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매우 귀여운 강아지들
매우 귀여운 강아지들
2014.01.09십 년 묵은 사진 속에서 강아지들이 튀어나왔다. 진돗개 순종이라고 얻어온 녀석이 장성해서 꽤 오래 살면서 강아지를 몇 배를 낳았다. 얼마나 새끼를 잘 기르던지 한 번에 7~8마리를 보통으로 낳고 한 마리도 실패하지 않고 키워냈다. 이것들이 몇 배 째 새끼들인지는 잘 모르겠다. 벌써 10년이 지났으니 이것들이 세상에 살아남아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저 사진 속에 남아 옛 생각이 나게 한다. 귀여운 놈들..
안녕 2013! 송년특집 가창오리 군무.
안녕 2013! 송년특집 가창오리 군무.
2014.01.02해늦은 콩타작을 하고 있었다. 문득 서쪽 하늘을 보니 붉게 물들었다. 아 그래 해넘어갈 시간이구나. 어차피 오늘 다 못할 것 해나 보러 가자. 콩타작을 1박2년을 하게 됐다. ㅎㅎ 2013년의 마지막 해를 보러 간다. 쟁기촌 앞 저수지 가상이 해넘어가는 것 보기에는 가장 좋다. 시간 참 잘 맞춰 왔다. 해는 서산에 기울대로 기울어 있고 일군의 가창오리떼들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엄청난 숫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월동중인 가창오리떼의 1/3 정도는 되지 않겠나 싶다. 한해를 마감하는 날 가창오리 군무를 보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뚝방에 한무리, 여기 쟁기촌 앞에 한무리, 보이진 않지만 아마도 코도백이에도 있을 것이다. 단지 직감이지만 오늘은 이 자리에 선 사람들이 계타는 날이지 싶..
잠시 후면 갑오년 새해가 밝아오겠다. 나는 지금 해마중 간다.
잠시 후면 갑오년 새해가 밝아오겠다. 나는 지금 해마중 간다.
2014.01.01화면 하단에 박혀 있는 2014-01-01이라는 날짜 표시가 낯설다. 아직은 새벽, 잠시 후면 새해가 밝아오겠다.먹이터에서 돌아오는 가창오리떼의 쐐액~ 하는 웅장한 비행소리가 새벽바람을 일으켜 지붕을 스친다. 다시 갑오년, 갑오년 2갑자에 새로 뜨는 해마중을 어디서 할 것인가? 선운산 천마봉으로 가기로 작정했다. 말의 해이니만치 천마봉에서 해마중을 하는 것이 좋겠다 싶다. 천마봉에서 보는 해는 방장산 너머에서 떠오를 것이다. 해마중 하고 나면 도솔암 미륵불에다 대고 소원을 말해야겠다. 올해는 민중세상, 해방세상 쓰겄게 한번 열어보자고..해마중 가기 전에 어제 본 지난해 마지막날 묵은해를 돌아본다. 우리집 마루에서 본 2013년 마지막 일출. 내장산 망해봉 너머에서 올라오고 있다. 동네 앞 동림저수지에서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사람사는 풍경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사람사는 풍경
2013.12.20WTO 각료회의 덕분으로 다녀온 팔자에 없던 발리, 난생 처음 가보는 열대지방, 가장 멀리 가보는 남의 나라다. 직항 비행기로 7시간이나 걸리는 꽤 먼 곳이었다. 발리는 적도 살짝 아래에 위치한 몹시 더운 동네, 호주하고 가깝다. 적도 아래 남반구에 위치하여 계절상으로 여름인지라 본래 더운 날씨 중에서도 더운 때라 했다. 땀이 줄줄 흐르긴 하지만 습도가 크게 높지 않아 찜통 속에 들어앉아 있는 듯한 우리나라 한여름 무더위에 비교하면 오히려 견딜만 했다. 기후나 풍토나 사람이나 모든 것이 몹시 낯설것 같았으나 의외로 편안하고 낯설지 않았다. 사람들은 느릿하고 여유로웠다. 말은 통하지 않았으나 손짓 발짓에 영어 단어 댓가지 정도면 그다지 불편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하루 지나고 나자 이웃동네에 마실나온 듯..
임실 강진장터 행운집
임실 강진장터 행운집
2013.11.26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옛날 방식 그대로 국수를 만든다 했다. 옛 방식으로 국수를 만드는데서 핵심은 '자연건조', 그 과정에 들이는 품이 보통이 아니라 했다. 그 고된 일을 50여 년, 내외간이 합쳐서 백 년을 국수를 뽑아왔다는 임실 백양 국수를 소개하는 글을 보았다. 글의 주제는 '둘이 있는 풍경', 그 세월을 함께 해온 부부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끈 것은 백양 국수만을 고집하여 국수를 끓여낸다는 국숫집. 그 집으로 하여 입소문을 타고 백양 국수가 유명해졌다는데 나는 거꾸로 백양 국수를 통해 국숫집을 알게 되었다. 임실 강진 장터 행운집이 그 집이다. 28년쯤 전에 내가 받았던 전주 병무청에서 신검을 받은 아들놈을 데리고 강진으로 달렸다. 강진은 섬진강 옥정호 아래 순창과 정읍, 임실 접..
예술가 국수
예술가 국수
2013.11.19술을 먹지 않은지 한달이 되었다. 집에 간 지는 또 언제인가? 가물가물하다. 한 보름은 된 모양이다. 지난번 집에 갔을 때 들렀던 홍규형 작업실, 술을 먹지 않는 관계로 자꾸 대화가 단절되고 맨숭맨숭하였다. 갑자기 홍규형이 국수를 말아주겠다고 팔을 걷어붙인다. 홍규형 음식 솜씨는 그가 지닌 예술성 못지 않게 토속적이면서 깊이가 있다. 홍규형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열심히 추임새를 넣어줘야 한다. "흐미 냄시 존거~" "아~따 맛나겄네이!" 작업실 앞에 작은 밭고랑을 일구어놓은 홍규형이 이런저런 푸성귀를 따고 뜯어다 상을 차렸다. 나도 내년에는 꼭 텃밭농사 성공해야지 다짐해본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는 단 한번도 텃밭농사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파지, 무수지 다 직접 담갔다 한다. 김치 담그기가 몹시 재..
무교동 곰국시
무교동 곰국시
2013.11.18전국 농민대회 성사를 위한 서울시청 천막농성장, 사람 왕래가 많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1인 시위를 한다. 바람이 몹시 불고 날이 차다. 몸을 잔뜩 옹송거리고 지나가는 서울시민들의 발걸음이 허둥댄다. 며칠 전 햇볕 좋은 날은 말도 걸고, 응원도 보내주고 하더니 오늘은 다들 제 갈길 가기 바쁘다. 그래도 따뜻한 눈길로 피켓에 적힌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는 사람들을 보며 자리를 지킨다. 대략 40여 분간의 1인 시위를 마치고 찬바람에 얼어버린 속을 덥힐 요량으로 곰국시 집으로 간다. 곰국시는 술 많이 먹은 다음날 속풀이로도 제격일 터이다. 가격이 몹시 비싼 것과 칼국수 가닥 같은 밍밍한 굵은 면발이 다소 아쉬운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일까? 국물맛이 듬직하고 시원하다. 양 ..
무교동 북엇국집의 그야말로 북엇국
무교동 북엇국집의 그야말로 북엇국
2013.11.15시청 마당에 집이 한채 생겼다. 5만 정도는 너끈히 수용할 수 있는 마당이 몹시 넓은 집.. 11월 22일 전국 농민대회를 본때 있게 성사시키기 위해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서울시청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하였다. 쌀 목표 가격 23만 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쟁취를 위하여! 쌀시장 완전개방 반대와 한중 FTA 저지를 위하여! 후보 시절의 농업 공약을 완전히 파기하여 새빨간 거짓말로 만들어버린 박근혜 독재정권에 맞선 농민들의 힘찬 진군이 시작되었다. 전국 시군 지역 곳곳에서 농민들이 벼를 야적하고 천막을 치고 있다. 서울시청 천막은 오늘로 사흘째, 밤공기는 싸늘하지만 천막은 열기가 훈훈하다. 농성장에서 멀지 않은 곳, 무교동 북엇국 집엘 갔다. 단 하나의 식단, 별도의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은 그야..
목포 덕인집 흑산홍어.
목포 덕인집 흑산홍어.
2013.11.02제주에서 오후에 뜨는 배를 타고 목포에 내리면 9시 한 반쯤 되고 11시발 새마을호를 타기에는 뭘 하기에도 어정쩡하게 시간이 남는다. 목포항에서 역 쪽으로 타박타박 걷다 보면 역 바로 못미쳐 흑산홍어를 파는 덕인집이라는 주점이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배를 타기 직전까지 술을 마셨고 배 안에서도 줄곧 술을 마시면서 왔다. 그렇게 배에서 내려 역으로 가다 취중에 들어가 홍어에 막걸리에 기차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마시다가 뛰다시피 하여 간신히 기차에 올라탔었다. 홍규 형이랑 그랬다. 그때 남은 것이라곤 "아따 되게 비싸네" 하는 가격에 대한 부담스런 기억 뿐이었다. 그 후로 또 언젠가 같은 이유로 홀로 그 길을 걷다가 어두운 밤길에 홀로 불을 밝히고 있는 그 집을 발견하였다. 아! 저 집이구나 하는 기억..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과 선각산의 가을풍경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과 선각산의 가을풍경
2013.10.27데미샘 가는 길 데미샘 천상데미로 오르는 길 금남호남정맥 능선길 오계치 전망대에서.. 서구리재서구이치)에서.. 장수읍 순대국밥(선순대집) 산 이야기 : 데미샘과 천상데미, 선각산의 가을이 깊어간다.
수유리 우동집
수유리 우동집
2013.10.24늦은 밤, 아니다 새벽, 그것도 3시경 수유리에 가게 되었다. 살다보니 이런 시각에 수유리에 갈 일도 생기는구나 싶었다. 목적지가 가까와오고 느닷없기는 하나 이유있는 공복감이 밀려올 찰라 맛난 우동집 있다는 말에 귀가 활짝 열린다. '수유리 우동집', 이름 참 간명하고 좋다.여기 맛난집 맞냐 물으니 30년 넘드락 뭐하느라 이제 오느냐고 반문하신다. 우동, 잔치국수 등 밀가루것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김밥이 있다. 우동집이니 우동을 먹기로 하고 우선 김밥 하나 먹는다. 진짜 '참'기름을 바른 듯..김밥 참 고소하니 맛나다. 이내 우동이 나오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발을 집어드는 순간 전해오는 면발의 감촉.. "뭐가 다르다"입에 넣어보니 부드러우면서 짤깃한 면발이 그지없이 좋다. 주문을 받은 후에 직접..
을지로 산골면옥 춘천막국수
을지로 산골면옥 춘천막국수
2013.10.20월방학을 서울 부근에서 보내고 집에 내려가는 큰딸을 만났다. 어느 결에 훌쩍 커버린 녀석, 큰놈과 달리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이 전격적이거나 순탄하지 못하고 고민이 많다.하고 싶은 일들은 너무너무 많은데 뭐 이런거.. ㅎㅎ이미 점심시간은 지난 상황, 안국역에서 만나 냉면을 먹기로 하고 탑골공원 뒷편 유진식당을 찾았으나 줄이 늘어서 있다.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인지라 포기하고 을지면옥으로..딸래미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걸으니 지루함이 없다. 그러나 굳게 닫힌 문, 일요일엔 영업을 안하나 보다. 멀지 않을 것 같은 우래옥으로 갈까 하다 을지로 4가 길모탱이 막국수집이 생각나 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집은 몇년 전 KTX에 비치된 잡지에 나온 소개글을 보고 가본 일이 있다. 그리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