 슬금슬금 눈치 보다 그냥 그렇게 쉰다. 그렇게 잡은 넓적부리도요의 모습을 감상하시라. 넓적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 목록에 위급(CR)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다. 번식지 상실, 중간 기착지 및 월동지역 상실, 월동지에서 식용을 위한 사냥 등으로 개체수가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다. 1970년대에 2,000~2,800쌍이었으며, 2000년에는 1,00..
다시 만난 넓적부리도요
다시 만난 넓적부리도요
2014.09.29때는 바야흐로 새들의 이동시기.많은 새들이 월동지를 찾아 남에서 북으로, 복에서 남으로 이동한다. 떠나는 새들, 찾아오는 새들그리고 쉬어가는 나그네새들로 한반도 곳곳이 북적인다. 실로 오랫만에 부안에서 심원으로 이어지는 고창 바닷가를 찾았다. 대부분이 갯벌인 고창 해안선.. 축조식 양식장과 간척사업으로 훼손되고 협소해진 구간이 많다. 만조시간에 도착한 갯등에 많은 도요들이 운집하였다. 좀도요, 민물도요, 왕눈물떼새, 흰목물떼새.. 자잘한 녀석들.. ㅎㅎ 무리들 사이에서 넓적부리도요를 찾는다. 독특한 부리모양, 특이한 행동거지, 세가락도요에 가까운 깃털색깔 등으로 골라내야 한다. 결정적인 것은 오리 주둥이같은 부리모양이다.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 그런데 의외로 쉽게 찾아냈다. 넓적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
물꿩(Pheasant-tailed Jacana)
물꿩(Pheasant-tailed Jacana)
2014.08.01아주 자그마한 시얌(샘)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좀 크면 둠벙, 더 크면 방죽이라 한다. 아주 크면 뭐 저수지..우리 동네 인근에는 이맘때쯤이면 가시연이 온통 뒤덮어버리는 방죽이 하나 있다. 그 방죽에 물꿩이 다시 왔다. 2년만이다. 그런데 올해도 여전히 홀몸, 역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물꿩은 1처다부제로 번식한다 했는데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분할 수 없으니 어떤 연유로 홀몸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암컷은 여러마리의 수컷을 거느리고 열흘 간격으로 연속적으로 알을 낳을 수 있으며 부화와 육추는 수컷이 책임진다. 호사도요와 매우 유사한 습성인데 암수 구분이 어렵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지난번 녀석과는 달리 소리를 내지 않고 소리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지난번 녀석은 물꿩 소리를 들려주면 자신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2014.07.31심원 갯벌, 만조가 되어도 물이 들지 않는 갯등 위로 쇠제비갈매기들이 날고 있었다. 녀석들을 보러 갯벌에 들어갔다가 못볼 것을 보고 말았다. 한쪽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어린 쇠제비갈매기. 처음부터 그랬던것인지,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보는 나나 날지 못해 곤두박질치며 달아나는 새나 몹시 힘이 겨웠다. 날은 무덥고.. 나를 유인하기 위한 술책으로 보았다. 다친 척 하며 척전을 유인하는 의상행동.. 아직도 둥지가 있나? 아니면 갓 깨어난 어린새가 있다 싶었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한쪽 날개가 없는 어린 새다. 녀석은 실제로 날지 못했다. 그렇게 철푸덕거리며 녀석은 나에게서 멀어져갔고 먹이를 입에 문 어미새는 녀석과 나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나는 오늘 못된 침입자가 되었다. 날 수는..
덕유산 두견이
덕유산 두견이
2014.07.28쪽박 바꿔주! 쪽박 바꿔주! 쪽박 바꿔주소..이렇게 우는 새가 있다. 내 귀에는 '홀딱 벗겨주'로 들리기도 하지만서도..이 새 울음소리에 악독한 시엄씨와 불쌍한 며느리가 등장하는 옛이야기가 얽혀 있다.아주 작은 바가지로 쌀을 퍼 밥을 하게 하고 그 밥을 누가 다 먹었느냐고 윽박지르던 시엄씨와 그 등쌀에 굶어죽은 며느리의 억울한 영혼.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새가 되어서도 "쪽박 바꿔주소" 하고 울겠는가 말이다. 세월이 흘러 전세가 역전되었으니 머지 않은 훗날 며느리 구박에 죽어간 불쌍한 시엄씨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법도 하다. 여튼 쪽박새라 불리기도 하는 '두견이'가 그 주인공이다. 일단 소리부터 들어보시라. 우렁차게 울어대지만 울창한 숲속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라 보기가..
방장산 칡때까치
방장산 칡때까치
2014.07.26귀한 새도 한번 보고 나면 다시 보기 쉬워진다는 말은 보편적으로 맞는 말이다. 서식지의 특성, 출몰 시기, 기본 습성 등이 파악되는 데 따른 것이리라. 특히 어린 새들이 막 이소하여 어미새들을 따라다닐 시점이면 더욱 그렇다. 어미새와 어린새들은 쉴 새 없이 지저귀며 서로 소통하고 눈치없는 어린 것들은 자신의 위치를 쉽사리 노출시키기 때문에 어미새들이 애가 타기도 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내 경우 호사도요는 1년이 넘게 거의 매일 관찰하다시피 했음에도 한번 종적을 감춘 이후 몇년이 지나도록 그림자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 호사도요가 그립다. 알만큼 아는데.. 요사이 칡때까치가 자주 눈에 띈다. 작년 운곡습지에서 한차례 본 바 있고 올해는 고수 임도에서 본 이후 운곡습지, 방장산 임도 등지에서 여러차례 관찰..
운곡습지 칡때까치
운곡습지 칡때까치
2014.07.11요사이 많은 새들이 이소 후 육추 과정에 있다. 새끼를 달고 다니는 칡때까치를 보았다. 운곡습지.
소쩍새 날다!
소쩍새 날다!
2014.07.10방장산 임도를 타고 읍내에 나간다.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구름이 끼고 이따금 비가 내린다.날이 어두워서인가? 소쩍새 소리 들린다. 경험상 소쩍새는 소리에 응답을 잘 하는 녀석이다. 전화기 속 소쩍새 소리를 틀어놓으니 맞장구 쳐가며 트럭 쪽으로 다가온다. 짜식, 안보일것같지? 다 보여.. 소쩍새는 사실 작은 녀석이다. 덩치에 비해 소리가 클 뿐... 트럭 주변까지 날아와 나를 노려본다. 내가 이겼다. 이내 얼짱각도... 다음 순간소리 안나는 날개짓으로 숲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사람이 나타났다. 산림청 소속인 듯.. "아저씨 약초같은거 캐시면 안돼요"새 잡는건 괜찮허요?""보기만 하세요""예" 아따 그 양반 야무네..ㅎㅎ
꽁지 빠진 참새, 분위기 잡는 개개비, 높이 앉은 물총새
꽁지 빠진 참새, 분위기 잡는 개개비, 높이 앉은 물총새
2014.07.01꽁뎅이 빠진 참새무슨 사연이 있는지 몰라도 참 구성대가리 없다. 현장의 진실을 전하지 못하는 사진 시끄럽게 우짖는 개개비의 목청에 비하면 사진이 너무 고요하다. 높이 앉은 물총새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지만 너무 높이 앉은 것 아니냐?쬐깐한 논고랑창을 내려다보면서..과욕이지 싶다. ㅎㅎ
무더운 날 시원한 숲 속에서 만난 긴꼬리딱새.
무더운 날 시원한 숲 속에서 만난 긴꼬리딱새.
2014.06.30무더운 한낮 더위를 피해들어간 숲 속에서 긴꼬리딱새를 보았다. 흔히 부르는 이름 삼광조는 일본 것을 그대로 갖다 쓰는 것이라 왜색이 짙다. 한국조류협회에서 토론을 거쳐'긴꼬리딱새'로 개칭했다 하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2009년의 일이니 꽤 오래 되었음에도 지금도 삼광조라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은 듯.. 이런데라면 예의 긴꼬리딱새가 있을 법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곳. 짧은 순간이지만 작년에는 소리도 들었던 터다. 사실은 나비를 찾고 있었다. 새소리가 들리고 짚푸른 녹음 사이로 뭔가 움직이고 있었다. 긴꼬리딱새 특유의 경쾌한 휘파람 소리는 아니지만 느낌이 온다. 이런 느낌은 어디서 오는건지 참 이상하다. 육안으로 녀석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자 사진기를 만지는 손이 허둥대기 시작한다. 침착해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