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바둑돌부전나비
바둑돌부전나비
2014.06.21이런 녀석은 어딜 가야 볼 수 있나 했다. 그런데 다른데도 아닌 우리집 텃밭에서 보았다. 님부지방의 이대, 신이대, 조릿대 자생지에 서식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집 텃밭에는 다른건 몰라도 대나무는 없는데..이 녀석 애벌레는 신이대에 기생하는 일본납작진딧물을 잡아먹고 자라고, 성충이 되어서는 이 짓딧물의 분비물을 받아 먹는다고 한다. 이를테면 육식성, 친일파가 듫끓는 세상에 대견한 놈이다. 문창극이같은 벌거지는 안잡아묵나?아무튼 귀한 녀석을 보았다. 이 녀석은 날개 모양으로 보아 수컷이다.
까막딱다구리를 보다.
까막딱다구리를 보다.
2014.06.19정선에서 전화가 왔다. 까막인지 까마귄지 아직 안갔는데.."까마귀가 왜 딱다구리 흉내를 내지?" 했던 정선 사람들이다. 새로 두시, 네시간 반가량을 밤을 새워 달렸다. 정선에 도착하니 예초기 싣고 막 밭일 하러 갈 찰라.. 길을 막아서고 길안내를 재촉한다. 이 차가 갈 수 있나? 좌우튼 앞장서라 하고 차로 따른다. 가파른 언덕길을 하염없이 올라 산 속으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들어온것만 해도 얼마나 산 속인데 또 산 속으로 들어가나 싶다. 정상부에 거의 다다랐다 싶은 산 속에 거짓말처럼 밭이 나타난다. 밭을 에워싼 건너편 산 능선에 소나무 고사목들이 보인다. 왼편에 보이는 고사목에 둥지가 있다고 일러준다. 홀로 사진기 배낭을 매고 산을 오른다. 따로 뚜렷한 길은 없다. 숲 바닥에는 자생하는 야생복분자가 지..
오랫만에 찍어본 새사진, 알락꼬리마도요
오랫만에 찍어본 새사진, 알락꼬리마도요
2014.06.16어느새 유월도 중순이다.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한지라 마음이 바쁘다 바뻐..지난 13일 트렉타 논고랑창에 빠뜨리고 잠시 짬이 났다. 저수지 아래 들판을 지나는데 논두렁에 우두거니 서 있는 녀석..내심 뜸부기를 기대했던 터라 뜸부기 암컷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건 오리도 아니고.. 알락꼬리마도요, 도요새류 중 가장 크고 부리도 가장 길다. 어라, 논에서 녀석을 보는건 처음이다. 저 긴 부리는 때론 편리하기도 하겠지만 또 얼마나 불편할까?이동시기도 다 지난 지금 녀석의 출현이 쌩뚱맞다. 벌써 남하할리는 없고 아마도 북상이 늦은 모양이다. 도감에는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 위기근접종으로 분류되어있는 국제보호조라 명시되어 있다. 국제적으로는 희귀하나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보기 쉬운 새라 한다. 중백로인지 ..
큰개불알풀
큰개불알풀
2014.04.09아직 갈지 않은 텃밭이 온통 꽃밭이 되었다. 큰개불알풀, 흔히 개불알풀꽃이라 부른다. 꽃이름이 영 부르기 껄쩍지근한 젊잖으신 분들은 봄까치꽃이라 따로 이름지어 부른다. 하지만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게 되면 얼마나 직관적이고 해학적으로 잘 지은 이름인지 알 수 있다. 개불알풀꽃은 좋은 이름이다. 개불알풀꽃의 학명은 'Veronica Persica'라고 한다. 베로니카는 성경에 이름이 나오는 여성의 이름인데 십자가를 지고 형장을 향해 걷던 예수의 얼굴에 흐르던 땀을 닦아주었던 여인이다. 이후 그 여인의 손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비치게 되었다는..개불알풀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예수 형상의 사람 얼굴이 보인다 한다. 그래서 붙여진 히름이라 하네..관심 있으신 분 잘 들여다보시라.
선운산 골짝 변산바람꽃
선운산 골짝 변산바람꽃
2014.03.06바람이 몹시 불었다. 꽃샘추위가 시작되었다 한다. 갓 학교에 들어간 코흘리개들 세상 쓴맛 보여줄라나보다. 선운산 어느 골짝에 무리 지어 피는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간다. 부는 바람에 뒹구는 낙엽, 스산하기 짝이 없다. 손이 시리다. 능선 안부 고라당 볕 잘 드는 곳은 따스하다. 하지만 봄기운을 느끼기에는 아직 이르다. 펑퍼짐한 산길을 싸드락싸드락 걷는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외진 골짝을 거슬러 오른다. 그 옛날 산사람들의 거처, 비트. 세월의 흐름 속에 흔적은 희미해지고 치고 들어온 나무 등걸은 해가 다르게 굵어간다. 비트에 들어앉아 산을 바라본다. 당시의 산은 어떠했을까? 그때도 이렇게 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을까? 알 길이 없다. 선운산 지역은 고창지역 유격대가 마지막까지 웅거 하며 활동한 지역으로 ..
복수초
복수초
2014.03.04선운사 앞을 지나고 있었다. 전화가 온다. "형님 선운사 갔더니 만개했습디다" "그려? 나도 마침 지나는 길잉게 한번 가봐야 쓰겄다 " 곧장 선운사 경내로 들어섰다. 차를 세우고 사진기를 챙기니 암자에 있던 검둥이 한마리 안내라도 하겠다는 듯 앞장서더니 언덕 너머로 사라져 버린다. 거그 아녀 임마.. 암자 지붕 용머리에 올라앉아 암컷을 부르는 딱새의 노랫가락이 흐드러진다. 바야흐로 봄, 생명력 충만한 번식의 계절이다. 이내 복수초 꽃밭에 당도하였다. 북사면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햇볕 잘 받는 남사면에 흐드러졌다. 금잔, 술 한잔 따라먹고 싶다. 문득 어사또 이몽롱이 떠오른다.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나야말로 꽃 중의 꽃이라는 듯 도도하기 이를 데 없다. 후드득 날짐승 튀는 소리에 고개 들어보니 고라..
꼬까울새, 이 꼬마둥이가 정말 유럽에서 왔을까?
꼬까울새, 이 꼬마둥이가 정말 유럽에서 왔을까?
2014.02.08꼬까울새, European Robin. 2006년 홍도에 나타나 국내 미기록종으로 이름을 올린 귀한 녀석이 서울 한복판에 나타났다. 예가 어디라고 서울까지 거침없이 날아든 녀석도 대단하지만 이 녀석을 발견하신 분도 대단하다. 이 녀석이 주로 서식하는 유럽에서는 우리나라 딱새만큼이나 흔하고 사람과 친숙하게 지내는 모양이다. 본고장을 떠나 이역만리 날아든 녀석의 출현에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다. 하지만 지나쳐서는 안 되겠다. 무슨 연유로 어떤 경로를 거쳐 서울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편히 쉬다 제갈길 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인지라 시간을 내어 녀석을 보러 갔다. 어디에 있을까, 볼 수는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새를 기다리는 많은 ..
그날 이후 가창오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이후 가창오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2014.01.30녀석들은 본격적인 이륙 전 대오를 정비하는 군무를 한바탕 펼쳤다. 가창오리들이 내려앉고 저수지는 다시 정적 속에 휩싸였다. 서산에 해는 걸리고 수면은 민경처럼 고요하다. 가창오리떼는 행적이 묘연하다. 해가 넘어가고 얼마나 지났을까?일순 가창오리떼가 부상한다. 고요한 수면 아래 또 한무리의 가창오리떼가 군무에 동참한다. 동림저수지에 떠본 적이 없는 거대한 배가 되었다. 좀 더 빠른 쾌속선이 되어 함수가 부상한다. 이 뭐꼬.. 한마리 예쁜 고래가 되어 하늘을 난다. 허~! 날렵한 물메기가 되었군. 이날 이후 가창오리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뿔나비의 독특한 외모.
뿔나비의 독특한 외모.
2013.10.16많은 나비들이 그러하지만 뿔나비도 날개 안팎이 몹시 다른 녀석이다.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뿔나비는 정말 멋대가리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날개를 편 모습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하면서도 독특한 무늬와 색감이 멋스럽다. 뿔처럼 길게 튀어나와 입처럼 보이는 것은 아랫입술 수염이라 한다. 아랫입술 수염이라.. 그렇다고 하니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아무튼 그 덕에 얻은 이름, 그 이름 뿔나비다. 방아깨비를 닮았다. 뿔나비는 성충으로 월동하며 이른 봄 팽나무 새싹이 터질 무렵 팽나무, 풍게나무 등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성충으로 월동한 뿔나비는 3월~5월까지 관찰되고, 새로 태어난 뿔나비는 7~8월 여름잠을 잔 후 11월까지 활동한 후 겨울을 난다. 꽤나 특이한 녀석이다. 팽나무는 알겠는데 풍게나무는 또 ..
바닷가 모래밭 까마중
바닷가 모래밭 까마중
2013.10.14바닷가 모래밭 까마중척박한 모래밭에 뿌리내리기도 어려웠을 터에 꽃 달고 열매까지 맺었다.마치 호위라도 하듯 돌들이 까마중을 시위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먹때왈이라 부른다. 까마중 까마종이 또는 깜뚜라지라고도 함.가지과(―科 Solanaceae)에 속하는 1년생초.곧추서는 줄기에서 가지가 옆으로 많이 나오며 키는 20~90㎝ 정도이다. 잎은 어긋나고 잎가장자리는 거의 밋밋하다. 꽃은 하얀색이며 5~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몇 송이씩 무리져 피고 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진한 검은색 장과(漿果)로 익는다. 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자라고 열매가 완전히 익으면 단맛이 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먹기도 하지만 독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가을에 식물 전체를 캐서 그늘에서 말린 것을 용규(..
바닷가 염전자리 함초밭 단풍
바닷가 염전자리 함초밭 단풍
2013.10.14바닷가 염전자리 함초밭에 단풍이 들었다. 야들은 가을이 빠른 모양이다. 함초는 이름 그대로 짠풀이다. 소금기를 머금어 줄기를 씹으면 짭잘한 맛이 난다. 제대로된 이름은 '퉁퉁마디', 퉁퉁한 다육질 몸매에 걸맞는 이름이다. 바닷물 속 해로운 성분들은 걸러내고 이로운 것들만 함유하여 우리 사람들에게도 매우 이로운 식물이라 한다. 주요성분과 약성 등에 대해서는 참고할만한 글들이 널려 있다. 숙변제거 등에 탁월하다 하니 관심을 가져볼만 하겠다. 명아주과, 대처 명아주의 품세를 닮기도 하였다. 존가 낮은가는 직접 묵어봐야 아는 법, 내년 봄 한가한 틈이 나면 뜯어다가 이렇게 저렇게 해먹어봐야겄다.
가리왕산 북방녹색부전나비
가리왕산 북방녹색부전나비
2013.10.09남녘에는 비가 내리고 비를 피해 찾았던 정선 가리왕산, 산을 오르던 중 임도에서 만난 북방녹색부전나비. 갑자기 날아와 단 한장의 사진만을 남긴 채 홀연히 날아가고 말았다.날개 편 모습은 꿈도 못꿀 찰라의 시간, 사진 한장이나마 감사할 따름이다. 8월 말경에 보았으니 거의 끝물에 해당하는 녀석이다. 그래도 날개 끝부분이 살짝 상한 것을 제외하고는 생생해보인다. 북방이라 이름붙었으나 내륙의 전북북부 산간지대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틀림없이 볼 수없는 녀석이겠다. 그래도 어디선가 다시 볼 날이 있으리라. 그때는 날개 편 모습까지 보여주겠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