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흰눈썹긴발톱할미새
흰눈썹긴발톱할미새
2009.09.16흰눈썹에 긴 발톱, 생김새 그대로 이름이 되었다. 긴발톱할미새의 아종으로 분류한다. 그냥 긴발톱할미새는 눈썹선이 노랗다. 바닷가에서 주로 보인다. 할미샛과의 새. 몸은 긴발톱할미새와 비슷하나 눈썹 무늬가 순백색인 것과 귀의 깃이 조금 흰 것이 다르다. 한국, 사할린, 일본 등지에서 번식하고 말레이시아, 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똥 먹는 어미 뱁새.
똥 먹는 어미 뱁새.
2009.08.208월 17일 아침. 밤새 이런 자세로 잤을까? 어미 머리가 이슬에 젖었다. 날이 밝자마자 사냥에 나서고.. 밤사이 새끼들은 더 큰 듯 하다. 새끼 배설물을 받아 삼키는 어미. 보통은 이렇게 먹어버린다. "뭘 보요. 새끼 똥 먹는것 첨 보요?" 19일. 새끼 크는 것이 눈에 보인다. 터럭도 나고.. 눈도 똥그래지고.. 제법 새같다. 쓰러진 풀줄기에 위태롭게 매달린 둥지가 좁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언가 골똘히 사색에 젖은 듯한 녀석이 똘똘해 보인다. 한 녀석은 정신없이 잠만 자고.. 2009/08/18 - [새 이야기] - 뱁새 2009/08/18 - [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 뱁새의 위대한 모성. 의 위대한 모성. 2009/08/14 - [새 이야기] - 뱁새는 억울하다.
뱁새의 위대한 모성.
뱁새의 위대한 모성.
2009.08.188월 14일. 덥다. 어미가 둥지를 가리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미도 덥다. 연신 입을 벌리고 헐떡거리고 있다. 새끼들은 그늘 아래 쌔근쌔근 자고 있다. 위대한 모성이다. 8월 16일. 알에서 나온지 나흘이 되었다. 무지하게 더운 날이다. 어미는 더 이상 그늘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노출된 둥지 속에서 새끼들이 몸부림치고 있다. 혀까지 빼물고..ㅎ 어미가 나타났다. 연해보이는 연두색 애벌레만 골라 잡아왔다. 꽤 맛있어보인다. 언제 더웠냐는 듯 일제히 입을 벌린다. 그사이 꽤 컸다. 둥지가 그득하다. 어미는 잡아온 먹이를 골고루 나누어 먹인다. 금방 받아 퍼먹고 또 아우성이다. 이 식성을 어이 감당할꼬. 앗! 그런데.. 새끼들 눈이 벌어지고 있다. 자세히 보시라. 막에 덮혀 ..
뱁새는 억울하다.
뱁새는 억울하다.
2009.08.14황새 쫓아가다 가지쟁이 찢어졌다는 뱁새. 제대로 된 이름은 '붉은머리오목눈이'이다. 하필 크고 귀하신 황새하고 비교되는 통에 '뱁새'는 억울하다. 단지 작다는 이유로 황새하고 비교가 되었을텐데, 그래서 작은 것도 서럽다 할만한데 '허영심 많고 분수를 모르는..' 이라는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있으니.. 내가 아는 뱁새는 절대 그런 새가 아니다. 뱁새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또 하나, 가늘게 째진 눈을 일컫는 '뱁새눈', 그러나 뱁새의 눈은 가늘게 째지지 않았다. 들여다보면 측은지심이 절로 드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동그랗고 순진한 눈을 가지고 있다. 뱁새눈에 대한 오해를 버리자. 우리집 텃밭을 감싸고 있는 탱자 울타리를 다듬고 탱자울타리 밑 풀을 베어내다 뱁새 둥지를 발견하였다. 하마터면 무자비한..
새끼 제비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새끼 제비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2009.08.08빨리도 컸다. 불과 며칠 사이에 제법 어른 티가 난다. 곧 둥지를 떠나겠다 했더니 평택에 다녀온 사이에 집이 텅 비었다. 밤에만 들어와 자고 나간다 한다. 네 마리가 모다 잘 컸다. 맨 왼쪽의 무녀리로 보이는 녀석은 아직도 어리숙하다. 이 녀석은 둥지를 떠나자마자 고양이에게 희생되었다. 엄마를 기다리던 녀석들이 일제히 입을 벌렸다. "엄마 나여 나" 누가 받아먹었을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녀석일 것이다. 한 배 형제간에도 몸집 차이가 꽤 난다. 어미는 바쁘다. 이소 하는 날까지 쉬지 않고 먹이를 물어날랐을 것이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이놈 저놈 골고루 먹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집 차이는 있지만 네마리 다 잘 큰 걸 보면 알 수 있다. 평택에 가 있던 6일저녁 막내딸한테서 문자가 날아왔다. 곧이..
제비
제비
2009.07.29우리집에는 집을 3채나 가진 제비가 산다. 우리집 제비한테는 여기가 강남인지도 모르겠다. 봄부터 이 집 저 집 둘러보다가, 새로 지을려고 하다가 결국 마루 안쪽에 있는 제비집을 수리하더니 늦은 새끼를 깠다. 예년같으면 이미 한배쯤 키워 내보낼 때가 된 듯 한데 많이 늦었다. 요즘 제비 내오간 요놈들 먹여 살리느라 날개에 불이 날 지경이다. 새끼는 새끼대로 먹이 경쟁에 조뎅이에 불이 난다. 낯바닥에 조뎅이 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녀석들 어미 오는 기척은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자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조뎅이를 있는대로 벌리고 나부터 달라고 재재거린다. 새끼 키우는 제비를 볼 때마다 "니가 무신 영화를 볼라고 그리 지극정성인가 모르겄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앗! 엄마다" "에구 귀여운 내 새..
모양성의 휘파람새
모양성의 휘파람새
2009.07.18모양성은 새사진 찍기에 좋다. 성곽에 서면 성 밖이나 안에 있는 키큰 나무들이 나와 같은 눈높이가 되고 잘 가꾸어진 숲은 시야가 잘 터진다. 우는 소리는 우렁차지만 늘 숲 속에 숨어서 움직이는 탓에 몸을 드러낸 모습을 보기 어려운 휘파람새가 "모양성은 내것이다" 하고 지저귀고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지만 기분이 상쾌해진다. 한참을 더듬어서야 대추나무 꼭대기에 앉은 휘파람새를 찾아내었다. 이렇게 보기는 처음이다. 늘 그렇듯이 한번 보고 나니 잘 보인다. 가장 많이 앉아 있는 맡아놓은 자리인 모양이다. 여기에 앉아있을 때 청아한 소리로 가장 아름답게 운다. 짝을 부르는 소리라 한다. 이렇게 울 때는 꼬리를 펴며 몸을 부르르 떤다. 이녀석 아직 짝이 안보인다. 좋은 배필 만나길.. 옆의 배롱나무로 자리를 옮겼..
고창읍성의 새 - 청딱따구리 삼남매(?)
고창읍성의 새 - 청딱따구리 삼남매(?)
2009.07.16고창 사람들은 고창읍성보다는 '모양성'이라 즐겨 부른다. 고창의 옛 이름 '모양부리현'에서 유래한다. 성곽과 성루가 잘 보존되어 있어 성곽밟고 돌기가 좋다. 한바퀴 도는데 30분가량 걸린다. 세바퀴를 연달아 돌면 극락왕생한다고 한다. 성내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참나무숲, 왕대밭 등이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 아래 산보하기 좋아 읍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곳곳에 재건된 관아, 객사 등 건물에 앉아 쉬기에도 좋다. 이렇듯 숲이 좋아 여기에 깃들어 사는 새들도 많을 듯 하여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보았다. 귀로 구분 가능한 꾀꼬리, 파랑새, 휘파람새, 딱따구리 등의 새소리가 들린다. 성곽을 밟고 100여미터를 오르니 딱따구리들이 요란스레 날아다니다가 작달막한 소나무에 달라붙었다. 한배 새끼들일까? 한마리..
해오라기와 쇠백로의 물고기 사냥
해오라기와 쇠백로의 물고기 사냥
2009.07.15농민회 사무실 가는 길목, 장맛비가 내린 고창천에 물이 넘쳐흐른다. 해오라기와 쇠백로가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사냥하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쇠백로가 물 속의 물고기 동향을 파악하고 부리를 던져 잡아올리는 반면 해오라기는 물 밖으로 튀어오르는 물고기를 받아먹으려 애쓰고 있다. 이 사냥법이 성공하려면 얼마나 순발력이 좋아야 할까? 쉽지 않아보인다. 쇠백로가 사냥에 성공하였다 한결 쉬워보인다. 그러나 쇠백로의 사냥솜씨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쇠백로가 해오라기 근처로 이동하였다. 약이 올랐을까 해오라기가 태클을 건다. 교련복 무늬의 대물, 까마치가 나타났다. 그저 바라만 볼 뿐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내겐 너무 큰 당신이다. 전화가 울린다. 어째 안오냐고.. 아뿔싸 약속시간 늦어간다. 물새들 사냥놀음에..
이 한몸 총알이 되어..
이 한몸 총알이 되어..
2009.07.13날마다 장맛비가 내린다. 놀기 좋다. 검게 그을렀던 얼굴과 팔뚝이 뽀얀 본래의 색으로 돌아가고 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우중충한 날씨에 저수지 뚝 밑 수로에 갔더니 물총새들이 즐비하게 앉아 물에다 총질을 해대고 있다. 대개 이런 자세로 앉아 물 속의 물고기 동향을 예의 주시하다가 불시에 총질을 한다. '어' 하면 상황 끝이다. 혹은 이렇게 앉거나.. 이 한몸 총알이 되어 물에 꽂힌다. 물총새는 몸이 곧 총알이다. 그런데 그 총알이 부메랑이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드디어 총질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촛점은 제대로 맞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물총새 총질 장면을 사진기에 담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눈으로만 가끔 봐왔을 뿐이다. 한번 더.. 이번에는 한박자 느리게 찍혔다. 누가 더 진지하게 ..
나도 날 수 있다고..
나도 날 수 있다고..
2009.07.05논병아리가 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나는것보다는 잠수가 전문이다. 주로 밤에 장소를 옮긴다 하니 밤에만 날아다니는 모양이다. 연잎 사이을 유유히 헤엄치며 짧은 잠수 실력으로 어미를 따라다니던 새끼 논병아리. 느닷없이 연잎 위로 뛰어오르더니 앙상한 날개를 퍼덕이며 힘차게 날개짓을 한다. "자 보라구! 이것이 나으 날개다" "자! 폈다. 이제 날거다" "이얍!" "봤지! 왼발 떴다"
연방죽에 쇠물닭이 산다.
연방죽에 쇠물닭이 산다.
2009.07.03연방죽에 꽃이 피고 있다. 길을 가다 연꽃이 핀 방죽이 있거든 잘 들여다보시라. 십중팔구 쇠물닭이 있다. 운이 좋으면 새끼들도 볼 수 있다. 쇠물닭이 연잎 위를 걸어다니고 있다. 물갈퀴가 없는 커다란 발이 연잎을 밟고 걸어다니기 좋게 생겼다. 그래서인지 헤엄치는 속도는 되게 느리다. 방죽 가에 나와 있던 녀석 나를 보고는 열심히 방죽 안으로 도망치는데 마음만 급하지 속도가 나지 않는다. 쇠물닭은 잠수도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한번도 보지 못했다. 늘 재빠르고 잠수 잘하는 논병아리와는 대조적이다. 야들은 아직 번식 전인 모양이다. 서로 떨어져 있다가도 이따금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근처에 있는 다른 방죽, 여기는 연꽃이 피어 있고 쇠물닭도 이미 새끼를 거느리고 있다. 사람이 나타나자 어미는 어디론..