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올빼미
2012.05.07올빼미가 알을 품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민감한 시기이니 주의해서 관찰하라는 당부를 단단히 받고 아침 이른 시각에 가보았다. 4월 14일의 일이다. 어찌 이런 곳에 둥지를 틀었을까 싶을만큼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곳이다. 옆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설치한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다. 둥지가 좁아 꼬리가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 어미는 그저 고요히 잠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곤줄박이, 박새 등이 찾아와 지저귀지만 눈을 살짝 뜨기만 할 뿐 몹시 귀찮다는 표정이다. 딸싹도 하지 않는다. 인근에 수컷이 있을 거라 하여 인근 숲 속을 둘러본다.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바닥에 핀 꽃들을 보고 있노라니 둥지 쪽에서 날아와 앉는다. 암컷이 둥지에서 나온 줄 알았으나 나중에 보니 암컷은 그대로 들어앉아 있다. 수컷이 어딘..
다람쥐다 람쥐.
다람쥐다 람쥐.
2012.05.07그냥 다람쥐..
민중의 벗, 야권연대의 화신 이정희 대표
민중의 벗, 야권연대의 화신 이정희 대표
2012.03.25장맛비가 폭우로 내리던 날 광화문 광장, 기자회견을 마친 민중의 힘 대표단이 청화대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였다. 경찰의 저지에 맞서 시작한 연좌농성이 오후 한나절을 꼬박 채우고 밤이 깃들어서야 마무리되었다. 쉼 없이 비는 내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의연히 지키던 이정희 대표를 잊기 어렵다. 뼈 속까지 파고 드는 추위와 허기를 빗물 섞인 짬뽕국물로 달랜다. 내 생애 이토록 맛있는 짬뽕은 처음이라며 얼마나 맛나게 자시던지.. 촛불이 켜지고,,오랜 투쟁에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 이정희 대표. 한미fta 날치기 무효 거리시위의 선두에 선 이정희 대표. 기습시위였음에도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진정성과 물러설 줄 모르는 완강함으로 투쟁하는 민중과 함께 해온 이정희 대표. 민중의 ..
알락해오라기의 외출, "나는 갈대다"
알락해오라기의 외출, "나는 갈대다"
2012.01.30갈대밭의 은둔자, 알락해오라기가 나들이를 나왔다가 용코로 걸려들었다. 녀석이나 나나 저으기 당황하였다. 이녀석 바로 그 자리에서 갈대로 변신한다. 부리를 하늘로 쳐들고 목을 길게 빼 "나는 갈대다"라고 한다. 아무리 위장술에 자신이 있다 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다. 한참을 딸싹도 않던 녀석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을 뗀다. 얼마나 느린지 나무늘보가 울고 가겠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갈대 숲으로 들어간다. 차를 돌려 논길을 타고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였다. 갈대밭으로 사라졌던 녀석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외출하였다. 다시 마주친 녀석 역시 그 자리에서 갈대로 변신, 얼음 땡이다. 손을 뻗으면 닿을듯한 그 자리에서 딸싹도 않는다. 그래 너 갈대다. ㅎㅎ 이 정도는 되어야지.. 녀석은 역시 갈대밭이 어울린다.
황새
황새
2012.01.24황새를 보았다. 그것도 네마리 씩이나.. 올해도 조복 터질랑갑다. 섣달 그믐날 꽁무니만 보여주고 멀리 줄포 땅으로 날아가버린 녀석들이 야속해 초하룻날 다시 찾았다. 흔적조차 보이지 않던 녀석들 어제보다 약 30분 늦은 3시 5분 정확히 만조 시각에 맞춰 모습을 드러내었다. 역시 네마리. 어제보다 수위가 살짝 높아져 맨 땅이 보이지 않는다. 설이라고 봉사하는건가? 황새 한마리 공중을 멋지게 선회하고 다시 내려앉는다. 얼씨구~! 언제 왔는지 내내 논에서만 보이던 재두루미 녀석이 살짝이 황새 무리에 스며들었다. 전국 각지에 도래하는 황새 숫자가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 텃새로 눌러 앉아 번식하고 사는 녀석 한두쌍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부푼다. 헌된 상상일까?
2012년 달력 사세요.
2012년 달력 사세요.
2012.01.17국내 유일의 진정한 농민화가 박홍규의 달력입니다. 전농에서 제작했구요. 벽걸이형, 탁상달력 각각 만원씩입니다. 곧 품절될 예정입니다. 구매하실 분은 댓글을 남겨주세요.
외로운 가창오리
외로운 가창오리
2012.01.09번식지에서 흩어져 생활하던 가창오리들은 월동하기 위해 내려오면서 대규모 군집을 형성한다. 때문에 수십만마리가 떼로 몰려다니며 펼치는 군무는 대규모 월동지인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 그래서 무리와 떨어져 홀로 있는 가창오리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어딜 가나 해찰하고 다니는 놈은 꼭 있다. 그런 녀석들을 보면 왜 그럴까에 앞서 몹시 외로워보인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창오리 한마리 저수지 가상에서 홀로 헤엄쳐다니고 있다. 수컷 한마리 저수지 가상 아직 녹지 않은 얼음 위에 홀로 서 있다. 내외간일까? 서로 외면하고 있지만 그래도 들 외로워보인다. 휘영청 달 밝은 밤 먹이터로 향하는 가창오리떼들이 달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제주도, 한라산, 탐조.
제주도, 한라산, 탐조.
2012.01.08지난 연말 고창 농민회 회원들과 한라산을 올랐다. 산 아래 날씨는 좋았으나 산정 날씨는 좋지 않았다. 살을 에이는 눈바람만이 가득한 산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겨울 아닌 다른 날에는 가보지 못하고 네 차례를 올랐으나 백록담은 단 한번 보았을 뿐이다.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정상이 가까워지면 나무가 사라지면서 거대한 설산을 오르는 느낌이 된다. 선등자의 발걸음이 수도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정상 사진 찍기에는 녹두장군이 함께 하셨다. 산을 내려와 고창 회원들은 배로 떠나고 나만 섬에 남았다. 늘 가는 곳 가시리 석대네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나는 어째 가시리에 가야 비로소 제주에 왔다는 실감이 날까? 해 뜰 무렵 새들의 쉼터 하도리로 향한다.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가 종 구분 없이 함께 쉬고 있다...
고창 청량산 문수사 단풍
고창 청량산 문수사 단풍
2011.11.07일요일 아침. 간만에 집에 갔건만 내 좋던 날씨도 간만에 궂다. 집에만 오면 무슨놈의 잠이 이리도 쏟아지는지 새벽에 이슬비 나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쳐 자부렀다. 느즈막이 일어나 여기저기 전화질을 해보니 태영이 형이 미나리깡 또랑에서 낚시질하고 있단다. 태영이 형을 꼬드겨 문수사 단풍 구경에 나섰다. 부산한 선운사보다는 고즈넉한 문수사가 좋겠다 싶었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사람이 많다. 좁은 진입로에 차들이 엉켜 있다. 문수사 단풍도 많이 알려졌나 보다.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입산이 통제되어 있어 산행은 불가능하고 절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부도전 가는 길이 좋은데 아숩다. 가을 가뭄과 된서리 등으로 단풍이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다. 간만에 가져보는 느긋한 발걸음에 눈이 호사한다.
가을.
가을.
2011.10.23가을, 우리 동네 말로 가실. 가실하러 집에 왔다. 2주만이다. 껄맠 구절초는 이미 시들어불고 산국이 활짝 피었다. 이제 가을도 저물어가는 터.. 낫을 갈아 논으로 간다. 안개가 자욱하니 끼어 이슬 걷힐라문 날 저물게 생겼다. 콤바인 돌 자리 갓 돌리는데 지나가던 할매 한마디 하신다. "모 숭거놓고는 통 안븨드만 나락 빌 때 됭게 보겄네." "아따 할매가 으디 갔다 왔든갑만 그요" ㅋㅋㅋ. 날은 영 깨나들 않고 먹은 술이 알근해져 올 무렵 점심때가 지나고서야 콤바인이 왔다. 나락을 빈다는디 물 쪘던 자리라 그런지 소출이 영 시원찮다. 농사진 이래 최악이다. 배동할 무렵 결정적 시기에 침수가 되야버리니 재주가 없었던 모양이라. 물 쪘던 논에서는 두섬꼴로 나왔다. 말 그대로 반타작.. 그것 참.. 허망하기 ..
전화기 속 사진들..
전화기 속 사진들..
2011.10.19일제가 갖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구 나주 경찰서 자리. 지금은 누가 쓰고 있을까? 농민회 사무실이 되었다. ㅎㅎ 물난리가 났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물로 봉쇄되었다. 지난 여름.. 충남농민 가족한마당. 젊잖은 충남 농민들이 쏜살같이 달린다. 것도 나락 가맹이를 짊어지고..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과 위두환 전농 총장, 말복날 개고기 집에서.. 지리산, 비는 내리고.. 아~따! 그놈 진짜 맛대가리 없게 생겼다. 가을 햇볕이 거목을 물들인다. 제주 강정, 점령군 행세를 하던 육지부에서 온 짭새, 눈을 감으니 뵈는 게 없다. 말 끝마다 "채증해" "체포해".. 거북이 등껍딱인가? 기껍딱인가? 추석을 이틀 앞둔 늦은 벌초를 마치고.. 여름의 끝자락, 물을 한껏 머금은 물봉선이 야하다. 어느날 황혼, 우리 동네. 여름을..
한미 FTA, 끝끝내 불싸지르고 말리라!
한미 FTA, 끝끝내 불싸지르고 말리라!
2011.10.08지난 6일 한미FTA 저지 전국 농민대회가 열렸다. 미국 의회가 한미 FTA 처리에 속도를 내고, 이에 따라 정부와 한나라당이 그 장단에 춤을 추며 국회비준을 강행할 것이 명백해지는 지금 우리 농민들은 가을걷이가 한창인 들녘을 뒤로 하고 전국에서 달려왔다. 여의도에 운집한 농민들의 수는 1만을 헤아렸다. 이 나라 정부 참 못돼먹었다. 가을걷이하는 농민들마저 아스팔트로 불러내는 이명박 정부는 실로 '주옥같은 정권'임에 틀림없다. 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상여를 앞세우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하고 있다. 상여 앞에는 '한미fta' 영정이, 뒤에는 '조공외교' 영정이 붙어 있다. 한미fta와 대통령 이명박의 조공외교에 대한 장례식을 치루고 있는 것이다. 국회 앞에 당도한 상여가 불태워지고 있다. 장례를 마친 상여는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