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먹는이야기
봉피양 냉면
봉피양 냉면
2016.08.19 참으로 맛난 우라지게 비싼..
국수호박 비빔국수
국수호박 비빔국수
2016.07.26신림 사는 태영이 형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말씀의 요지는 국수호박 50여개를 원협에 냈는데 이 씨벌놈들이 2만원 쳤다는 것이다. "내 아무리 묵어보기나 할 요량으로 심었다가 하도 많이 열어 장에 냈지만 인터넷에서는 한뎅이에 만원, 2만원 하는데 이런 상놈의 새끼들이 없다"고 적지 않게 흥분하셨다. 차라리 노나묵고 말겠다고 공판장 근처 사는 정읍 농민회원 있으면 알려달라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공판장에서 돌아온 국수호박이 그날밤 민중연합당 농민당 도당위원장 선출대회에 나타났다. 한망에 만원, 국수호박은 순식간에 12만원 지폐와 교환되었다. 이렇듯 곡절을 겪은 국수호박이 도마에 올랐다. 요거는 태영이 형님이 거저 준 잔챙이 국수호박, 큰 참외보다 좀 더 크다. 따서 그냥 한데다 둬도 오래 간다 한다. 저장..
여름날 점심밥상 상추 겉절이
여름날 점심밥상 상추 겉절이
2016.07.13아랫집 조동아짐 양파 다섯알에 상추 한아름, 완두콩 한보세기 놓고 가셨다. "상추 묵을랑가" 하는 물음에 무심코 "예" 하고 대답했더랬다. 집에서 고기 싸묵을 일도 없고 이 많은 상추를 어찌고 다 묵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겉절이. 내가 할 수 있을까? 엊지녁 만난 영태는 "간장 치고 꼬칫가리 치고 다진마늘 좀 많이 넣고 무치먼 되야요" 라고 말했다. 지 담그는 공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설마 그렇게 간단할까 싶었는데.. 인터넷을 뒤져 따라 해본다. 상추 한주먹 집어 적당한 크기로 찢은 다음 간장, 고춧가루, 다진마늘, 양파, 참기름, 깨소금 각각 적당량 넣었다. 새고롬한 맛 나라고 넣는다는 식초 대신 청양고추 초절임간장 살짝 붓고 매운 것 좋아하는 식성 따라 청양고추 두개 썰어넣었다. 여기까지 해놓고도 정말 ..
부산 덕천 냉칼국수
부산 덕천 냉칼국수
2016.06.24살다 냉칼국수는 첨 먹어봤다. 농활에서 맺어진 오래된 인연이 있어 멀리 부산 덕천에 있는 치과를 다녔다. 치과 옆 너댓 개 되는 식당이 모여 있는 골목에서 밥을 먹을라 치면 늘 줄이 있는 집이 하나 있어 저 집은 뭘 파는 집인가 했더랬다. 한산한 골목 안 늘 줄이 있던 집, 점심 때를 훌쩍 넘긴 시간이라 줄이 없다. 이제야 제대로 간판을 본다. 홍천 칼국수, 음.. 칼국수 집이란 말이지.. '여름 별미 냉칼국수 개시!', 아 이거 좋은데.. 나는 이런 거에 심쿵한다. 총각 일지 유부남 일지 알쏭달쏭한 주방장, 밀가루 반죽 다루는 칼질이 가히 예술이다. 오래지 않아 한 그럭 빡빡한 냉칼이 나왔다. 국물이 남실남실.. 나는 밀가리 것을 징하게 좋아한다. 어지간하면 맛있게 먹지만 그렇다고 다 맛있어서 그리 먹..
김치된장찌개
김치된장찌개
2016.06.21된장찌개에 묵은지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이게 궁합이 맞나? 꽤 오래된 의문이었다.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것이 될 것 같아 시도해보지 못했다. 장마가 시작된 날, 잔디밭 맨다고 호미 들고 덤성거리다 비에 살짝 젖은 몸으로 집에 들어오니 만사가 귀찮다. 밥은 먹어야 되겠고.. 이럴 때는 된장찌개가 제격이다.된장찌개는 아무렇게나 끓여도 항상 맛있다. 어찌하면 된장찌개를 맛없게 끓일 수 있는지 그 또한 재주라고 생각하며 산다. 여느때처럼 된장찌개를 끓이는데 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보새기가 눈에 들어온다. 또 냉장고에 넣는 걸 잊어버렸군..저 보새기 속 묵은지는 이래저래 찬밥 덩어리만도 못한 신세로 풍미를 잃어가고 있다. 애라 모르겄다. 반보새기나마 되는 묵은지를 그대로 끓고 있는 된장찌개에 투여했다. 아...
갈치조림 이야기
갈치조림 이야기
2016.05.24주룩주룩 못비가 내린다. 때아닌 무더위 땡볕에 잔디들이 배배 꼬이기 시작했는데 여러모로 잘 내리는 비다. 비 소식에 잔디들 이발시켰는데 좋아라 하겠다. 잔디는 그렇다 치고 논로타리 초벌 조져놔야 하는데 가진 것이 뚜껑 없는 오픈카 뿐인지라 난감하다. 파라솔이라도 매달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며 세시간째 뭉그적거린다. 노느니 염불 하더라고 엊지녁 만들어 먹은 갈치조림 얘기를 잠시 할까 한다. 나에게는 멀리 장흥으로 시집간 절친이 하나 있다. 된장 좀 달라 했더니 된장 한되빡 가져다주면서 고사리하고 갈치 토막을 주고 갔다. "고사리 바닥에 깔고 죽순 있으면 ?&%$@# 해서 간장 붓고 꼬칫가리 어찌고 저찌고.." 뭐라뭐라 하고 갔다. 갈치를 다뤄본 적은 없고.. 인터넷을 뒤져볼까 하다 주고 간 성의를..
초간단 곤드레나물볶음
초간단 곤드레나물볶음
2016.05.23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물에 불리고, 들기름 두르고 볶다, 소금 간만 했을 뿐..이것 만으로도 곤드레나물은 자신이 지닌 맛과 향을 고스란히 내주었다. 요리라는 행위 그 순간보다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따름이다. 물에 담가놓고 바쁘기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하고..밥을 늘 집에서 먹는 것이 아니기에..그러다보니 또 이틀 밤을 재웠다. 물기 짜내고 적당히 칼질해서 들지름 두른 팬에 볶는다. 아차! 삶아야 하는데.. 이미 때는 늦었다. 물에 오래 불렸으니 그냥 하자고..요리에 무슨 법칙이 있나? 내 요리는 내가 한다.들지름 아까라 말자. 들들 볶다 소금 간을 했다. 끝- 간단명료한 말 그대로의 곤드레나물 볶음이다.곤드레나물 본연의 맛과 향이 구수한 들지름과 잘 어우러졌다.한번 해보시라. 정말 맛있다.
집에서 먹는 곤드레밥
집에서 먹는 곤드레밥
2016.05.18제사 때 사놓은 곤드레나물이 하릴 없이 늙어간다. 먹어 치워야지.. 그래서 작심했다. 곤드레밥을 해먹겠노라.. 그런데 그 준비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몰랐다. 오래 걸렸다. 곤드레나물을 물에 불린 후 삶아 알맞은 크기로 잘랐다. 여기까지 2박3일, 한 삼십분 물에 불리면 되겠지 했다가 "아 그게 아니구나" 하고 하룻 저녁 재우고.. 그러고는 곤드레밥을 까맣게 잊었다가 그 이틑날에야 물에 담긴 곤드레나물을 발견하고 "아 곤드레밥.." ㅎㅎ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이렇다. 좌우튼 오랜 기간 물에 불렸으니 삶는 시간은 좀 짧게 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맞지 않아 다시 냉장고에 넣어 하루를 더 재웠다. 곤드레나물을 꺼내 볶는다. 들기름 아까라 말고 볶다가 음식 싱거운 건 참지 못하는 성미대로 소금..
어머니가 해주시던 부추계란탕
어머니가 해주시던 부추계란탕
2016.05.17어릴 적 나는 약골이었다.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봄 사이면 여지없이 독감을 앓아야 했고 배앓이도 자주 했으며, 하도 넘어지기를 잘해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 그러던 내가 어쩌다 오늘날과 같이 상당한 건강 체질이 되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 옛날 심하게 앓고 나 기력이 없고 입맛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것이 있었으니 부추 계란탕이다. 원기를 북돋는데 좋은 음식이었던 모양이다. 우리 동네에서는 부추를 솔이라 한다. 텃밭 한켠 은행나무 아래 어머니가 정성을 다해 관리하던 두세 평쯤 되는 솔밭이 있었다. 그야말로 솔잎처럼 가는 조선 솔이었는데 우리 식구는 물론 동네 아짐들까지 다 나눠먹기에도 충분해서 바구니 들고 와서 잘라가곤 했다. 어머니는 솔밭에 늘 재를 뿌려주시곤 했는데 이제는 ..
목이버섯 들깨탕은 왜 없을까?
목이버섯 들깨탕은 왜 없을까?
2016.05.13목이버섯을 먹다 보니 들깨가루 넣고 탕으로 끓여도 맛있겠다 싶다. 한데 이래저래 검색해봐도 그런 요리는 나타나지 않는다.어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데 그렇게는 해먹지 않나 보군.. 이상하네~남들이 안한다고 못할소냐 내가 하면 되지. 냉동실 속 돼지고기 한덤백이 자잘하게 썰어 들기름 두르고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 하고, 다진마늘 넣고 더 볶다가, 청양고추와 양파 넣고 또 볶는다. 적당한 시점에서 목이버섯 투여하고 멸치 다시물 부어 끓기 시작하면 들깨가루 넣고 휘휘 젓고 뒤적거리며 고루 익힌 후 마지막으로 대파와 솔(부추)를 넣었다. 들깨탕에는 왠지 간장보다는 소금으로 간 하는게 옳을것 같다. 들깨가루는 넣는것만으로 참으로 구수한 맛을 낸다. 고추가루나 기타의 매운맛을 내는 양념으로 대신할 수 없는 청양고..
목이버섯볶음
목이버섯볶음
2016.05.10눈 깜짝할 사이 사라져버린 사진기 기억장치를 찾느라 온 방안을 다 뒤졌다. 도저히 찾을 길이 없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대신 먹을거리를 찾았다. ,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3월 백두산 기행 때 조선족 가이드가 선물로 준 것을 잊고 있었다.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인가..기억장치가 내 기억을 앗아 작심하고 영영 숨어버린 모양이다. 포장을 뜯으니 소포장 10개가 들어 있다. 사림 귀를 닮아 '목이'라 했다지.. 나무귀인 셈이다. 말려서 압착시켰다. 압착시켜서 말린건가?물에 불리면 원형으로 복구된다 하는데 양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 혼자 한끼 먹을 양이 아닐까 싶다. 반신반의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물에 담근지 30여분 지나니 이렇게 몸집이 불어났다. 잘 행궈 채에 걸러 물끼를 뺀다. 다진마늘 먼저 ..
5분완성 양상추샐러드
5분완성 양상추샐러드
2016.05.09딸래미가 사놓고 간 양상추와 토마토가 눈에 띈다. 지금 먹지 않으면 필연코 버리게 될 것이다. 샐러드를 해 먹어야 되겠는데.. 양념장을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딱히 정해진 바가 없다. '있는 재료로 내 입맛대로 하면 된다'는 요리의 기초에 충실하면 되겠다. 얼렁뚱땅 만들어 막둥이한테 먹어보라 하니 "맛있어!"를 연발한다. 내가 먹어봐도 맛있다. 내 입맛이나 막둥이 입맛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양상추 한통, 토마토 2개 조선간장, 산야초 효소, 올리브기름, 들기름, 칠리소스, 다진 마늘, 들깨 가루, 통들깨, 먹다 남은 햄 조각 약간. 각각의 양과 배합은 간 봐가면서 적절하게.. 요리가 뭐 별거 있나? 자신의 입맛과 손맛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팍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