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야성의 섬 울릉도에 가다.
야성의 섬 울릉도에 가다.
2010.10.03얼마나 많은 계획들이 세워지고 허물어졌던가? 한번 간다 간다 하면서도 실제 마음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막무가내의 묻지 마 추진력이 발동되지 않는다면 평생을 미루다 끝나버릴 수도 있는 그곳, 울릉도는 참 먼 곳이었다. 시간과 명분 그리고 사람.. 이래저래 잘 맞아떨어졌다. 추석을 쇤 이튿날인 23일 심야에 출발하여 24일 아침 배를 타고 입도, 섬에서 이틀을 자고 26일 오후 배로 나와 다시 밤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여정이 잡혔다. 집결지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 자정 무렵 사람들이 모여든다. 부안의 정덕순, 군산의 이한세, 완주의 박홍규, 고창의 주영태, 그리고 우리 내외간.. 총 여섯이다. 면면을 보면 어지간한 발등의 불 정도는 빈 깡통 차듯 털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출발이다. 길은 막..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2010.09.14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물가에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우리동지 굳게 단결해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이 흔들리지 않게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이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우리동지 굳게 단결해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이 흔들리지 않게 이 노래만 들으면 가슴이 뛴다.
농약치는 저 농부야.
농약치는 저 농부야.
2010.09.10더운 김이 확확 오르는 논바닥에서 농약 치는 저 농부야 해가 졌느냐 쉬지 않고 놀지도 않고 뼈빠지게 일을 했어도 비료값 제하고 농약값 제하니 남는 것이 없구나..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한 25년쯤 전이겠다. 대학 하고도 초년병 시절 문 종이나 알고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녔던 건지.. 농활 가서도 이 노래를 불렀다. 농민들 앞에서.. 25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실감하겠다. 뼈에 사무치도록..
땅콩을 먹는 가장 맛있는 방법
땅콩을 먹는 가장 맛있는 방법
2010.09.10가을이다. 땅콩 거둘 때가 되었다. 땅콩은 가물어야 밑이 잘 든다 했는데 비 내린 날이 많았음에도 어지간히 밑이 들었다. 땅콩 캘 놉을 얻자 하니 사람이 없다. 계속된 비로 제때 밭 닦달을 하지 못한 김장채소들을 심느라 인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고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인 모양이다. 동네 할매들은 추석 안에 고추밭 설거지하랴, 고춧가루 빵구랴 손 날 틈이 없다 하신다. 문제가 붙었다. 고창 땅콩은 맛이 매우 좋다. 고창 황토가 그 맛을 좌우하지 않나 싶다. 고창 대성농협은 대규모 땅콩 가공 시설을 가동하고 있으며 시중에서 유통되는 고창 땅콩은 대부분 여기서 가공되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중국산과의 가격차이가 커서 비싸게 느껴지지만 그 맛은 가격차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잡솨보시면 알 수 ..
새
새
2010.09.09가을이다. 비록 우중충하게 구름 낀 날 많긴 하나 이따금 드러나는 파란 가을 하늘은 청아하기 이를 데 없다. 거기에 구름 한조각 바람에 흘러가면 절로 노래가 나온다. 새 저 청한 하늘 흰 구름 왜 나를 울리나 밤새워 물어뜯어도 닿지 않는 마지막 살의 그리움 피만 흐르네 더운 여름날 썩은 피만 흐르네 함께 답세라 아 끊없는 새하얀 사슬소리여 낮이 밝을수록 어두워가는 암흑속에 볕발 청한 하늘 푸르른 저 산맥 넘어 멀리 떠나가는 새 왜 날 울리나 눈부신 햇살 새하얀 저구름 죽어 너되는 날의 아득함 아 묶인 이 가슴
지난 겨울 눈 내리던 날.
지난 겨울 눈 내리던 날.
2010.08.22오늘까지 폭염, 내일부터 폭우라고 합니다. 폭우 끝에 다시 폭염이 오지는 않을란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내일이야 어찌 되건 오늘이 마지막 더위다 생각하고 견뎌봐야지 어찌하겠습니까? 지난 사진을 뒤적거리다 보니 지난 겨울 눈 오던 날 사진이 있네요. 시원한 눈에 눈이 시원해지면 머리가 시원해지고 몸조차 시원해질까요? 눈 많은 고창 지난 겨울 여지간히 왔습니다. 마당에 먼저 길을 내고.. 껄맠을 치운 다음.. 고샅으로 나갑니다. 손 시렵고 발 시려웠을 건데 저 날이 그립습니다. 사진 속의 제가 무지 부러운 오늘입니다.
막심 쓰는 무더위, 진주냉면이 생각난다.
막심 쓰는 무더위, 진주냉면이 생각난다.
2010.08.21막심 쓰는 걸로 봐야 할까요? 막판 무더위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 시각이면 아직 선선해야 할 때인데 이미 온몸의 땀구멍들이 가동되려 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있는데도 말입니다. 시원한 냉면이 생각납니다. 그 중에서도 진주냉면이 생각나는데요. 냉면이라 하면 한국전쟁 이후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에 의해 이남 사람들도 널리 즐기게 된 것으로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진주라 천리길'이라 하는 이남의 끄트머리에 이북에서 내려온 냉면들과 필적할 만한 냉면계의 독특한 계보가 있다 하니 이름하여 진주냉면입니다. 고창에서 부산을 오가는 길목 어디쯤에서 요기를 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던 중 진주냉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날 이후 부산을 오고 갈 때 어지간하면 진주에 들려 챙겨먹곤 합니다. 저는 물냉면만..
매콤 새콤 시원한 라면 끓이기.
매콤 새콤 시원한 라면 끓이기.
2010.08.17칠월 하고도 칠석, 우리동네 할메들은 칠성날이라 부른다. 이름값 하느라 그랬을까?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견우 직녀가 흘리는 눈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새삼스레 무신 눈물이 얼마나 남았다고 폭포수같은 강한 비를 뿌렸겠는가? 군데군데 논이 침수되고 논두렁이 물러났다. 날씨야 어쨌건 칠석날은 노는 날이다. 오월 단오, 유월 유두,칠월 칠석, 팔월이라 한가위.. 다 농사꾼들 쉬는 날 아니던가? 동네 사람 모다 나와 둘러 앉아 모정에서 하루 점드락 놀았다. 무려 8시간을 앉아 술만 마셨다. 한 30분 성내 농민회장과 함께 한 좌담회를 제하면 나머지 7시간 반은 오롯이 술을 마셨다. 어제 일이다. 간간이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해가 구름 속을 들락날락하고 있다. 제법 선선하다. 삼복도 지나고.. 더위가 남았으면 얼..
된장이 끓는다.
된장이 끓는다.
2010.07.27덥다. 많이 덥다. 오늘은 소나기도 없다. 말 그대로 불볕더위! 삽질 잠시 해보았더니 숨이 콱콱 막히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깨달았다. 아~! 지금은 삽질할 때가 아니구나. 4대강 삽질에 대한 국민적 원성이 드높다. 각카도 얼른 깨달아야 할 터인데.. 아~! 이러다 정권이 절단나는 수가 있겠구나. 어느새 점심 때가 되었다. 옷 훌훌 벗고 선풍기 앞에 앉으니 에어콘 바람 부럽지 않다. 이런 날엔 매운 고추 썰어넣고 된장 지져 호박잎 싸먹는 것이 좋다. 더울 때는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더위를 덜 느낀다고 한다. 이열치열의 원리가 이 아니겠는가?
전주막걸리집 '일번지'
전주막걸리집 '일번지'
2010.07.26전주 사람들은 어쩌다 이런 방식으로 막걸리를 팔 생각을 하였을까? 엄청난 규모의 상차림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가격의 불일치. '박리다매'의 전형이라 하지만 수지를 맞추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막걸리 골목을 지나다 보면 극한의 두 풍경을 쉽게 보게 된다. 아무도 없이 텅 빈 집과 미여터져 발 디딜 틈조차 보이지 않는 막걸리집. 그것은 아마도 상차림의 차이에서 비롯될 것이다. 가지수는 많으나 젓가락질 할 데 없는 상차림으로는 결코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전주 막걸리집에 처음 가시는 분들은 두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늦은 밤에 가는 것과 한산한 집에 들어가는 것. 잘 되는 집은 이미 장만한 안주를 모두 소진하고 장사를 마쳤을 것이고 안되는 집들이 밤 늦게까지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린..
된장물회는 어떻게 먹는가?
된장물회는 어떻게 먹는가?
2010.07.17작년, 정우태 의원을 당선시킨 장흥 농민들의 뜨거웠던 선거열풍. 덩달아 들뜬 객지 사람의 가슴을 시원하게 갈무리해주던 회진의 된장물회. 무더운 여름날 혹은 묵은 술기운의 찌꺼기가 몸과 마음을 짓누를때마다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한사발씩이나 고이게 하던 그 된장물회. 어찌나 노래를 불렀던지 각시까지 덩달아 된장물회를 동경해오던 터.. 강진까지 왔는데 그냥 가겠느냐는 은근한 압력을 이겨낼 수 없었다. 비 할라 내리는데.. 태생부터 장흥인 전농 총장님께 전화를 건다. 읍내 두어군데 횟집을 점지해주고는 덧붙인다. "그래도 회진으로 가야지, 우리횟집이 젤 낫어" 그래서 달렸다. 회진으로.. 때깔만으로도 맛을 좌우하는 근본이 된장에 있음을 짐작케 한다. 잘 익은 열무김치 그리고 청양고추. 언뜻 보면 얼음 띄워놓은 시래..
영태야~ 막국수 묵으로 가자.
영태야~ 막국수 묵으로 가자.
2010.07.15올해는 꼭 하고야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했던 마을좌담회. 그 마을좌담회를 앞두고 마지막 힘다지기로 단합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름하여 '고창군농민회 하계 단합대회'.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하였다. 오해하지 마시라. 다 가불고 파장에 박은 사진이다. 오늘의 슬로건은 "일단 해보면 알 수 있다" 이제 그만 망설이고 일단 한번 해보고 말하자는 것이다.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더 필요한지.. 그런데 술을 어찌나 묵어부렀던지.. "한번 잘 해봅시다" "못헐거이 무이다요"하면서 권커니 잣커니 한 술이 다소 과하였다. 이제 술이 깬다. 목이 타고 속은 어리둥절하고.. 고창에 막국수 잘하는 집이 있다. 강원도에 가서 먹었던 것보다 더 밋난 막국수. 국물은 평양에서 먹어보았던 냉면 국물맛이 떠오르고 면발은 정말 잘한다는 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