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못찾겠다 꾀꼬리
못찾겠다 꾀꼬리
2015.06.07뒷낭깥 쭉나무 사이에서 낭자한 꾀꼬리 노랫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진다. 쭉나무는 가죽나무의 우리 동네 이름이다. 매년 꾀꼬리가 날아와 번식하는데 둥지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때가 되면 이소한 어린 녀석들을 볼 수 있다. 노랫소리 낭자하나 꾀꼬리를 눈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수시로 자리를 바꿔 앉고 울창한 나뭇잎으로 자신을 은폐하기 때문이다. 혹여 인기척이라도 느껴지면 망설임 없이 날아가버린다. "못찾겠다 꾀꼬리"는 빈 말이 아니다. 화장실 쪽창에 기대어 한참을 더듬어서야 찾아냈다. 찾았다 꾀꼬리.. 한쌍이 함께 날아다니는데 5월에 울음소리가 나다 조용해졌다가 다시 노래하기 시작한걸로 봐서 아마도 포란을 마치고 새끼가 부화하지 않았겠나 짐작한다. 한가할 때 맘 먹고 둥지를 찾아봐야겠다. 꾀꼬리(B..
노래하는 개개비
노래하는 개개비
2015.06.07개개비가 노래를 한다. 수로의 갈대 줄기에 높이 올라 타 한껏 지저귀는 녀석들은 필시 수컷들이다. 여기는 내 영역이니 다른 수컷들은 범접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번식기 초기에는 무지하게 울어대다가 번식이 시작되면 다소 조용해진다. 지금은 다소 조용한 시기, 아마도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 키우고 있거나 포란 중일 듯.. 개개비 소리를 듣고 있자면 노래라기보다 지저귄다거나 심한 경우 울부짖는다 표현하는 게 어울린다.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소리를 낸다. 개개비(Oriental Reed Warbler) 전국적으로 흔하게 번식하는 여름철새이며, 흔하게 통과하는 나그네새. 4월 중순부터 도래해 번식하고, 번식 후 8월 초순부터 남하해 10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저수지, 하구, 습지의 갈대밭, 풀..
딱새 일가족
딱새 일가족
2015.05.14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새끼 새 특유의 어린양하는 소리, 딱딱거리는 어미새 소리. 딱새 일가족이 집 주변을 배회하며 야단법석이다. 하! 벌써.. 이렇게 봄날은 막바지로 간다. 씻고 나가야 되는데.. 녀석들이 발목을 잡는다. 사진기 챙겨들고 소리를 추적하여 딱새 일가족을 만난다. 엊그제 손질해 깔끔해진 탱자울타리 위에 한 녀석이 앉아 있다. 이처럼 은신이고 뭐고 없이 자신을 드러내놓는 새끼들 때문에 어미들은 노심초사한다. 갓 이소한 녀석같지는 않고 최소한 하루 이상은 둥지 바깥에서 지낸듯 제법 의젓해보인다. 수컷 성조, 아빠새다. 딱새는 암수 차이 없이 새끼 돌보기에 열성을 다한다. 이 녀석은 제법 숨어 있는 중이다. 하지만 잘 보인다. 더욱이 끊임없이 어미를 찾으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5월, 갯등 위의 도요물떼새
5월, 갯등 위의 도요물떼새
2015.05.105월 초순, 갯벌에는 어떤 새들이 있을까? 만조가 되었으나 물이 그리 높지는 않다. 그리 많은 수는 아니지만 갯벌에 흩어져 있던 새들이 그럭저럭 모여든다. 농번기와 겹치는 탓에 봄철 북상하는 도요물떼새들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봄철 관찰 경험이 많지 않아 단정하기 어렵지만 5월 중순을 지나 6월로 가면서 새들이 좀 더 늘어나지 않겠나 싶다. 개꿩과 세가락도요. 아직 겨울깃을 입고 있는 녀석들과 여름깃으로 갈아입은 녀석들이 섞여 있다. 세가락도요는 뒷발가락이 없어 발가락이 세개. 중부리도요 무리 민물도요 군무 모래 언덕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흰물떼새 민물도요 무리에 적은 수의 좀도요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섞여 있다. 서서히 접근했는데도 다 달아나고 두마리만 남아서 사진기에 잡혔다. 여름깃으로 갈아입어 ..
모래언덕 위의 흰물떼새
모래언덕 위의 흰물떼새
2015.05.09드넓은 갯벌 위에 물이 들어도 여간해서 잠기지 않는 갯등이 있다. 모래와 약간의 자갈, 조개껍질 그리고 사람이 만들었으나 지금은 버려진 온갖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파도가 주범이겠지만 늘 바람이 휘몰아쳐 모래를 옮기는 탓에 갯등의 위치와 형태가 계속 변하고 있다. 만조때가 되면 많은 수의 갈매기와 도요물떼새들이 몰려와 쉬기도 하고 몇 종류의 새들은 번식처로 이용한다. 거센 바람이 모래를 날린다. 모래바람 부는 언덕 위에 흰물떼새 한마리 우뚝 서 있다. 실상 사진 속에서만 서 있을뿐 늘 바삐 움직이는 매우 작은 녀석이다. 이마의 검은 무늬가 수컷임을 입중해주고 있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매우 작은 녀석들이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간다. 사진기에 꽁무니가 잡힌 녀석들은 새로 태어난 흰물떼새 유조들이다. 어..
쇠제비갈매기의 비행
쇠제비갈매기의 비행
2015.05.08몇해 전 동호항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쇠제비갈매기의 비행을 본 적이 있다.쇠제비갈매기 무리가 물빠진 갯벌 작은 실개천으로 변해버린 갯고랑창에 연신 곤두박질치며 물고기를 낚고 있었다. 얼마나 날쎄게 날아다니던지 마치 출격하는 전투기같았다. 4~5월경 딱 이맘때 보이고는 다른때는 잘 보이지 않는다. 농사꾼 바쁜 시절과 겹쳐 시간내어 보기가 영 까다로운 녀석이다 했더니 4월에 도래하여 9월이면 사라지는 여름철새다. 지금은 번식기, 작은 물고기를 잡아 짝을 유혹하고 짝을 찾은 녀석들은 알 낳을 채비를 하고.. 울음소리가 날카로와 다소 소란스럽다. 새들이 다 그렇지..비행하는 모습이 다채롭고 멋지다. "내 사랑을 받아주오~" 물고기를 입에 문 녀석이 수컷일 터이다. 암컷이 받아물면 짝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했다. ..
솔부엉이가 운다.
솔부엉이가 운다.
2015.05.05소쩍새랑 비슷한 시기에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집 뒤 혹은 앞 소나무밭에 매년 오는 녀석, 솔부엉이다. 2008년도에 처음으로 본 이래 소리만 계속 들었을 뿐 직접 대면하지 못했다. 녀석도 바쁘고 나도 바쁘고.. 왠일인지 낮부터 울어댄다. 나에게는 "날 보러 와요~" 소리로 들린다. 사진기 챙겨 다가가니 지난번 소쩍새 보았던 자리다. 소쩍새는 짝을 만나 살림이라도 차렸는지 요즘은 밤에도 잘 울지 않는다. 한쌍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서로 추임새를 넣어가며 울어댄다. 암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아따 엥간이 쫓아댕기쇼!" 타박하는 듯.. 그려 나도 일허로 갈란다. ㅎㅎ 솔부엉이((Brown Hawk-owl) 몸길이 27.5~30cm 인도, 히말라야,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한국, 우수리지방에 서식한다..
소쩍새가 운다.
소쩍새가 운다.
2015.04.22우리 동네에 소쩍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지 보름가량 되었다. 여름철새인 소쩍새는 이동 초기에 주로 운다. 자신의 영역을 알리면서 짝을 구하는 일석이조, 소쩍새는 수컷만 운다. 소쩍새가 우는 시기는 배고픈 시절, 그 중에서도 먹을 것 없던 보릿고개에 해당한다. 주린 배를 부여안고 배고파 우는 아이 달래 잠재우던 어매들 귀에 몸서리치게 사무쳤을 소쩍새 울음소리를 상상해본다. 소쩍새 울면 풍년든다는 말은 굶주린 농민들의 절박한 염원이 만들어냈을 것이다. 한송이 국화꽃 어쩌고 하는 시인의 넋두리는 사실 쌩뚱맞다. 짝을 구하지 못해서일까? 밤에만 간간이 울던 녀석이 낮에도 울어댄다. 실로 오래간만에 망원렌즈 챙겨 소쩍새를 찾아나선다. 녀석은 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니 그럴법하다. 그림자..
멧종다리(SIberian Accentor)
멧종다리(SIberian Accentor)
2015.01.116년만의 만남이다. 이상하리만치 이 녀석을 꼭 다시 만나고 싶었다. 언젠간 만나겠지 하고 지나온 세월이 6년.. 가히 세월이라 할만한 시간이 지나고 말았다. 녀석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수풀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바람 찬 매봉산 바람의 언덕 아래였다. 썩 좋은 상황이 어니었기에 좋은 사진으로 남진 못했지만 그래도 본게 어니냐. 한번 보고 두번 보면 가꾸만 보게 될 것을..멧종다리 너를 기다렸노라. 6년전 만났던 녀석우리동네에서 만났더랬다. 야무지고 똘똘하게 생겼다. 멧종다리(SIberian Accentor)유럽 동북부에서 시베리아, 몽골 북부에서 오호츠크해 연안의 고산지대에서 번식하고 중국 동북부, 한국에서 월동한다. 약간 흔하게 월동하는 겨울철새. 10월 중순 도래하여 이듬해 3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농..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2015.01.11나는 동림저수지 앞동네에 산다. AI의 원흉으로 지목받았던 가창오리떼가 올해도 여지없이 도래했다. 가창오리떼가 진정 AI의 원흉이라면 예방 차원에서라도 마땅히 이러저러한 방역조치가 취해져야 하겠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다. 지난해 가창오리떼가 떠난 후에도 AI는 1년 내 지속적으로 별병했고 당국은 아직 떠나지 않았거나 텃새화되어버린 청둥오리들을 지목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 말을 곧이듣는 사람은 없다. 언론이나 당국도 더 이상 AI 가지고 부산을 떨지 않는다. AI 발병 소식은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대규모 살처분 소식은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왜일까? 짐작컨대 가금육 시장상황이 대규모 설처분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가금육 시장의 맹주 하림과 농식품부 등 관계 당국간의 공공연한 밀월관계 속에서 필요..
양진이, 갈색양진이, 긴꼬리홍양진이
양진이, 갈색양진이, 긴꼬리홍양진이
2015.01.06세찬 바람 불어대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에 흰맷새가 도래했다는 소식에 접했다. 갑오년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연속해서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다. 다만 드넓은 고랭지 배추밭을 무대 삼아 바람에 날려 다니던 갈색양진이와 양진이, 맷종다리 무리를 만난 것에 위안을 삼는다. 갈색양진이는 2011년 덕유산 향적봉 이후 첫 만남이고 양진이는 재작년 광릉숲 이후 처음이며, 맷종다리는 2008년 첫 만남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니 나로서는 매우 드물게 보는 녀석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 셈이다. 멧종다리는 따로 보기로 하고.. 흰맷세가 출현한다는 매봉산 능선 바람의 언덕을 한참 더듬었으나 만나지 못하고 내려오는 길 내 발걸음에 놀란 한 무리의 새떼가 공중에 떠올라 세찬 바람에 흩날렸다. 갈색양진이다. 족히 100여 마리는 넘는 ..
검은바람까마귀(Black Drongo)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검은바람까마귀(Black Drongo)를 다시 볼 수 있을까?
2014.10.212008년 11월, 동림저수지 코도배기에서 검은바람까마귀를 보았다. 해마다 그즈음이 되면 녀석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가보곤 하지만 그림자조차 볼 수 없다. 이름 그대로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녀석이다. 회색 기운이 도는 가슴털이 보송보송한 것이 녀석은 유조라 했다. 고창에 서해안을 끼고 있지만 동림 저수지는 해안에서 시오리 가량 떨어져 있다. 주로 서해안 도서지방에서 관찰되는 녀석이 육지에서, 게다가 봄철이 아닌 늦가을 남하 시기에 나타났으니 극히 이례적인 관찰기록이라 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1988년 5월 19일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1 개체가 처음 확인되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관찰기록이 증가하고 있다. 드물지만 규칙적으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 지역을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보통 5월 초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