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석곡
석곡
2013.05.28사람의 손을 피해 달아난 석곡. 새 잡는 망원렌즈로도 아스라히 보이는 절벽, 감히 오르려 하지 말라. 새 되는 수가 있느니..
꿈에 본 긴꼬리올빼미가 긴부리도요가 되어 나타났다.
꿈에 본 긴꼬리올빼미가 긴부리도요가 되어 나타났다.
2013.05.14조복 좋은 날. 간밤 꿈에서는 긴꼬리올빼미를 보았다. 어찌 해서인지는 몰라도 올빼미를 잡았는데 잡고 보니 긴점박이올빼미라..너는 지난번 보았던 녀석이니 내 너를 놓아주마 하고 날려보냈는데 아뿔싸 긴꼬리올빼미다. 옆에 있던 각시더러 어디에 앉는지 잘 보라 이르고 헐레벌떡 사진기 갖고 달려와 사진에 담으려 하니 밧데리가 없다. 그러다 깼다. 아침나절 길을 나서 '야미도'로 향했다. 군산 사는 가무락이 일러준 탐조터. 새만금 방조제로 연결된 덕에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다. 야미도에서는 할미새사촌, 진홍가슴, 황금새 등 무려 6종의 새로운 새를 만났다. 돌아오는 길, 갈곡천 하구 수앙 들판에 들렀다. 일찌감치 모내기를 끝내 도요새들이 많이 내리는 논이 있다. 멀리서 보아도 구분이 되는 한무리의 학도요들이 ..
새만금 야미도의 나그네새들.
새만금 야미도의 나그네새들.
2013.05.14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야미도.앞으로 어떻게 변모해갈지 모르겠지만 야미도는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다. 차마 사진기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무너져내리는 폐가들과 군데군데 남은 집들을 지키는 쭈그렁 할매들. 새만금 관광객들을 노린 현대식 횟집들은 다들 폐업상태, 군데군데 뭔가 짓다가 멈추어버린 공사장들이 즐비한 섬 야미도. 하지만 한반도를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새들의 휴식처 노릇은 여전히 단단히 하는 모양이다. 여기저기 빈집 우거진 풀밭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새들. 처음 보는 녀석들이 즐비하다. 서해안 낙도, 어청도와 외연도 등을 찾아 먼길 떠나는 탐조객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듯 하다. 골목길에서 만난 야미도 할매 "어디서 오겼소?" "새 좀 볼라고요" "워매 우리집 마당에 이뿐 새 앙겄..
5월, 영실 선작지왓 윗세오름 주변의 야생화
5월, 영실 선작지왓 윗세오름 주변의 야생화
2013.05.09시간 반이면 오를 수 있는 영실-윗세오름길은 한라산 산길 중에서 가장 짧다. 짧기도 하거니와 제주 남서부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광활한 주위 조망과 백록담 화구벽을 보며 걷는 선작지왓의 이국적 정취는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 틈을 주지 않는다. 어리목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돈내코로 내려갈 수도 있겠으며 영 시간이 촉박하다면 되짚어내려가는 것도 문제 없으니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산을 잘 타지 못하는 등산객들도 부담없이 오를 수 있겠다. 영실입구, 산객을 반기는 까마귀가 신령스럽게 느껴진다. 털진달래가 피었다. 화구벽이 보이는 고산평원, 선작지왓에는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철쭉이 만개하는 모양이다. 한라산 특산 좀민들레. 일반 민들레에 비해 매우 작다. 노랑제비꽃이 지천이다. 오른짝 쳇망오름과 외약..
이런 족도리풀
이런 족도리풀
2013.05.01고구마 잎파리하고 닮은 잎이 그늘을 드리우고 그 아래 검다고 느껴지는 족도리 닮은 곷이 피는 풀. 식물학자들과 들꽃을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은 꽃모양과 잎파리의 무늬 등등을 따져 이래저래 분류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저 족도리풀일 따름이다.보통의 족도리풀은 이렇게 생겼고 이런 색의 꽃을 피운다. 그런데 좀 다른 녀석이 있으니 줄기도 꽃도 노랗다. 흔히 보기 어려우며 특정 지역에서만 보인다. 노랗게도 보이고 녹색으로도 보이고 자주색 점무늬가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족도리풀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 차이로 하여 한때 손을 타 거의 절멸하다시피 했던 녀석들의 개체수가 다소 늘어났다. 그날 이녀석 인근에는 이런 녀석들이 벗 삼아 피어 있었다. 금붓꽃 각시붓꽃 참꽃마리 개별꽃 야는 뭔지 모르..
길기도 하여라 '장다리물떼새'
길기도 하여라 '장다리물떼새'
2013.04.18장다리물떼새를 본 적이 있는가?아스라한 기럭지에 순진한 생김새, 빨간 눈망울이 슬퍼보이는 나그네새.이 녀석들을 처음 본 것은 제주 하도리에서였다. 처음 보는 그 순간 "장다리물떼새다!" 하고 탄성이 나왔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참 잘 붙여진 이름 장다리물떼새. 이 녀석들을 다시 만난것도 역시 하도리. 이번에는 대단히 귀하게 볼 수 있다는 큰부리도요와 함께였다. 귀한 나그네를 보다 잘 알아보는 사람이었다면 큰부리도요를 주인공으로 찍었을 것이나 나는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역시 하도리. 이번에는 쇠청다리도요와 함께 있다. 쇠청다리도요도 짧은 다리는 아닐진대 이건 뭐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며칠 전 고창 심원 바닷가 마을 농수로에서 다시 만났다.머리 까만것이 수컷, 뒤에 있는 녀석이 암컷이다. 야..
민들레
민들레
2013.04.15소금기 강한 바닷가 염전에 민들레가 무리지어 피었습니다. 그것도 토종으로다가..
동강할미꽃
동강할미꽃
2013.04.01동강 일대 석회암 절벽에 자생하는 우리나라 특산종 동강할미꽃.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저 눈으로만 보고 손이나 대지 말았으면.. 여기까지가 백운산 등산길에서 본 동강할미꽃.아래는 동강가 귤암리 절벽, 이 동네 말로 뼝대에 핑 동강할미꽃. 낮은데 자리한 꽃들은 묵을 줄기를 걷어내고 개완허니 손질해놓았다. 이거이 더 좋은가?사람 손을 탄 할미꽃들은 발가벗겨놓은것 같아 좀 추와보인다. 아무래도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정감있고 푸근하니 더 좋아보인다.
중국산 경극배우같은 화장빨 홍여새, 황여새
중국산 경극배우같은 화장빨 홍여새, 황여새
2013.03.14얼핏 들으면 홍여사, 황여사로 들린다. 화장빨 찐한 중국산 경극배우를 보는 듯 하여 원산지가 중국이 아니겠는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 통통한 몸매에 귀티는 아니고 그렇다고 천박스럽지도 않은 묘한 분위기의 화장빨, 눈 앞에서 뒤로 길게 이어지는 검은 눈썹선 탓에 눈매가 날카로와보이고 대가리 뒤로 길게 뻗은 도가머리가 인상적이다. 우게 홍여새, 아래 황여새..이 녀석들은 구분하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간단한 구별법은 꼬리깃의 색깔을 보는 것이다. 빨간하면 홍여새, 노란하면 황여새. 암수 구별은 턱 밑의 검은 깃의 경계가 뚜렷한가 그렇지 않은가로 한다는데 사진이 많지 않아 그런지 다 수컷처럼 보인다. 여기까지가 2011년 2월 하남 나무고아원에 왔던 녀석들을 찍은 것이고, 아래는 엊그제 용산 서빙고역 앞 대로에서 ..
봄은 바람을 타고 온다.
봄은 바람을 타고 온다.
2013.03.10바람이 씨게 분다. 봄을 몰고 오는 바람이다. 몽골고원과 중국에서부터 실려온 누런 먼지가 세상을 뿌옇게 가리우는 요지음..우리 동네 매화는 아직 일러 피들 안했고 산수유만 꽃망울을 벙긋거린다. 희여재 넘어 선운산에 들었다. 기운만 완연할 뿐 숲은 아직 겨울이다.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할랑할랑 걸어내려가다 길을 벗어나 낙엽 두터운 숲 속으로 접어든다. 아직 잎을 달지 않은 겨울 나무숲은 바닥까지 햇빛을 잘 받아들인다. 봄은 계곡 옆 두터운 낙엽을 뚫고 올라오고 있었다. 보송보송 솜털을 단 노루귀가 꽃대를 올렸다. 이론 봄 숲의 꽃들이 쌍으로 혹은 무더기로 꽃대를 올린다. 혼자면 외로웅께.. 봄바람 타고 예까지 왔을까? 변산바람꽃이 나무 뿌리 위 무릎 관절같은 곳에 뿌리를 내렸다. 변산바람꽃은 이름과 달리..
꿈에 그리던 긴점박이올빼미
꿈에 그리던 긴점박이올빼미
2013.03.05긴점박이올빼미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간밤에 쏙독새가 현몽하였다. 아직 때가 몹시 이른데도 쏙독새가 나타나 '정선은 아직 겨울인데 여름새가 빨리도 왔다' 하며 쫓아다니다 잠에서 깼다. 그 꿈을 좀 더 귀하게 여겼더라면.. 300mm를 챙기지 않은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도 좋다. 빛도 좋고, 렌즈(올림푸스 50-200mm)도 좋고, 무엇보다 본 것이 어딘가? 나는 오늘도 귀한 새를 우연히 쉽게 보는 탁월한 조복 행진을 이어간다. 어디선가 날아와 인근 나무에 앉았다. 아마 우리 머리 위에 앉아 있었겠지. 처음에는 쇠부엉이 정도로 알았고, 다음엔 올빼미로 알았다. 잔가지가 무성한 나무에 앉다보니 영 각이 안나와 성의없이 찍고 돌아섰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놓고 나니 느낌이 좀 달랐다. 볼고족족한 부리며 가슴무늬..
새들이 사라지고 나면..
새들이 사라지고 나면..
2013.02.20사람은 어찌 될까?사람이 만들어낸 쓰레기에 죽어가는 새들이 처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