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방장산 작은주홍부전나비
방장산 작은주홍부전나비
2013.09.16나비들은 같은 종이라도 봄에 나오는 녀석, 여름에 나오는 녀석이 크기나 색상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작은주홍부전나비는 여름형이 봄형에 비새 크기가 작아지고 색상은 어두워진다고 되어 있다. 지난번 천안에서 봤던 큰주홍부전나비에 비해 강렬하지는 않지만 이 녀석도 꽤 멋지다. 방장산 임도를 지나오면서 딱 세개체를 보았을 뿐인데 시기나 장소 탓인지, 아니면 사방에 널려 있는 매우 흔한 녀석은 아닌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이 녀석들은 윗날개와 아랫날개를 비비며 날개를 폈다 오무렸다 한다. 부전나비류의 전반적인 특징이 아닌가 싶다. 전국에 걸쳐 분포하며 4월에서 10월까지 연중 관찰된다. 둘 중 하나는 암컷이지 않겠나 싶다. 주홍색상이 연하게 나오는 것이 암컷이라 하니 아래쪽 것이 암..
방장산 표범나비는 등골나물을 좋아한다.
방장산 표범나비는 등골나물을 좋아한다.
2013.09.16고창읍에서 용교까지 방장산 임도를 타고 넘어왔다. 임도는 나비를 관찰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임도를 따라 이러저러한 꽃들이 피어 있고 꽃마다 단골 나비들이 있다. 가장 많이 피어 있는 등골나물은 표범나비들이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표범나비들은 이름답게 매우 전투적이어서 다른 나비들의 접근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세가지 정도의 표범나비를 보았다.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흔한 녀석들.. 무늬 치이가 미묘하여 구분이 쉽지 않아 혼동스럽다, 더 많이 자주 봐야 눈에 익을 듯.. 은줄표범나비 암검은표범나비 암컷 암수가 매우 유별하여 이 녀석을 알아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줄나비 종류가 아니겠는가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도감을 뒤지다 보니 알아보지 못했다. slr클럽에 사진을 올리고 문..
부전나비 2종(먹부전나비, 푸른부전나비)
부전나비 2종(먹부전나비, 푸른부전나비)
2013.09.14나비들은겉과 속, 정확히 말하자면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이 판이하게 다른 녀석들이 많다. 인내심을 가지고 날개 접고 펴기를 기다려 위아래의 색상과 무늬를 동시에 잘 눈여겨둬야 나비를 잘 알아볼 수 있겠다. 오늘 본 먹부전나비와 푸른부전나비도 겉과 속이 몹시 다른 그런 녀석들에 속한다. 둘 다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3월에서 10월까지 관찰되는 매우 흔한 녀석들이다. 먹부전나비, 우리집 마당에서 찍었다. 나비가 날아다니는 시기에 전국 도처에서 쉽게 볼 수 있겠다. 암수 구분법에 대해 나와 있긴 한데 설명이 복잡하니 그냥 넘어가야겠다. 암컷이 수컷에 비해 다소 크다. 푸른부전나비, 운곡습지 넘어가는 길섶 풀숲에서 보았다. 이 녀석 역시 전국 각지 아무데나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평지에서 산꼭대기까지 광범..
담에 기댄 꽃무릇이 가을비를 맞고 있다.
담에 기댄 꽃무릇이 가을비를 맞고 있다.
2013.09.14밤을 도와 집에 내려왔다. 여름 휴가보다도 긴 추석 연휴. 새로 두시, 마당에 들어설 무렵 마른 번개 요란하더니이 아침 가을비가 철철 내리고 있다.그래도 별이 총총 박혀 있었는데.. 담에 기댄 꽃무릇이 가을비를 맞고 있다. 이건 뭐 울 밑에 선 봉선화도 아니고..워낙 요란스런 꽃이라 과히 좋아하지 않는데그래도 비 맞고 있는걸 보니 째까 짠허다. 꽃무릇은 상사화라 통칭되는 꽃들 중에 가장 늦게 꽃대를 올린다. 상사화, 개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백양꽃, 위도상사화..나머지 상사화들이 지닌 은은하거나 청초하거나 새초롬한..그런 맛 없이 너무나 노골적인 꽃무릇은 토박이가 아니다. 그래서 도발적인가?이 녀석들을 절간의 스님들이 즐겨 심어온 까닭은 무엇일까? 비는 철철 내리고.. 선운산 꼴짝 뭉치네집 가서 막걸리나..
천안 광덕쉼터 큰주홍부전나비
천안 광덕쉼터 큰주홍부전나비
2013.09.06전농 충남도연맹 전진대회가 치뤄지는 천안 광덕쉼터, 카메라를 들고 냇갈 가상 풀숲을 뒤지니 나비들이 보인다. 많지는 않지만 이러저러한 나비들이 춤추며 꽃을 찾는다. 꽃보다 더 이쁜 녀석들이 눈에 띈다. 새빨간 녀석들..큰주홍부전나비, 역시 수컷이 더 이쁘다. 암컷, 며느리밑씻개 위에 앉았다. 수컷, 여뀌 위에 앉았다. 야는 수컷인지 암컷인지 모르겠다. 좀 더 식견이 생긴 후에 알아보는 것으로.. 큰주홍부전나비(나비목 부전나비과)한반도에는 중.북부지방에 분포하는 종으로서 남한에서는 경기도와 충청남도 서해안 지역 중심으로 국지적 분포를 한다. 남한지역의 발생지에서는 개체가 다소 풍부한 편이나, 북한지역에서는 개체수가 적다. 년 3회 발생하며, 5월부터 10월에 걸쳐 나타난다. 월동은 애벌레로 한다.수컷은 앞..
운곡습지 먹그림나비
운곡습지 먹그림나비
2013.08.28얼마 전 운곡습지에서 새를 기다리다가 문득 나비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기다리던 새는 작파한 채 나비만 열심히 쫓아다녔다. 그날 이후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격하게 활강하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이 나풀거리기도 하는 나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었다. 풀밭만 봐도 나비 없나 들여다보고 어디에 가야 나비가 많을까, 이 동네에는 무슨 나비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도감을 사야 되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은 인터넷 정보에 의지하는 수밖에.. 아무튼 나비가 좋아졌다. 틈 나는 대로 나비하고 놀아볼 작정이다. 나비에 관한 첫 이야기는 먹그림나비로 해볼까 한다. 이런 나비도 있었나 하고 열심히 들여다보다 보니 예전에도 똑같은 장면을 본 적이 있었지 않은가 하는 착각이 ..
쓰름매미, 쓰르라미, 뚤래미, 찔렁이..
쓰름매미, 쓰르라미, 뚤래미, 찔렁이..
2013.08.21여름이 저물고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산들거릴 때쯤 동네 앞 높이 솟은 미류나무 꼭대기에서 시원스레 울어대던 매미가 있었다. 우는 소리가 우리 귀에는 "뚤-램 뚤-램" 하고 들려 뚤래미(뚤램이)라 불렀다. 늦여름 울기 시작하는지라 뚤래미가 울기 시작하면 여름방학이 다 갔다는 생각에 괜시리 마음 한켠이 싸해지면서 밀린 숙제 생각에 바빠지곤 했다. 한동안 잊고 있던 뚤래미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 듣는 뚤래미 소리는 반갑기 그지 없다. 아~! 여름이 가고 있구나, 무더위도 이제 한풀 꺾이겠구나 하는 안도감과 반가움이다. '뚤래미', 제대로된 공식 이름이 무엇일까 찾아보니 '쓰름매미', '쓰르라미'라 나온다. 같은 조선사람이라 해도 듣는 귀가 다 다른 모양이다. 같은 고창인데도 영태네 동네서는 '찔렁이'라 한단다..
운곡습지의 나비들
운곡습지의 나비들
2013.08.20운곡습지에 와 있는 묘한 녀석을 보기 위해 집에 내려갈 때마다 틈을 낸다. 소리로라도 열심히 화답해주던 녀석이 이제는 기척조차 없다. 혹시나 하고 기다리는 동안 난데 없는 나비에 꽂혔다. 웬 나비가 그리 많은지.. 두어시간을 머무르면서 20종이 넘는 나비들과 대면하였다. 오묘한 무늬와 색상의 나비들, 인터넷으로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얻는 희열, 아무래도 나비 도감을 하나 장만하게 될 듯.. 우선 나비사진 하나씩 대표로 걸고 틈나는 대로 차차 나비연구를 진행해야겠다. 굴뚝나비 긴꼬리제비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암컷 남방노랑나비 남방제비나비 네발나비 먹그늘나비 먹그림나비 물결나비 배추흰나비 부처나비 뿔나비 호랑나비 애기세줄나비 애물결나비 ?줄나비 왕자팔랑나비 푸른부전나비 홍점알락나비 황오색나비 흑백알락나비
기장밭의 하얀참새
기장밭의 하얀참새
2013.07.15"어이 흐건 참새 봤는가?" 고부에서 농사짓는 택근이형 전화를 받고 집에 내려간 김에 흰참새를 보러 갔다. 고부, 우리집에서 멀지 않다. 한 5~6천평쯤 되어보이는 넓은 밭에 기장을 갈아놓았다. 기장은 수수, 조 등과 함께 오곡밥에 들어가는 중요한 잡곡 중의 하나이며, 7~8천년 전의 고대로부터 재배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기장이 익어간다. 장마통에 쓰러져서 그렇지 농사는 잘 되었다. 고부 참새들 다 모이기라도 한 듯 기장밭 이곳 저곳에 수천마리는 되어보이는 참새떼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기장을 먹고 있다. 참새가 기장 다 먹는다고 걱정했더니 새 주고도 충분히 남는단다. 그나 참새들 복 터졌다. 기장 타조하고 나면 이 많은 참새들 뭇 묵고 살지, 논으로 달려들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비는 내리고 이 ..
운곡습지 칡때까지
운곡습지 칡때까지
2013.07.07운곡습지에 갔다. 운곡습지는 지금은 없어진 수길이네 동네 매산 뒷산 너머에 있다. 운곡댐이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사람 손길이 끊긴 땅, 수십년 묵은 산다랭이 논이 습지로 변한 곳으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수달도 있고 삵도 있다고 쓰여 있다. 20여년 전쯤 고창 청년농사꾼들하고 나들이간 이후로 그다지 넘어가볼 일이 없던 지역이다. 때는 바야흐로 장마통, 숲은 몹시 습하다. 습지답게 숲 바닥 전면에 물이 졸졸 흐르거나 고여 있고 다양한 습지 식물로 덮혀 있다. 데크에는 개미들이 득실거리고 각종 날것들이 웽웽거리며 진로를 방해한다. 산을 쩌렁쩌렁 울리는 되지빠귀 노랫소리가 청아하다.묘한 녀석이 와 있다 하였다. 소리만 실컷 들었다. 제 스스로 걸어나오지 않는 한 도저히 관찰할 수 없는 조건이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운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운다.
2013.07.04장맛비가 오락가락한다. 저수지 뚝방 산딸기 흐드러졌겠다 싶어 논 둘러보는 길에 차를 몰고 살살..산딸기 곤해둔 사람이 많았던 듯 누군가 다 따먹어부렀다. 다행히 손 안탄 몇 포기 있어 누가 볼새라 허겁지겁.. ㅎㅎ이때여..저 멀리 들판 가운데에서 뜸부기 소리 들려온다. 온 몸을 쥐어찌듯 발산하는 뜸부기 소리는 단전에서 소리를 끌어올린다는 소리꾼 목청만큼이나 울림이 강하다.쯤부기 소리는 잠시 쉬었다 다시 울리기를 반복한다. 소리에 귀 기울여가며 더듬어간다. 들판을 거의 가로질러 여수로 근방에 이르니 소리가 가끼워지고 모폭 사이로 들락거리는 녀석의 목아지가 포착된다. 뜸부기는 논에서 운다. 뜸부기 소리는 구슬프기 짝이 없다. 어쩌다 한마리씩 이따금 보게 되니 더욱 그렇게 들린다. 이 녀석은 수컷이다. 가을 ..
잡초(쇠무릎)의 생존전략
잡초(쇠무릎)의 생존전략
2013.06.27토방, 갈라진 틈 사이마다 풀들이 뚫고 올라온다. 살펴보니 죄다 쇠무릎(우슬)이다. 어렸을 때는 흔히 도깨비풀이라 불렀고, 우리동네 어른들은 쇠물팍이라 발음한다. 아마도 내 바짓가랭이 아니면 풀밭, 가시밭길 마다 않고 쏘아댕기는 개 터럭에 묻어와 정착했을 것이다. 사람의 손에 의해 길들여지고 사람의 보살핌을 받는 쪽으로 진화를 거듭해온 풀들하고는 생명력과 생존전략 자체가 다르다. 쇠무릎은 다년생 풀인 탓에 씨앗을 키울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뿌리를 단단히 박는게 중요할 것이며 종자 전파 방식도 사람이나 동물이 먹어주길 기대하는 대신 찰싹 달라붙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오죽하면 도깨비풀이라 했을까? 이 녀석은 그새 꽤 자랐다. 나 죽으면 사방간디 풀 날것이라고 예언하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뽑아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