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세상 쉽게 무치는 배추너물
세상 쉽게 무치는 배추너물
2015.01.19속깡은 고추장, 된장 볼라 우적우적 씹어묵고 쌩으로 묵기는 벅차지만 그렇다고 떼어내버리기도 아까운 큼지막한 배추 잎사구들을 어찌할 것인가? 요사이 식당에 가면 간간이 내오는 배추너물을 눈여겨보며 언젠가 나도 한번 해묵어봐야겠다 생각해왔다. 까짓 요리라는 것이 실상 별거 없다. 멸칫국물 만들 줄 알면 대부분의 국을 낋여낼 수 있고, 간장, 된장, 고추장만 지대로 이용하면 못만들어낼 반찬 없다. 갖은 째 다 내서 겉보기만 그럴싸한 묘한 것들보다는 늘상 옆에 두고 사는 재료로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요리가 아닐까 싶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은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상 내가 만든 요리에 놀라고 감탄한다. 사실 요리랄 것도 없지만서도.. 약간 ..
장흥, 억불산, 굴구이, 매생이떡국..
장흥, 억불산, 굴구이, 매생이떡국..
2014.12.23산과 바다, 들판이 어우러진 따뜻한 남쪽고을 장흥. 광화문에서 정확히 남쪽으로 내려오면 장흥 바닷가에 도달하게 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춥다는 중강진과 일직선상에 있다 한다. 뭐 그렇다 치고.. 이러저러한 목적으로 고창 농민회 회원들과 함께 장흥을 다녀왔다. 장흥은 동학농민혁명 최후, 최고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최후, 최대라 하는 말 속에 무수히 많은 농민군들의 피어린 항쟁과 희생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롸보기로 하고.. 회원교육과 점심식사, 파프리카 농장 견학 등을 마치고 억불산 산행에 나섰다. 밤사이 눈이 내려 산에는 다소간의 눈이 쌓여 있다. 억불산은 518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장흥 읍내에서 보면 탐진강 너머에 듬직하게 솟아 있다. 천문과학관 방면에서 정상에 오..
쉽게 하는 계란찜.
쉽게 하는 계란찜.
2014.12.14계란찜을 어떻게 하는지 꽤나 궁금했었다. 음.. 핵심은 멸치국물이로구만. 다소 의외지만 따라해보는 수밖에..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등을 넣고 팔팔 끓인다. 멸치 국물이 끓는 동안 양파, 고추, 대파 등을 다지는데 이것저것 구애받을 것 없이 냉장고 뒤져 있는 재료로 하면 되겠다. 매운 것 좋아하는 내 식성대로 청양고추를 양껏 다져놓는다. 계란 네개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풀어놓고 다진 것들을 투여하여 다시 한바탕 젓는다. 계란을 채에 거르라, 믹서기에 갈아라 하는 지침이 있으나 무시하고 그냥 숟가락으로만 저었다. 새우젓으로 간하면 좋다 하나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그냥 소금으로 간을 맞촸다. 뚝배기에서 끓고 있는 멸치국물 한대접에 계란 한대접을 투여하고 휘휘 젓다 적당히 굳었다 싶으면 불을 끈다. 불 세기..
고창의 단풍명소, 문수사와 선운사를 가다.
고창의 단풍명소, 문수사와 선운사를 가다.
2014.11.13어느덧 가을이 저물어간다. 저물어가는 가을의 끝을 잡고 올해는 마지막이다 싶은 단풍구경에 나섰다. 새벽녘 비가 내리고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는가 하면 간간이 빗방울도 뿌린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그야말로 추풍낙엽의 장관이 펼쳐지기도 하는 전형적인 늦가을, 고창의 단풍명소 문수사와 선운사를 찾았다. 인근에 내장산도 있으나 넘쳐나는 인파에 고즈넉한 맛이 없는지라 단풍철에는 발걸음을 해본 일이 없다. 먼저 문수사 단풍을 감상해보시라. 단풍이 아직은 싱싱하다.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등 노거수가 많아 문수사 일대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입산이 통제되어 있다. 문수사는 고책창연한 절이기는 하나 2008년 화재 이후 공사판이 벌어져 있어 어수선하기 짝이 없고 단풍도 딱 절 입구까지만 볼만하다. 해서 산을 ..
장수말벌집을 털다.
장수말벌집을 털다.
2014.10.11강아지 가지러 간 정선 귤암리 산고랑창에서 장수말벌 집을 털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이 집 주인은 심마니이자 사냥꾼이자 농사꾼이다. 비행기만한 장수말벌이 들락거리는 집을 봐놨다는 것이다. 사냥하는 길은 아니지만 개들을 대동하고 나선 길, 모녀 개가 사진기 앞에서 자세를 잡는다. 어미 이름은 깜, 아비는 반달인데 죽고 없다. 새끼를 키우느라 고생해서인지 어미가 헬쓱해보인다.강아지 주제에 발 좀 봐라. 이 녀석을 데리고 왔다. 이름은 동강이, 동강 가에서 나서 자라 동강이라 이름 지었다. 모녀 개를 따르는 애기, 진돗개와 풍산개 잡종이라 한다. 어미는 걷고 딸은 살짝 뛰는데 애기는 귀때기가 휘날리도록 달음박직한다. 늘 산 속을 휘젖고 다니는 녀석들 몸땡이에 달라붙어 피를 빠는 진드기를 떼어낸다. 피를 빨아 비..
개기월식을 보다.
개기월식을 보다.
2014.10.09조문 가느라 길을 나서는데.. 어라 달이 이상하다. 산에 걸렸나, 구름에 가렸나 싶었다. 아~! 월식 있다 했다, 개기월식.방죽 가상에 차를 대고 새 잡는 사진기로 달을 잡는다. 부의금 봉투 배달 요구하는 자가 있어 술 한잔 받아먹고 나오니 그 사이 지구가 달을 원전히 집어삼켰다. 달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조문 갔다 왔는데도 여전하다. 일식에 비해 월식은 진행 속도가 느린 듯.. 달이 약간 흐리멍텅해졌다.내가 흐리멍텅해진건가? 술 한잔 찐하게 하고 밤이 깊어 집에 돌아오니 달도 제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
9.27 쌀 전면개방 저지 전국농민대회
9.27 쌀 전면개방 저지 전국농민대회
2014.10.01'근조' 쌀 전면개방 쌀 전면개방 저지! WTO 통보 중단! 농민은 예수가 아니다.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 박근혜 퇴진! 쌀은 생명, 아이들의 미래 쌀 전면개방 중단하라!
꽃뱀과 개구리
꽃뱀과 개구리
2014.09.16숨 넘어가는 개구리 비명소리가 들린다.꽃뱀이 개구리를 물었다. 참개구리다. 두 녀석 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입크기 내기하면 개구리가 이기겠구만..개구리는 그저 비명만 지른다. 내가 뺏어먹을까 싶은가보다. 개구리 물고 저만치 달아난다. 덩치 큰 개구리를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하고 그저 물고만 있다. 야 잠깐만 있어봐.. 고쳐물려는 찰라..개구리가 튀었다. 아뿔싸.. 다시 잡히고 만다. 힌동안 엎치락 뒤치락.. 이제 제대로 물었다. 이제 서서히 삼키면 끝이겠다. 사진기를 거두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울화가 치민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뱀을 처단하였다. 사지에서 탈출한 개구리, 다소 얼이 빠져 있으나 심각해보이지 않는다. 뱀을 버리고 오는 사이 사라져버렸다. 고맙다 말도 없이..
가을이 오는 사진
가을이 오는 사진
2014.08.25가을이 오고 있다. 성큼..
애호박찌개
애호박찌개
2014.08.24장마통에 호박 크듯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은 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몸소 실감해보기는 처음이다. 그저께 지녁에 해묵을라다 말았던 호박이 이틀 사이에 큰애기 머리통만해져부렀다. 그대로 늙은호박 되야부러라 하고 놔놓고 풀숲을 뒤져 주먹댕이보다 약간 큰 놈 하나를 땄다. 칼을 받는 호박의 감촉이 좋다. 나박나박 잘도 썰어진다. 절반만 잘랐는데도 한냄비 가득하다. 파, 마늘, 양파, 고추 각기 적당량 다지고 썰고..냉동실 뒤져 하릴없이 매물라가던 돼야지고기 썰어 고추장에 버물러 먼저 익힌다. 물 부어 끓이다가 맨 먼저 호박 넣고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나머지 몽땅 몰아넣고 자갈자갈 끓인다. 고춧가루 좀 더 넣고 조선간장에 소금에 멜치, 새우 가루낸 것으로 간을 맞촸다. 전라도식이라고 소개된 애호박찌개 끓이는 법을 ..
까지너물
까지너물
2014.08.21며칠 집을 비운 사이 늦여름인지 초가실인지 때아닌 장마가 닥쳐 그 사이 가지만 쭉 늘어나부렀다. 저놈 크면 너물 한번 해묵겄다 눈여겨오던 판이다. 전라도닷컴 말바우장 할매의 요리강좌를 따라해 보는디.. 까지 쪼개서 찜솥에다 넣고 짐이 폭폭 들게 쪄. 다 쪄지문 식어라 허고 있다가 손으로 쪽쪽 찢어. 칼로 썰문 안맛나! 인자 주먹 안에 넣고 살째기 짜. 너무 뽈깡 짜문 물켜져부네 잉! 글고 팽야 조선장 넣고.. 조선장 넣야 맛납제. 마늘 넣고 찬지름 치고 조물조물 무쳐.. 나는 거기다 꼬칫가리, 풋꼬치를 더 넣었다. 그런 것은 이녁 취미대로 하라는 가르침이 있다. 옴마.. 그럴싸허네. 호박잎은 씻그기 전에 살망살망 비벼야 보들보들허니 좋네이.. 할매 나는 아직 젊은갑소, 그냥 까슬헌것이 좋네. 까지너물은 ..
제사음식 자과대기, 전 찌개.
제사음식 자과대기, 전 찌개.
2014.08.08오늘은 뭇에다 밥을 묵어야 되나?냉동실을 뒤지니 제사때 쓴 전이 얼음을 뒤집어쓰고 있다. 그냥 데워묵을까 하다 찌개를 끓이기로 한다. 일단 뚝배기에 가둬 가열하여 얼음을 빼고 고추, 마늘 다지고 멸치 몇개 넣어 국물을 만든다. 된장보다는 고추장이 맞겠다 싶어 고추장 크게 한숟갈 넣고 고춧가루도 한숟가락 넣는다. 다소 싱거워 조선간장으로 살짝 간을 맞추고 팔팔 끓이다가 마지막으로 전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투여한다. 끝. 음~ 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