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를 보다.
두루미를 보다.
2011.09.30지난 겨울 해남에서 보았던 두루미. 철원에나 가야 볼 수 있다던 두루미를 뜻하지 않게 해남에서 만났다. 몹시 큰 몸집에 다른 새들을 유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가짜새인 줄 알았더랬다. 어찌나 흥분했던지 차분히 관찰하지 못하고 금새 날려보내고 말았다. 호수 넘어 멀리멀리 하염없이도 날아가버린 야속한 녀석이다. 이렇게 남쪽에까지 내려와 기록된 예가 없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귀한 두루미를 의외의 장소에서 보았으니 희귀한 만남이었다. 늠름한 자태가 눈에 선하다.
긴꼬리홍양진이
긴꼬리홍양진이
2011.09.30지난 겨울 본 긴꼬리홍양진이. 이름도 이쁜 놈들이 암수 서로 정답다. 더 이뻐보이는 놈이 수컷이라는 것 쯤이야 누구나 아는 사실일 터..
호랑지빠귀
호랑지빠귀
2011.09.30초여름에 보았던 호랑지빠귀, 새끼를 키우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지렁이를 무슨 수로 한입에 물고 있을까? 바로 옆에서 사진기를 눌러대도 모른척 하고 지렁이를 잡던 녀석 목표량을 채우자 쏜살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새깽이들이 기다리는 둥지로 달려갔겠지..
심원 만돌갯벌 새 사진.
심원 만돌갯벌 새 사진.
2011.09.20요새는 새 보러 다닐 새가 없었다. 오래도록 거른 탓에 막상 나가려니 귀찮아지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하루라도 새를 안보면 좀이 쑤시던 일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추석 차례 모시고 처가집 가는 길, 심원 앞 갯벌로 에둘러 갔다. 도요새 이동시기가 시작된 지도 꽤 되었기에 적지 않은 새들이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많지 않다. 청다리도요사촌,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 지느러미발도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희귀하게 보이는 녀석들을 찾아보지만 흔한 녀석들조차 희귀하게 보인다. 이미 썰물로 바뀐 바닷물은 빠른 속도로 빠지고 있었고 많지 않은 새들도 멀리멀리 너른 갯벌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상념에 젖은 괭이갈매기. 청다리도요가 난다. 덩치 큰 마도요 외로운 청다리도요, 니 사촌 얼굴 한번 보자고.. 마음씨 착..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2011.09.15선운사 골짜기에서.. 각시가 사진을 보내왔다. 한 이틀 땅콩 캐고 나니 몸도 마음도 고되었던 모양이라.. 해장 댓바람부터 선운사 골짜기를 찾은 모양이다. 꽃무릇이 벌써 꽃대를 올렸다. 우리집 것은 인자 올라오기 시작하던데 가을이 오는 속도는 선운사가 빠른 모양이다. 이번 주말 집에 내려가면 가봐야 되겠다. 해장 댓바람 이슬 걷히기 전에..
소쩍새 울면..
소쩍새 울면..
2011.05.08땅콩을 심어놓고 까치란 놈이 얼마나 극성스레 파먹어대던지 총을 들고 징벌한 적이 있었다. 낭깥 속으로 날아든 까치를 좇아 들어갔다가 문득 마주친 녀석, 소쩍새였다. 소쩍새나 나나 저으기 당황하여 빤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총이 아닌 사진기가 손에 있어야 했다. 그 후로 해마다 봄이 되어 앞산 뒷산에서 소 쩍 소 쩍 소 쩍 꿍 소 쩍 꿍 소리가 들린다 치면 저 녀석을 언젠가 다시 대면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잠을 설칠 지경이 되었다. 허나 야행성에 은신성까지 뛰어난 녀석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다. 올해도 소쩍새가 울기 시작한 지 벌써 한달이 되어가지 않나 싶다. 간간히 소리가 들릴때마다 마루에 나가 위치를 가늠하며 기회를 엿보..
남녘땅 봄소식
남녘땅 봄소식
2011.04.03완전한 남도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중부 이남이니 남쪽임에는 틀림이 없다. 겨우 주말에나 일을 할 수 있는 요즘, 어젯밤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고 낮이 되도록 좀처럼 깨어나질 않으니 나처럼 게으른 농사꾼 핑계 삼아 놀기 딱 좋은 날씨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속이 탄다. 실로 간만에 사진기 둘러메고 집안 구석구석 살피다가 밭에 갔다 논에 갔다 되는대로 사진기를 눌러본다. 여기저기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고 봄은 봄이다. 너무 커버려 화단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목련이 꽃봉오리를 맺고 일부는 피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서리를 맞았을까? 꽃잎이 누렇게 변색되어 있다. 마당 한켠 홍매화, 둘째 수명이 어렸을 때 수명이 나무라고 심어놓은 것이 제법 목대가 굵었다. 미선나무. 얻어다 심어 놓은 지가 꽤 되었는..
오리 잡는 매
오리 잡는 매
2011.02.02멋진 녀석, 날쎈돌이 매를 봤다. 황조롱이, 새매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엄과 속도. '응시'라 했던가? 부릅뜬 매의 눈, 바로 그것이다. 얼어붙은 저수지 복판. 일군의 오리떼가 얼지 않은 작은 물웅덩이에 몰려 있다. 가창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기타등등.. 눈치 빠른 기러기떼는 날아가 버리고.. 그 뒤에 태연자약 오리를 뜯고 있는 매가 있다. 꽁꽁 언 얼음판 위로 접근한다. 오리나 매나 다 제 볼 일 보느라 별 관심이 없다. 그 놈 딴 데 가서 먹을 일이지 오리 면전에서.. 하루에 한마리나 잡아먹는걸까? 매력적인 사냥터, 손쉬운 사냥감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눈치는 보이는 모양이라.. 청둥오리가 날개짓을 하니 흘끔거리며 눈치를 본다. '저 놈들이 몽땅 달려들면 어쩌지' 하는 걱정스러..
삵
삵
2011.02.02삵, 우리 동네에서는 살카지라 부른다. 어릴 때부터 무던히 그 이름을 듣고 부르면서 자랐지만 정작 직접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닭이 없어지면 무조건 이 녀석 짓이라고 믿고 살았다. 이제는 귀해진 녀석.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쇠부엉이를 보겠다고 저수지 아래 여수로 근방을 오가다가 만났다. 고양인가? 하고 보았으나 사뭇 다르다. 풍기는 분위기는 흡사 작은 범이다. 사람을 보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갈대숲에 은신해 있다. 갈대 숲 사이로 촛점을 잡느라 애쓰는 나를 한동안 노려보더니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글자 그대로, 이름 그대로 살그머니.. 문득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국어책에 나온 '삵'이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살쾡이는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삵이라고도 부른다. 다만, 조선민주..
설원의 쇠부엉이
설원의 쇠부엉이
2011.02.02석양이 비끼는 저녁 나절 눈 덮인 하얀 들판을 느린 날개짓으로 소리없이 활공하는 쇠부엉이를 보았다. 그닥 크지 않은 몸뚱이, 몸에 비해 큰 날개. 쉬는 건 잠시, 끊임없이 선회하며 들쥐를 노린다. 사과를 쪼개놓은 듯한 우스꽝스런 얼굴이지만 매서운 눈에서는 광선이라도 나올 듯 맹금의 위엄이 서려 있다. 황조롱이나 말똥가리 등 여타 맹금과는 다른 차분하면서도 삼엄한 기운이 엄습한다. 야간에만 사냥하는 수리부엉이 등과 달리 이 녀석은 낮에도 움직이며 사냥을 한다. 낮이 극히 짧은 대륙의 북쪽에서 번식하면서 환경에 적응한 탓이라 한다. 소리나지 않는 날개짓은 사냥감으로 하여금 마지막 순간까지 사냥꾼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 레이다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처럼.. 드디어 쥐를 잡았다. 주변에 있던 황조롱이..
누랭이와 흰댕이 _ 스마트폰으로 찍은 개사진
누랭이와 흰댕이 _ 스마트폰으로 찍은 개사진
2011.02.02진돗개 순종이라고.. 와서 가져가라고.. 상하 사는 병길이성한테서 전화가 왔다. 작년 10월이었던 모양이다. 암수 한쌍, 남매간이다. 흰댕이와 누랭이. 이제 중개가 되어 더 이상 풀어키울 수 없어 오늘 묶었다. 죽는다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아니다. 누랭이는 밥도 안퍼먹고 집에도 안들어가고 눈밭에서 농성중이다. 수컷의 오기. 흰댕이는 아픈척 다리를 질질 끌다가 밥 갖다 주니 벌떡 일어나 잘도 퍼먹는다. 너 나 없이 개 풀어 키우던 시절이 그립다. 내 전화기 사진기에 담겨진 누랭이와 흰댕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먹을것 사진
스마트폰으로 찍은 먹을것 사진
2011.01.31스마트폰을 구입한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버릇이 일상화되었다. 요사이 스마트폰 실행 속도가 심히 느려져 쌓여 있는 사진이 문제인가 싶어 몽땅 덜어냈더니 무려 800여장.. 기계가 가벼워졌는지 이것저것 실행속도가 꽤 빨라졌다. 전화기 속에 들어 있던 먹을것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와 정리해보았다. 나이가 들어 새복잠이 없어지니 별 짓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