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닭을 탐하는 두꺼비
닭을 탐하는 두꺼비
2015.07.11두꺼비 한마리 닭장 앞에서 어슬렁거린다. 포식자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입맛 떨어지게 생겼다. 맛대가리 없게 생겼을뿐만 아니라 피부로 독을 분비한다. 맛없게 생겼다는 자신감과 독을 지녔다는 자만심으로 다른 양서류에 비해 느릿하게 어슬렁거리는 모양이다. 이런 느릿한 움직임이 장수의 비결이 되는걸까?두꺼비는 30년에서 길게는 45년까지 산다 한다. 이 녀석이 나보다 더 오래 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꽃뱀이나 능구렁이 등은 두꺼비 독에 내성이 있어 두꺼비의 천적이 된다. 두꺼비 삼키는 능구렁이를 본 적이 있는데 두꺼비가 일부러 구렁이에게 먹혀 번식 숙주로 이용한다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근거 없는 속설이라 한다. 꽃뱀(유혈목이)은 한술 더 떠 두꺼비를 잡아먹고 두꺼비 독을 체내에서 재가공해서 더욱 강력한 독을..
무쟈게 맛있는 고추장 멸치무침
무쟈게 맛있는 고추장 멸치무침
2015.06.16딸래미들이 집에 다녀가면서 잘 손질된 멸치를 놓고 갔다. 술안주하라고 놓고 간 모양이다.날름날름 집어먹다 보니 손질한 공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추장으로 버무린 멸치반찬이 생각나 인터넷을 뒤져보니 고추장에 양념 좀 넣고 그저 버무리면 된다는 것을 금새 알겠다. 그러니까 이 멸치가 요리다 생각하고 의지를 모으면 인터넷이 나서서 도와준다. 기본에 충실하되 내 입맛과 취향대로 있는 재료 가지고 만들어본다. 웃집 아짐이 준 고추장 적당량에 청양고추와 양파, 마늘을 다져넣고 장흥에서 가져온 산야초 효소를 적당히 부어가며 다소 묽게 장을 만든다. 고추가 양이 많아보이는데 그게 내 입맛이다. 그리고 멸치 넣고 마구 버물러주니 끝이다. 들기름 좀 쳤다. 음식을 만들어먹다 보니 참기름보다 들기름을 더 쓰게 되더라는..
구수한 죽순들깨탕
구수한 죽순들깨탕
2015.06.06죽순이라는 것이 참 푸진 찬거리다. 두냄비 삶았을 뿐인데 아직도 많이 남았다. 초장 발라먹고, 된장찌개 끓여먹고, 볶아먹고.. 냉동실을 뒤지던 중 들깨를 발견했다. 떡 본 김에 지사 지내더라고.. 이제 다소 난이도 있어 보이는 죽순들깨탕에 도전한다. 들깨를 갈아넣어 진덤진덤하게 해먹는 나물을 우리 동네에서는 '짐너물'이라 한다. 어원을 짐작할 길이 없어 그저 들리는대로 적는다. 혹자는 즙너물이라고도 하고 듣기에는 진너물로 들리기도 한다. 각종 묵나물로 만드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머윗대를 주재료로 한다. 매우 좋아하면서도 어찌 만드는지 꽤나 궁금했다. 내 손으로 만들어보게 될 줄이야.. 세상 일은 모르는거다. 그런데 실제 해보니 실상 어려울 것 하나 없다. "그저 들깨를 갈아넣었을 뿐인데 맛이 있어지더라..
두꺼비 삼키는 능구렁이
두꺼비 삼키는 능구렁이
2015.06.05능구렁이가 능청맞나? 왜 '능구렁이 같은 사람'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구렁이는 물론 두꺼비도 갈수록 보기가 어려워지는데 두꺼비를 삼키는 능구렁이 보기는 더 어렵겠다. 두꺼비가 일부러 뱀에 먹혀 번식한다는 그럴싸한 말은 또 어찌 생겨났을까? 사실과 다르다 한다. 그냥 그럴듯한 속설.. 꽃뱀의 치명적 독은 잡아먹은 두꺼비의 독 독 못 만들어...자체 가공해 더 강력한 독으로 암... ecotopia.hani.co.kr 86년 5월 3일 인천 주안역 앞에서 봤던 민청련 현수막 생각난다. 검은색 천에 노란 글씨가 주는 강렬한 보색 대비, 그리고 두꺼비가 그려져 있었다. 현수막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능구렁이 한 마리 두꺼비 몸을 칭칭 옥죄고 머리부터 삼키고 있다. 그 와중에 쉬파리는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집 개 동강이
우리집 개 동강이
2015.06.03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고향은 강원도 정선, 그중에서도 수려한 동강의 풍광이 멋들어진 귤암리. 그래서 개 이름도 동강이다. 러시아 개 라이카의 피가 진하게 흐르고 있는 강원도에서 멧돼지 잡는 사냥개의 후예다. 헌데 녀석이 얼마나 순한지 우리 동네 할매들은 누가 집어가지 않을까 늘 걱정이다. 집에 낯선 사람이 들어와도 도통 짓지 않을 뿐 아니라 올라타고 핥고 난리가 아니다. 닭 하고도 잘 놀고 염소 하고도 친구다. 사냥개는 그래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요런 것이 무슨 사냥을 하겠냐는 사람도 있고.. 여하튼 사람에 대한 복종과 충성심 하나는 알아줄만한 녀석이다. 논에 가면 논으로, 밭에 가면 밭으로.. 은신해 있는 야생 날짐승을 튀겨내긴 잘하는데 사냥에 성공한 적은 없다. 꽤 멋진 추격전을 펼쳐 보이곤 ..
다들 해먹는 죽순요리 세가지
다들 해먹는 죽순요리 세가지
2015.05.26삶자마자 초고추장 발라 나수 먹어버리고도 죽순은 아직 겁나 남았다. 그것 참 숟헌 것이로구나. 그냥 맨 입으로 다 찍어먹기는 아깝기도 하고 다소 질리기고 한다. 요리를 해본다는디.. 요리라는 것이 얼렁뚱땅 5~10분, 길어야 20분 넘지 않게 해치울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하루 점드락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있는 냄새 없는 냄새 다 피우고 기다리는 사람 기함할 때쯤 내놓는 요리 별로다. 들일 마치고 돌아와 남들 씻는 사이 후닥닥 조물조물, 보글보글.. 우리 어매들 밥상이 늘 그랬다. 삶아놓은 죽순은 일이랄 것도 없이 맨손으로 잘 찢어진다. 늘 끓여먹는 된장찌개에 죽순 넣은 것 뿐이고.. 아삭하게 씹히는 건더기 많아져서 좋다. 죽순은 삶고 또 끓이고 해도 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유지되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죽순이 올라온다.
죽순이 올라온다.
2015.05.25우후죽순이라 했거늘 비가 오지 않아도 때가 되니 죽순은 올라오고 있었다. 먼저 올라와 커버린 놈, 이제 땅을 뚫고 막 올라오기 시작한 놈, 먹기에 적당한 놈.. 날이 무척 가문데도 죽순은 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 죽순의 기상이 삼상치 않다. 하늘이라도 찌를 기세.. 포세이돈이 가지고 다니는 삼지창같다. 삽으로 질러서 땅속 줄기까지 캐내야 한다는데 그냥 손으로 분질러 뜯었다. 금새 한아름, 웃옷을 벗어 싸짊어지고 나왔다. 손질법은 매우 간단하다. 밑둥에서부터 칼집을 내서 두쪽을 낸 다음 윗부분을 잡고 한꺼번에 벗기면 된다. 죽순의 형상이 대보름 달집 태울 때 밤하늘로 솟구치는 불기둥 모양이다. 손질을 마친 죽순을 바로 삶는다. 쌀뜨물을 넣고 삶으라는데 집에 현미뿐이라 고민 끝에 쌀을 통째로 반주먹 나마 넣..
된장찌개
된장찌개
2015.05.23무더운 여름이 다가온다. 땀 많이 흘리고 끼니 챙겨먹기도 귀찮고 입맛은 달아나기 십상이다. 이럴 때 된장찌개가 있어 좋다.가스불에 투가리 얹어 딱 한끼 먹을 만큼..요리가 뭐 별 것 있나? 멸치국물 낼 줄 알고 고추, 마늘, 양파, 대파 기본양념 다질 줄 알면 사실상 대부분의 국과 찌개는 끓여진다. 국물용 멸치 몇마리, 다시마 몇조각, 표고버섯 하나 넣고 멸치국물 되는 동안 양념을 다진다. 식성대로 입맛대로 매운것 좋아하는 나는 청양고추 나수 썰고 양파 2/3조각, 대파 반토막 다진다. 마늘은 믹서기에 몽땅 넣어 분쇄해놓고 한숟가락씩 나눠 쓰면 좋겠고.. 이것저것 건져내고 된장 적당량, 고추장 적당량 풀어넣는다. 무쟈게 짜고 맵게 먹는 나는 된장 한숟가락에 고추장 반숟가락..그리고 양념을 투하한다. 그 ..
옻 오른데는 무엇이 좋을까?
옻 오른데는 무엇이 좋을까?
2015.05.16옻이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하는 것은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 경중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있겠으나 심하게 오른 경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상한 것이 얼굴만 남겨두고 몸 전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얼굴에 증상이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의 경우 얼굴은 말짱하다. 또 참옻과 개옻(검양 옻나무)의 옻 오른 증상이 꽤 다르게 나타난다. 여하튼 옻이 올랐다. 지난 4월 말 옻순을 배터지게 먹고 난 이후 손목 부근과 항문에 가벼운 증상이 한 열흘 지속된 후 사라졌다. 그런데 집안에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개옻나무를 베어낸 이후 몸 전체에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 심하지 않아 참고 견디고 있었는데.. 한밤중 사단이 일어났다. 설핏 잠이 들다 개미에 물려 깼는데 그 자리가 가렵기..
민들레 반찬
민들레 반찬
2015.05.08뜰 안 곳곳에 민들레가 나서 자란다. 길 가상 민들레를 삽으로 질러 옮겨놓은지가 10여년은 족히 된 듯하다.이제야 좀 '많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노란색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이미 지고 없고 흰민들레는 아직 꽃이 남아 있다. 흰민들레만이 토종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사실과 다르다. 흰민들레는 토종 뿐이지만 노란꽃을 피우는 민들레 중에는 토종과 서양 것이 섞여 있다. 꽃잎과 꽃술의 풍성함과 성김 등의 차이로도 알 수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꽃받침 아래 총포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양 민들레는 아래로 발라당 제껴져 있는 반면 토종 민들레는 꽃받침을 조신하게 감싸안고 있다. 서양 민들레가 갈수록 많아지는데는 흔히 말하는 것처럼 공해로 인한 토양의 산성화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서양민들레가 번..
민들레 홀씨 되어..
민들레 홀씨 되어..
2015.05.08대문간 독틈새기 흰민들레꽃, 홀씨 되었다. 홀씨 하나 떠나간다, 떠나가 민들레 되어라.
5월, 세상이 온통 초록이다.
5월, 세상이 온통 초록이다.
2015.05.04살째기 비가 내린다.봄비는 약비라지만 좀 잦다.어느새 5월, 세상은 온통 초록이다. 밀을 야달마지기 갈았다.파종하자마자 득달같이 눈이 내려 봄이 다 되그락 맨땅으로 속 끼리게 하더니어느새 이렇게 목아지를 밀어올렸다. 밀농사 잘 되야가고 있다고 본다.이제 달포면 수확 너는 언제 나비될래?낯바닥이 어디에 붙었냐? 살갈퀴 애기똥풀이 늙어간다.살균력 강한 애기똥풀은 약된다. 어름, 으름 아찔한 향을 발산하는 옥녀꽃대 해당화 여름내 피고 지고 피고 지고..비 내리는 5월, 초록빛이 싱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