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전화기 속 사진들..
전화기 속 사진들..
2011.10.19일제가 갖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구 나주 경찰서 자리. 지금은 누가 쓰고 있을까? 농민회 사무실이 되었다. ㅎㅎ 물난리가 났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물로 봉쇄되었다. 지난 여름.. 충남농민 가족한마당. 젊잖은 충남 농민들이 쏜살같이 달린다. 것도 나락 가맹이를 짊어지고..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과 위두환 전농 총장, 말복날 개고기 집에서.. 지리산, 비는 내리고.. 아~따! 그놈 진짜 맛대가리 없게 생겼다. 가을 햇볕이 거목을 물들인다. 제주 강정, 점령군 행세를 하던 육지부에서 온 짭새, 눈을 감으니 뵈는 게 없다. 말 끝마다 "채증해" "체포해".. 거북이 등껍딱인가? 기껍딱인가? 추석을 이틀 앞둔 늦은 벌초를 마치고.. 여름의 끝자락, 물을 한껏 머금은 물봉선이 야하다. 어느날 황혼, 우리 동네. 여름을..
전화기 속 먹을것 사진
전화기 속 먹을것 사진
2011.10.12전주 막걸리집 일번지 말복날 오수 신포집 황학동 홍어찜 흥덕 홍어찜 전주 콩나물국밥 왱이집 여기가 어디까? 기억이 안남 마포 짬뽕집 외백 장수 송어 전농식당 점심밥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2011.10.09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하나 타는 가슴속 목마름에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살아오는 저푸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나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 떨리는 노여움에 서툰 백묵글씨로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이 노래를 부르다가 소주병 깨가면서 싸우던 시절이 있었다. 스무살 때 일이다. 다시 듣고 다시 불러봐도 그 시절의 감흥은 되살아오지 않는다.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2011.09.15선운사 골짜기에서.. 각시가 사진을 보내왔다. 한 이틀 땅콩 캐고 나니 몸도 마음도 고되었던 모양이라.. 해장 댓바람부터 선운사 골짜기를 찾은 모양이다. 꽃무릇이 벌써 꽃대를 올렸다. 우리집 것은 인자 올라오기 시작하던데 가을이 오는 속도는 선운사가 빠른 모양이다. 이번 주말 집에 내려가면 가봐야 되겠다. 해장 댓바람 이슬 걷히기 전에..
가을이 저만치 온다.
가을이 저만치 온다.
2011.09.12추석이다. 내내 궂던 날씨가 오후 들어 깨어나기 시작하였다. 처가집 가는 길 선운리 근방 들판을 돌았다. 그란디 가실 들판 치고 아직 너무 시퍼렇다. 선선한 바람, 파란 하늘에 가실이 먼저 와 있다. 심원 앞바다. 물이 마구 빠지고 있다. 곧 섬까지 길이 닿겠다.
우리집은 풀바다.
우리집은 풀바다.
2011.09.10집안이 온통 풀바다. 정갈하게 관리되어야 할 장꽝이 풀에 잠겼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장꽝은 주인을 잃었다. 허울만이라도 유지해왔었는데 그나마 무너지고 말았다. 올 여름 유난히 잦았던 비를 탓하기엔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 며느리밑씻개, 매서운 발톱을 가진 녀석이 인간의 영역을 넘보며 너울거린다. 죽여도 죽여도 살아오는 좀비마냥.. 모기장이 위태로와 보인다. 늦은 벌초를 마치고 집안에 손을 대자고 하니 영 엄두가 나질 않는다. 비는 내리고.. 앞마당 어찌어찌 손대고 나니 날이 저물어버렸다. 추석 연휴가 꿈만 같다. 비라도 내리지 말았으면.. 추석 전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풀을 치웠다. 한나잘 걸렸다. 겉보기라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라도 남겨야 되겠기에..
삵
삵
2011.02.02삵, 우리 동네에서는 살카지라 부른다. 어릴 때부터 무던히 그 이름을 듣고 부르면서 자랐지만 정작 직접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닭이 없어지면 무조건 이 녀석 짓이라고 믿고 살았다. 이제는 귀해진 녀석.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쇠부엉이를 보겠다고 저수지 아래 여수로 근방을 오가다가 만났다. 고양인가? 하고 보았으나 사뭇 다르다. 풍기는 분위기는 흡사 작은 범이다. 사람을 보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갈대숲에 은신해 있다. 갈대 숲 사이로 촛점을 잡느라 애쓰는 나를 한동안 노려보더니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글자 그대로, 이름 그대로 살그머니.. 문득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국어책에 나온 '삵'이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살쾡이는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삵이라고도 부른다. 다만, 조선민주..
누랭이와 흰댕이 _ 스마트폰으로 찍은 개사진
누랭이와 흰댕이 _ 스마트폰으로 찍은 개사진
2011.02.02진돗개 순종이라고.. 와서 가져가라고.. 상하 사는 병길이성한테서 전화가 왔다. 작년 10월이었던 모양이다. 암수 한쌍, 남매간이다. 흰댕이와 누랭이. 이제 중개가 되어 더 이상 풀어키울 수 없어 오늘 묶었다. 죽는다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아니다. 누랭이는 밥도 안퍼먹고 집에도 안들어가고 눈밭에서 농성중이다. 수컷의 오기. 흰댕이는 아픈척 다리를 질질 끌다가 밥 갖다 주니 벌떡 일어나 잘도 퍼먹는다. 너 나 없이 개 풀어 키우던 시절이 그립다. 내 전화기 사진기에 담겨진 누랭이와 흰댕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먹을것 사진
스마트폰으로 찍은 먹을것 사진
2011.01.31스마트폰을 구입한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버릇이 일상화되었다. 요사이 스마트폰 실행 속도가 심히 느려져 쌓여 있는 사진이 문제인가 싶어 몽땅 덜어냈더니 무려 800여장.. 기계가 가벼워졌는지 이것저것 실행속도가 꽤 빨라졌다. 전화기 속에 들어 있던 먹을것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와 정리해보았다. 나이가 들어 새복잠이 없어지니 별 짓을 다한다.
호흡을 함께 해야 장단이 맞는다.
호흡을 함께 해야 장단이 맞는다.
2010.11.28굿 가락 맞추듯 이렇게 할 수 없을까요? 귀 열고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손발의 움직임을 봐야 가능한 일인데.. 장단을 맞추려면 자꾸 만나고 대화하고 같이 호흡하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상 대대로.. 5천 년 넘게 한 민족이었다는데.. 왜 한 민족끼리 장단을 맞추지 못하고 외세와 호흡하려 하는지.. 몹시 걱정스러운 일요일 아침입니다.
[박홍규 농민만평]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홍규 농민만평]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10.11.27나라 안팎이 매우 어수선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수선한 정도가 아니라 한반도가 전쟁의 포화 속에 잠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놈들 10명 중에 7명은 한반도에서 곧 전쟁이 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바다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지 미국 본토에도 전쟁의 참화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쟁의 당사자가 될 놈들이 그리 생각하고 있다니 우리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반면 우리는 피난길에 나선 연평도 주민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일상을 무탈하게 이어가고 있다. 너무 무딘 것인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전쟁 발발 여부는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 빈말을 하지 않아온 것으로 알려진 북의 태도는 "대결에는 대결, 전쟁에는 전쟁.."이니 무력시..
동림 저수지 이야기
동림 저수지 이야기
2010.11.18저희 동네 앞에 오래된 저수지가 있습니다. 일제 식민 초기 건설되어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귀 꽤나 기울여야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피땀과 나라 잃은 설움을 겨우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그런 저수지입니다. 이 저수지의 물은 고창, 정읍, 부안, 김제 벌판을 적시고 동진강으로 스며들어 바다에 도달합니다. 저수지 부근의 습지는 논으로 정비되어 꽤 큰 규모의 들판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저수지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 뿐인가요? 한여름 타는 대지를 적셔 곡물을 키운 저수지는 겨울이면 온갖 철새들의 쉼터가 됩니다.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가창오리 등의 천연기념물, 그리고 제가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새들이 월동을 하거나 나그네새로 쉬어갑니다. 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